꺽꽂이로 뿌리가 난 파키라 줄기, 화분에 옮겨 심다

물꽂이로 겨우 뿌리를 낸 파키라 줄기

흙관리 잘못으로 밑둥이 썩어버린 거대 파키라 나무, 작은 가지라도 살려볼 요량으로 몇 개를 잘라 물에 담가 두었습니다.

 

파키라 가지의 대부분은 말라죽고 말았지만 딱 하나의 파키라 가지에서 뿌리가 나고 새 잎이 돋아나고 있다는 포스팅을 한지 열흘 쯤 되었는데, 그 사이 새로 올라온 파키라 잎과 뿌리는 꾸준히 자라고 있었습니다.

 

왼쪽의 작은 파키라 잎이 가지를 물에 담가둔 상태에서 자라난 것입니다.

 

5월 26일, 불과 열흘 전에는 요렇게 자그마한 싹으로 올라오고 있던 잎이 열흘사이에 제법 모양을 갖추게 되었네요.

열흘 전, 돋아난 꼬꼬마 잎

 

파키라의 뿌리도 꽤 길어졌습니다.

메인(?) 뿌리는 담아두었던 물병의 벽이 좁다는 듯 벽에 바싹 붙을 정도로 자랐고 잔뿌리도 꽤 많이 생겼습니다.

 

역시 열흘 전, 뿌리 한 줄기만 덜렁 자라고 있던 것과 비교하면 일취월장한 셈입니다.

열흘 전, 큰 뿌리만 보이던 파키라 줄기

 

지금까지는 물에 담가둔 것만으로도 잎과 뿌리가 잘 자라주었지만 병이 좁을 정도로 뿌리가 자란데다 잎이 자랄 수록 맹물에만 담가두기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흙에다 옮겨 심기로 했습니다.

 

지난번 킹벤자민 분갈이때 집에 있던 흙을 다 써버린 상태라 인터넷으로 새 흙을 한봉지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챙겨두었던 화분과 킹벤자민 분갈이때 쓰고 남은 바크(나무조각)을 꺼내왔습니다.

 

집에 있는 빈 화분 중 제일 큰, 28cm짜리 화분을 쓰기로 했습니다.

쬐그만 파키라 줄기를 심기에는 꽤 크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두해살이 식물이 아니고 튼튼한 나무로 키워볼 심산이라 파키라에 비해 큰 화분을 아낌없이 투척합니다.

 

화분의 바닥의 물구멍을 막기 위해 바크를 1/3정도 깔았습니다.

 

준비한 흙을 화분에 채우고 파키라 뿌리를 조심조심 대서 높이를 가늠해봅니다.

 

적당한 높이다 싶어 파키라 뿌리를 중심으로 흙을 살살 뿌려주었습니다.

혹시라도 뿌리가 상할까 싶어 꽤나 조심스럽게 흙을 덮었네요.

 

이렇게 파키라 가지를 화분에 옮겨 심는 작업이 끝났습니다.

 

분무기로 흙과 파키라 줄기에 물을 흠뻑 뿌려주었습니다.

작업을 지켜보던 마눌님께서 '얘는 언제 커서 거대 파키라처럼 될까?' 하며 살짝 웃는군요.

 

글쎄요, 저도 궁금합니다. 이 작은 녀석이 흙에 잘 적응하여 2m에 육박하던 거대 파키라 처럼 튼튼하게 자랄 수 있을까요?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이제는 지켜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심어놓은 파키라의 이곳 저곳을 사진으로 남기다 문득 작은 줄기 옆에서 또 다른 무언가가 올라오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모양을 보아하니 꼬물꼬물 작은 파키라 잎이 또 올라오는 듯 싶네요.

파키라 덕에 꺽꽂이를 할 때는 줄기의 교차점 아래, 교차점을 남기고 잘라야 한다는, 아주 귀한 지식을 습득했습니다.

꼬물꼬물 올라오는 새로운 파키라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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