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켠 플스3의 PSN 계정 차단 메시지. 개인 정보 해외 이전 동의와 불쾌함

큼직한 장식품, 플스3

2018년 말에 재활용품 분리수거장에서 주워 온 플레이스테이션3는 고장난 곳 없이 멀쩡하게 작동하는 기계였고, 조이패드도 하나 구입한데다, 지인으로 부터 플스3용 게임CD까지 몇 장 받았으니 심심할 때 한 번씩 게임을 즐기기 좋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콘솔/PC를 막론하고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려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제가 그 정도의 여유와 열정은 없다 보니 플스3의 전원은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 쯤 켜보는 듯 싶습니다.


처음에 플스3를 주워올 당시에는 게임기 용도보다는 블루레이 플레이어로 쓸만하겠다 싶었는데, 요즘은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통해 컨텐츠 감상을 하다보니 미디어 플레이어로서의 역할도 딱히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쯤되면 플스3를 치워도 되겠지만, 큼직한 덩치가 홈시어터 앰프와 적당히 어울리는 느낌이라 가끔 쌓인 먼지만 털어주곤 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3

그렇게 플스3는 인테리어 용품이 되었는데,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플스3의 펌웨어 업데이트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오랫만에 전원을 켰습니다.


이미 기기에 대한 지원은 끊겼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새로운 펌웨어 발표가 나름 신선했고, 전원을 켜자마자 와이파이를 통해 펌웨어 파일의 다운로드와 업그레이드가 진행되었습니다.

Life is Strange ps3

펌웨어 업데이트가 완료된 뒤, 이런저런 항목들을 살펴봐도 딱히 별다른 차이는 느낄 수 없었고 저장된 세이브 파일에 찍혀 있는 2018년 11월~12월이 마지막 사용 일자라는 것만 다시 확인했습니다.

소니 계정 차단(BAN) 메시지, 8002A231

그렇게 오랫만에 전원을 켜고 펌웨어 업데이트를 완료한 플스3를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오른쪽 상단에 '이 계정을 이용한 Sony Entertainment Network 접속은 급지 또는 일시되어 있습니다.(8002A231)'이라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플스3 8002A231

게임을 잘 하지는 않지만, 이 메시지가 제 PSN 계정이 밴(차단)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메시지라는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오른쪽 상단에 계정 차단 메시지가 뜬 뒤로, 다시 플스3의 이런저런 메뉴들을 들어가보니, 로그인이 필요한 항목들마다 '이 계정을 이용한 Sony Entertainment Network 접속은 금지 또는 일시 정지되어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만 떴습니다.

이 계정을 이용한 Sony Entertainment Network 접속은 금지 또는 일시 정지되어 있습니다

8002A231이라는 코드가 뭔가 알려줄 것 같아 검색해보니 계정이 중단되었음(Your Sony Entertainment Network account has been suspended)을 알리는 포괄적인 차단 코드라고만 뜹니다.


플스3를 주워왔던 2018년11월에 PSN 계정을 처음 만들고 이 계정으로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의 체험판(무료) 게임들을 몇 개 다운로드한 뒤로는 사용하지 않았는데 왜 이런 메시지가 뜨는 것일까? 싶더군요.


이게 말로만 듣던 게임 계정 해킹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저는 PSN에서 유료 컨텐츠를 구매하지도 않았고, 탐낼만한 게임 아이템도 없고, 무엇보다 저는 사이트마다 다른 비밀번호를 사용하니 계정이 해킹을 당했을 가능성은 낮았습니다.

개인 정보 해외 이전 동의와 계정 차단

플스3 본체에서는 계정이 차단되었다는 메시지만 보일 뿐, 무슨 문제인지 상세한 내용은 확인할 수 없기에 컴퓨터에서 플레이스테이션 고객지원 사이트에 접속해 봤습니다.


고객지원 사이트 상단에 큼직하게 떠 있는 공지 사항을 보니 계정 차단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PSN 서비스 이전 및 개인정보 국외 이전에 대한 동의 여부를 제출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라는데, 저는 거의 1년만에 플스3를 켰고 이런 동의 여부를 제출한 적이 없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고객지원 사이트


약관 변경에 따른 동의 여부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용약관 위반으로 인해...'라는 메시지를 띄우는게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동의페이지 바로 가기] 항목을 클릭했습니다.

PSN 서비스 이전 완료 안내

그러자 PSN 서비스 권한이 한국의 자회사에서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 모회사로 이전 완료되었고, 개인정보 해외 이전 동의를 하지 않은 사용자들은 관련 서비스 이용이 불가할 수 있다는 좀 더 상세한 메시지가 떴습니다.


일단 제가 뭔가 나쁜(?) 짓을 하여 계정차단을 당한게 아니란 사실을 여기까지 와서 확인했고, 페이지 아래에 개인정보 제공 및 국외이전 동의 항목들이 표시됩니다.

PSN 개인정보 제공 및 국외이전 동의


아래로 더 스크롤해 내려보니, 동의 체크 항목과 온라인ID, 로그인 ID, 휴대폰 번호 등의 정보 입력란이 나오고, PSN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려면 모든 정보를 입력하고 [확인]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PSN 개인정보 제공 및 국외이전 동의


다만 저는 PSN 온라인 ID와 로그인 ID가 별도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던터라, 두 ID 확인을 위해 PSN 가입시 입력했던 메일로 접속해 플레이스테이션에서 도착한 메일들을 검색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2018년 11월에,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한 체험판 게임 영수증 메일이 남아 있었고, 여기서 온라인 ID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구매내역

뭐 재미있는 것은, 2018년 말에 제가 다운로드했던 몇 가지 체험판 구매 영수증은 메일로 도착해 있었지만, 이후 약관 변경 및 동의 안내 메일 같은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약관 동의 후, 정상 접속까지 3일

약관 동의 후 계정 활성화까지 영업일 기준 3일, 최대 7일까지 걸린다는 안내가 있었지만, 요즘 같은 온라인 시대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 지레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났는데, 6월4일 목요일 오전에 약관에 동의한 뒤 실제 접속이 가능하게 된 것은 6월8일 월요일 늦은 밤, 공지 사항 대로 토/일요일 제외 3 영업일을 꽉 채운 뒤 드디어 '로그인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PS3 로그인했습니다

한국이라면 이런 약관 동의 처리는 실시간으로 이루어 졌을테고, 굳이 한국이 아니더라도 최근 해외 어느 사이트에서도 느끼지 못한 처리 속도였는데, 요즘 코로나19와 관련해 일본의 아나로그식 일처리에 대한 뉴스들을 심심찮게 보고 있는터라 크게 신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동의한 약관에 대한 처리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플레이스테이션 사이트에 로그인해 보면 빨간 경고 메시지가 떴고, 이메일 주소로 상세한 내용이 전송된다고 적혀 있었지만, 몇 번을 로그인해봐도 상세한 내용을 담은 안내 메일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사이트 이용약관 위반 접속 정지 안내

사실 저는 약관 동의까지 걸리는 시간이 불편하다기 보다, 약관 개정 및 동의에 대한 안내 메일도 없이 '이용약관 위반으로 인해 정지'라는 경고문만 달랑 띄우고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이 꽤 불쾌했습니다.


플스3 콘솔 화면에서는 시시콜콜한 안내를 띄우기 어렵다 이해 한다지만, PC용 웹사이트에서도 이용약관을 위반했다는 빨간 경고 메시지 띄우니 불친절을 넘어 도발적인 느낌입니다.


그나마 저는 플스 게임에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니 유료 컨텐츠를 구매할 일도 없고 2018년 말에 구매한 소니 a7m3 카메라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일본산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생각도 없으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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