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PS3, 40GB 하드디스크의 압박
얼마 전 재활용품 분리수거장에서 주워 온 플스3 본체는, 예상과 달리 블루레이 픽업도 멀쩡했고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하는 녀석이었습니다.
블루레이 드라이브에 게임 타이틀도 하나 들어있었기에 겸사겸사 안드로이드/PC에서도 함께 쓸 수 있는 패드를 하나 구입했고, 지인으로부터 플스3 게임 타이틀을 몇 개 얻어와 잠시 게임들을 깔짝(?)거리며 실행해 보기도 했습니다.
다만 콘솔용 게임들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격투 게임을 난이도 하로 설정하고 몇 번 해 본 뒤 곧 흥미를 잃어버렸는데, 그나마 음악 CD나 영화 DVD/블루레이 등을 재생할 수 있으니 블루레이 플레이어로 쓰기 적당하다 싶습니다.
게다가 집안 공유기에 물려 놓은 NAS를 인식해 꽤 쓸만한 네트워크 플레이어 역할을 하는데다, 플스3의 내장 하드디스크에 음악과 영상 파일들을 저장할 수 있으니, 주크박스 처럼 쓰면 제격이다 싶습니다.
다만 제가 주워 온 플스3의 내장 하드디스크 용량은 40GB에 불과합니다.
40GB 하드디스크 용량 중 37GB를 사용할 수 있는데, 게임 타이틀 3~4개 설치하고 MP3 파일 약간을 복사했더니 8GB 정도 밖에 남지 않았네요.
마침 저는 예전 노트북에서 떼어낸 2.5인치, SATA 방식의 320GB 하드디스크를 책상 속에 모셔두었고, 이 하드디스크로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플스3는 하드디스크를 무척 쉽게 교체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다만 기존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를 백업하고 새 하드디스크로 복원하는데 시간이 꽤 많이 걸린다는게 문제였는데, 제 플스3에 저장된 데이터들은 모두 날려도 상관없는 것들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하드디스크 교환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PS3의 데이터 백업
플스3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기 전, 저장되어 있던 데이터 백업을 진행해봤습니다.
플스3의 하드디스크에는 게임 설치 파일, 게임 진행 상황 등이 저장되어 있고, 이외에 사용자가 복사한 음악/ 영상 파일들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저야 딱히 게임 진행 데이터를 저장할 필요도 없었고, 다운로드한 게임 설치 파일들도 없으니 그냥 싹 날려버리고 하드디스크를 교체해도 무방하지만, 느리기로 소문난 백업/복원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 백업을 진행해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플스3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를 백업할 USB 메모리, 또는 USB 외장 하드디스크 등의 저장 장치가 필요합니다.
저는 32GB USB 메모리가 있던터라 플스3의 USB 단자에 꽂아두었습니다.
단 플스3의 외부 저장 장치는 FAT32 방식으로 포맷된 상태라야 합니다.
제 USB 메모리는 다행히 FAT32 방식으로 포맷된 상태라 플스3가 바로 인식했는데, 만일 FAT32가 아니라면 컴퓨터에서 FAT32 방식으로 포맷해야 합니다.
플스3의 데이터를 백업하려면 [설정]-[시스템 설정] 메뉴로 들어와 [백업 유틸리티] 항목을 실행합니다.
본체 스토리지 내의 데이터를 백업/복원 한다는 안내가 뜨고, [백업]을 선택합니다.
곧이어 이 백업 메뉴에서는 PS3 트로피를 백업할 수 없다는 안내 메시지가 떴는데, PSN 계정이 있다면 안내에 따라 트로피 정보를 서버에 백업할 수 있습니다.
본체 스토리지 내의 데이터를 다른 기록 미디어에 백업할 것인지 묻는 화면에서 [예]를 선택한 뒤, 표시된 USB 기기를 선택합니다.
만일 이 단계에서 USB 기기가 표시되지 않는다면, 앞서 언급한 대로 FAT32 방식으로 USB 저장장치를 포맷한 뒤 다시 시도합니다.
USB 기기를 선택하고 백업이 시작되면, 화면에 백업 진행률과 남은 시간이 표시됩니다.
제 PS3에 저장된 약 29GB의 데이터를 백업하는데 약 1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300GB 정도의 데이터를 백업하는데 7~8시간, 하드디스크 교체 후 데이터 복원 시간까지 더하면 거의 24시간이 걸린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혹시 데이터 쓰기 속도가 빠른 저장 장치를 이용하면 백업/복원에 걸리는 시간에 차이가 있을까 싶어 USB 메모리를 바꿔 시도해 보기도 했는데, 화면에 표시되는 예상시간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아마도 플스3의 USB포트가 USB 2.0 방식이라 저장장치의 속도에 관계없이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듯 합니다.
(사실 제게 굳이 필요없었던 백업을 실행해 본 이유가, 저장 장치의 속도가 백업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해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이후 1시간씩 걸리는 백업 시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백업을 중단한 뒤, [설정]-[시스템 설정]-[초기화 유틸리티] 메뉴로 들어와 내장 하드디스크를 초기화 시켰습니다.
이후 백업을 다시 실행했고, 단지 6MB 남짓한 백업이 순식간에 완료되었습니다.
PS3의 하드디스크 교체
이제 플스3에 내장된 40GB 하드디스크를 320GB로 교체하는 과정입니다.
플스3의 옆면에는 하드디스크 교환시 열어야할 커버라고, 친절하게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일자 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모서리 홈을 살짝 믈어 들어올리면 플라스틱 커버를 쉽게 열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커버를 열면, 안쪽에 하드디스크 가이드의 고정 나사가 보이고, 가운데 파란색 나사만 풀어줍니다.
파란색 나사를 풀었으면 금속핀을 들어올려 손잡이로 잡고 하드디스크 가이드를 옆으로 잡아당긴 뒤 위로 들어올립니다.
플스3에서 빼낸 금속 가이드는 양쪽에 각 2개의 나사로 하드디스크를 고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가이드 고정 나사를 풀고 하드디스크를 빼낸 뒤, 새 하드디스크를 고정하면 됩니다.
이제 새로 교체한 하드디스크를 끼우면 되는데, 하드디스크의 SATA 인터페이스가 안쪽에 잘 안착되도록 가이드를 아래로 내려 고정한 뒤 본체안쪽으로 살짝 밀어넣어줍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플스3의 모델(연식)에 따라 하드디스크 고정 나사의 위치와 하드디스크 가이드가 꽂힌 방향 등에 차이가 있습니다.
모델 넘버 CECHG05, 일명 참치 모델(잘라놓은 참치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해외에서는 FAT 모델이라고 부름)인 제 플스와 달리, 이후 출시된 슬림 버전은 바닥의 플라스틱 커버를 열고 나사를 푼 뒤 옆면 플라스틱 커버를 열고 가이드를 꺼내는 방식입니다.
여는 방법이 약간 다르지만 기본 원리는 비슷합니다.
PS3의 백업 데이터 복원하기
제 플스3는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고 전원을 켜자 바로 플스 로고와 함께 부팅이 된 후, 본체 스토리지의 초기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떠서 초기화를 진행했고
초기화 이후 다시 부팅하니, 바로 플스3의 사용 준비가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반면 슬림버전들은 하드디스크 교체 후 펌웨어 설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슬림버전과 참치버전 플스3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플스3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뒤 펌웨어 설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뜨면
소니 PS3 System Update 페이지에서 펌웨어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USB 메모리 등에 저장해 두고, 펌웨어 설치 과정을 진행합니다.
참치 버전 플스3의 특성 덕분인지 하드디스크 교체는 무척 간단하게 완료되었습니다.
하드디스크 교체 직후 하드디스크 용량이 35GB 정도 작게 표시되는 것은, PC에서 저장해 두었던 데이터 용량으로 보이는군요.
분명 앞서 하드디스크 초기화 과정에서 데이터가 모두 삭제된다는 경고 메시지가 떴지만, PC에서 저장했던 데이터들은 삭제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USB 메모리에 저장해 두었던 백업 데이터를 복원하는 과정은, [설정]-[시스템 설정]-[백업 유틸리티] 메뉴로 들어와 [복원] 항목을 선택한 뒤
백업 이미지가 저장된 기록 미디어를 선택한 뒤, 날짜로 표시된 백업 데이터를 선택하면
재부팅 후 화면이 검게 표시된 상태로 복원이 진행됩니다.
역시 저는 디스크를 포맷한 뒤 백업을 진행했던 터라, 복원도 금새 완료되었지만 복원 시간은 백업 시간만큼, 혹은 그보다 좀 더 걸린다고 합니다.
이미 플스4가 대세인 상황에서 제조된지 10년도 훌쩍 넘은 플스3에 대한 얘기인데다, 제 플스3는 펌웨어 설치 과정마저 생략되니 이번 포스팅은 정말 심심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대용량(?)의 하드디스크 교체로 넉넉한 공간의 주크박스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꽤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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