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목재로 벽시계 만들기. 버려진 나무로 새로운 나무 시계 만드는 과정

2년전 리폼한 벽시계, 무브먼트 빼고 다 바꾸기

무소음 벽시계의 무브먼트에서 계속 소리가 나서 무브먼트를 바꾸는 김에, 벽시계의 둥근 프레임을 빼고 시계판의 그림까지 바꿔버렸던, 나름 파격적인 리폼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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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집에서 벽에 못을 박아 사용했던 벽 시계는 이사 온 뒤 벽에 못을 치는 대신 제 방의 CD장 위에 올려두고 사용 중이었습니다.

 

무거운 목재(MDF) 재질의 둥근 프레임을 떼어버리니 가뿐해진 무게 덕분에 못을 치지 않고 그냥올려두고 사용해도 별 문제없었지만, 만들다 만듯한 느낌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벽시계 리폼 DIY

 

그림이 붙여진 둥근 시계판을 떼어버리고, 자투리 나무 막대를 이용해 시계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고무나무 각재

 

저 나무 막대들은 이사온 직후 아파트에 버려진 유아용 침대 프레임을 분해한 것으로, 긴 막대들은 선반을 만드는데 전부 사용했고 남은, 그야말로 자투리 재료입니다.

2016/06/12 - 버려진 가구와 각목으로 만든 나무 선반. 베란다 벽면에 놓을 나무 선반 제작 과정

재활용 목재

나무 막대의 길이는 약 25cm, 뭘 만들기에는 애매한 길이라 캠핑에서 땔감으로 사용하려고 보관 중이었는데, 나무 시계용 재료로 다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나무판 만들고 무브먼트 넣을 공간 만들기

처음 구상했던 시계 판의 형태는 나무 막대를 일정 간격으로 벌려 놓고 뒷면에 가로 막대 두개를 붙여 지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나무 시계판

 

나무 막대의 두께가 15mm, 이전 시계판에서 떼어낸 무브먼트를 이용하기에는 너무 두꺼워 무브먼트를 넣을 공간을 1cm 깊이로 파냈습니다.

나무 시계판 무브먼트

 

목재를 일정한 깊이로 파낼만한 공구가 없어서 전동드릴에 20mm 보링비트를 끼워 원형으로 파내기를 반복했습니다.

단단한 고무나무라 전동드릴의 토크를 높인 상태로 천천히 회전시키자 잘 깎여 나가는군요.

보링비트 목재 가공

이 보링비트는 나무 책상 만들 때 8자철물 홈을 파기 위해 구입한 것인데, 가끔이지만 요긴하게 사용하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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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구상했던 나무 막대를 듬성듬성 늘어놓은 형태는, 냄비받침 같은 느낌이라 나무 막대들을 딱 붙여 판자 형태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보링비트 목재 가공

 

나무 막대를 붙이는데는 목공본드를 이용했습니다.

목공본드 나무 접착

 

목공본드를 나무 막대 옆면에 발라 판자 형태로 붙인 뒤 클램프를 이용해 단단히 고정했습니다.

목공본드 F클램프

클램프는 목재에 본드 작업을 할 때 단단하게 고정해 주는 도구인데, 여러 목공 작업을 하다보니 4개 정도는 있어야 작업 속도에 지장을 주지 않겠더군요.

 

반나절 정도 클램프로 고정해두니 목공본드가 단단하게 굳었고, 들쭉날쭉한 모서리를 멀티커터로 다듬었습니다.

멀티커터 전동샌딩기

 

그리고 마감재가 칠해져 있던 고무나무 표면도 멀티커터에 사포를 붙여 깨끗이 갈아냈습니다.

고무나무 판자

 

나무 막대로 판자를 만드는 작업이 완료되고, 목재판 중앙에 시계 무브먼트가 통과할 구멍을 뚫었습니다.

시험삼아 무브먼트를 끼워보니 고정나사가 잘 조여지지 않아 뒷면을 보링비트로 더 갈아냈습니다.

나무 시계판

시계 숫자 가공하기

이제 목재판에 시계 숫자를 가공할 차례입니다.

사실 나무 시계의 완성도가 결정된다고 할만한 중요한 단계입니다.

 

일단 원을 그리고 30도마다 표시를 했습니다.

나무 시계 숫자 가공

실제 숫자 모양대로 나무를 파내는게 좋을지 붓으로 그리는게 좋을지 여러모로 고민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나무 시계들은 복잡한 숫자를 그리거나 파내는 대신 단순히 구멍만 뚫어도 보기 좋더군요.

 

6mm 드릴날을 이용해 3, 6, 9, 12시를 제외한 나머지 자리에 구멍을 뚫었습니다.

나무 시계 숫자 가공

 

3, 6, 9, 12시 지점은 15mm 드릴날을 이용했습니다.

나무 시계 숫자 가공

 

처음에는 나무판의 일부만 파내려고 했는데, 15mm 드릴날은 유난히 중간 드릴 자국이 크게 보이더군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아예 구멍을 뚷었습니다.

나무 시계 숫자 가공

 

시계 숫자판 작업까지 완료한 뒤, 목재판 뒷면에 가로막대 두 개를 붙이고 역시 클램프로 잡아 고정했습니다.

나무 시계 F클램프

나무 시계 색칠하기

이제 나무 시계 제작의 마무리 단계인 색칠하기 입니다.

일단 우드스테인을 이용해 밑색을 입혔는데, 역시 고무나무는 생각처럼 우드스테인이 잘 스며들지 않더군요.

Deft 우드스테인 미디엄오크

 

우드스테인이 마른 뒤 위에 밀크 페인트를 덧칠했습니다.

밀크페인트 나무칠하기

 

남은 부분은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칠했는데, 깔끔한 라인을 만들기 위해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고 작업했습니다.

아크릴물감 나무칠

아크릴 물감은 MDF 박스 리폼할 때 사용하고 남은 것인데, MDF 박스에 칠할 때보다는 색감이 훨씬 깔끔하게 나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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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과 복숭아색으로 칠하고 나니 깔끔한 느낌이긴 한데, 마냥 깔끔하기만 한게 평면을 보는 느낌이 드는군요.

나무의 질감과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 모서리 위주로 사포질을 해 물감을 갈아냈습니다.

나무칠 웨더링 물사포질

오래된 느낌을 주는, 일명 웨더링 작업이라 할 수 있는데 600방~1000방의 고운 사포에 물을 묻혀 갈아냈습니다.

 

밀크 페인트를 칠한 부분 역시 물사포질로 칠을 벗겨내어 낡은 느낌을 주었는데, 앞서 우드스테인으로 밑색을 주었더니 자연스럽게 낡은 느낌이 드는군요.

나무칠 웨더링 물사포질

 

칠을 벗겨내는 웨더링 작업까지 완료한 뒤, 바니시를 칠했습니다.

Deft 바니시

바니시는 목재 표면에 피막을 만드는 마감재로, 칠을 보호하는 역할 뿐 아니라 나무가 습기를 먹고 건조되면서 갈라지거나 변형되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습니다.

 

모든 작업이 끝난 뒤 벽시계 무브먼트를 끼우고

나무시계 DIY

 

무브먼트 고정링을 끼워 주었습니다.

나무시계 DIY

 

그리고 3개의 시계 바늘을 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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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시계 바늘 끼우기

 

자투리 나무로 벽시계 리폼 작업이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나무시계 DIY

 

원래 제 방에 사용하던 시계를 리폼하여 만들었고 역시 제 방에 놓을 예정이었는데, 시계를 본 마눌님께서 마음에 든다면서 거실에 걸려 있던 시계와 바꿔 달아놓았습니다ㅠㅠ

나무시계 DIY

목공 DIY를 하면서 하나씩 둘씩 사놓은 공구들로 그리 어렵지 않게 진행했던 작업으로 실제 작업에 걸린 시간보다는 시계 디자인과 색상 등 구상에 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인터넷에서 나무 시계를 검색해보면 정말 다양한 형태의 참고 자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멋진 나무 시계들을 보고 있자니, 시계를 몇 개 더 만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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