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하는 방법. 아이디어와 감각이 중요한 벽시계 리폼

다시 포스팅하는,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방법

제 방에 걸어 놓은 벽시계의 시간이 어느 순간부터 느려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의례 벽시계의 건전지가 다 되었으려니 생각하고 건전지를 새 것으로 바꿔주었는데, 다음 날 보니 아예 벽시계가 멈춰있더군요.

 

4~5년 쯤 전 인터넷으로 구매한 무소음 벽시계, 1만 몇 천원짜리 벽시계 치고는 나무무늬 프레임도 꽤 탄탄했고 무소음 무브먼트답게 물흐르듯 흘러가는, 꽤 괜찮은 시계였는데 뭔가 이상이 생긴 듯 합니다.

 

사실 요 며칠 어디선가 츠르륵~ 츠르륵하는 작은 소리가 들려서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봤더니 바로 벽시계에서 나는 소리였고, 역시 건전지의 수명이 다 되어 나는 소음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건전지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벽시계를 떼어내어 뒤집어 귀를 기울였더니 역시 '츠르륵~ 츠르륵~'하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리는게 아마도 무브먼트 안쪽의 톱니가 마모되어 나는 소리인 듯 합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고장난 벽시계 무브먼트 새 것으로 교체하기

무소음 무브먼트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는 것은, 무브먼트의 수명이 다했다는 얘기입니다.

대부분의 벽시계용 무브먼트는 공통 규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이미 벽시계의 무브먼트를 교체해 본 적이 있는터라 인터넷을 통해 또 새 무브먼트를 구입했습니다.

 

무소음 무브먼트 3000원, 바늘 한 세트 800원, 택배비 2500원, 총 6300원이 들었고 여기에서 구매를 했습니다.

참고로 벽시계용 무브먼트와 바늘은 같은 판매자에게서 세트로 구매하는게 좋습니다.

무브먼트의 외형 사이즈는 대부분 공통이지만 바늘의 규격은 조금씩 달라 기존 사용하던 벽시계의 바늘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이제 벽시계의 무브먼트를 교체하기 위해 벽시계 뒷면의 나사를 풀어줍니다.

사실 지난 해 12월, 소음이 부쩍 커진 벽시계 두 개의 무브먼트를 무소음 무브먼트로 교체한 적이 있었고, 상세한 과정을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2013/12/07 - 소음이 심해진 벽시계 DIY. 무소음 무브먼트로 바꾸는 방법

 

아마도 제 블로그를 오랫동안 들어왔던 분이라면, 같은 내용을 우려먹는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제 방의 벽시계는 뒷면 나사 세 개를 풀면 시계판과 겉의 외장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일단 벽시계의 판이 드러났으면 세 개의 바늘을 빼야 합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바늘이 연결된 축 부분(화살표)을 잡고 가볍게 위로 당기면 톡~ 빠집니다.

초침, 분침, 시침의 순서대로 바늘이 꽂혀 있고 세 바늘을 모두 빼냅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시계판과 무브먼트는 금속링 형태의 나사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금속링의 양쪽에 홈이 파져 있는데, 한 쪽 홈에 일자드라이버를 걸고 힘주어 돌리면 나사가 풀립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시계판에 무브먼트를 고정하고 있던 나사를 풀어 무브먼트를 분리했습니다.

새 무브먼트와 기존 무브먼트를 놓고 보니 정말로 쌍둥이 처럼 크기와 높이가 같네요.

사실 벽시계용 무브먼트는 사진에 표시한 나사의 길이에 따라 3가지로 나뉘는데, 벽시계 유리와 시계판의 공간에 따라 무브먼트 나사산의 높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벽시계용 무브먼트의 나사높이에 대한 더 자세한 얘기는 지난 포스팅에서 다루었으니 참조하세요.

2013/12/07 - 소음이 심해진 벽시계 DIY. 무소음 무브먼트로 바꾸는 방법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바래진 시계판, 바꿔보자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작업이 두 번째이다보니,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새 무브먼트로 바꾸고 건전지를 끼우자 초침이 물흐르듯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케이스만 덮으면 되는 상황인데, 수 년간 벽에 걸어두다보니 시계판 안쪽이 햇볕에 바랜 느낌이 영 마음에 들지 않고 허전한 느낌이 듭니다.

잠시 생각하다가 바래진 시계판을 꾸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에는 A4 사이즈로 인화해 사진벽을 만들었던 풍경 사진을 잘라 붙일까 생각했는데, 원형 시계에 직사각형 사진을 배치하는게 만만치 않아보였습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옆에 있던 마눌님께서 집에 있던 정체모를(?) 패션 잡지를 던져주는 군요.

가끔 패션잡지의 사진을 오려내어 이리저리 활용한 적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해보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2013/01/22 - 프링글스 통을 재활용한 국수, 스파게티 면 보관통 만들기

 

일단 벽시계 안쪽의 원형 사이즈에 그림을 넣어보면 어떨까 싶어 써클 커터를 이용해 잡지 사진을 원형으로 잘라냈습니다.

써클커터 Circle Cutter

 

벽시계의 배경으로는 은은한 배경이 어울리겠다 싶어 원형으로 잘라 시계판에 대봤는데 그리 신통치 않습니다.

써클커터 Circle Cutter

 

둥글게 잘라낸 사진을 뒤집어보니 모델의 사진이 원형에 딱 맞게 잘려 있더군요.

이걸 시계에 붙여보는건 어떠냐며 마눌님께 들이밀었더니 말은 '괜찮네' 하는데, 눈꼬리며 입가가 씰룩거는군요(이크!!)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아무래도 둥근 벽시계의 일부에만 그림을 붙이는게 영 어울리지 않는단 생각이 들었고, 시계판 전체를 덮을만한 큰 그림을 찾아 책장을 살펴보다가 제작년 크리스마스때 만들었던 직소 퍼즐 박스가 눈에 띄었습니다.

2012/12/26 - 1000피스 퍼즐을 맞추며 보낸 크리스마스, 시간도둑은 여기 있었네

 

직소 퍼즐 박스 안에는 1:1 사이즈의 배경지가 들어있었고, 기차가 지나가는 풍경화의 분위기가 그런대로 괜찮아 보입니다.

직소퍼즐 Zigsaw Puzzle

 

시계판 전체를 풍경화로 덮으면, 시계판의 숫자까지 가려지게 되겠죠.

적당한 크기의, 예쁜 글씨가 필요했는데, 마눌님께서 수 년전 사용했던 가계부의 숫자를 잘라주고 계십니다.

가계부 달력 숫자

 

1부터 12까지의 숫자를 적당히 잘라내고 시계판의 숫자로 사용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가계부 달력 숫자

 

시계판에 풍경화를 붙이기 전에 시계판에 바늘과 숫자를 배치하고 시계 겉판을 대봤습니다.

이렇게 보니 나름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듯 싶습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풍경화를 시계판에 붙이기 위해 원래 붙어 있던 두꺼운 비닐 재질의 시계판을 떼어내고 양면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였습니다.

시계판이 MDF 재질이라 목공본드를 바르면 딱이겠지만, 보관했던 목공본드를 꺼내보니 말라 붙어버려 양면 테이프로 도배를 했습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풍경화를 적당한 구도로 잡아 붙인 후, 둥글게 잘랐습니다.

시계판에 붙인 뒤에 둘레를 가위로 자르면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배경지에 숫자를 붙였습니다.

둥글게 간격을 맞춰 숫자를 붙이는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앞서 원래의 시계판을 참조로 하여 숫자를 붙여봤는데 숫자 1, 2, 3의 위치가 잘못된 느낌이지만 뭐 이것도 나름 자연스러운 느낌이라 패스합니다 ㅎㅎ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벽시계 무브먼트에 바늘 끼우는 방법

벽시계 앞면의 배경지와 숫자 붙이는 작업이 끝나면 이제 무브먼트를 끼울 차례입니다.

벽시계 뒷판에 이미 플라스틱 가이드가 고정되어 있던터라, 원래의 무브먼트를 빼내고 새 무브먼트를 끼우기만 하면 됩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새 무브먼트를 끼운 뒤에는 역시 둥근 나사를 돌려 시계판에 무브먼트를 단단히 고정합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이제 무브먼트에 시계 바늘을 끼울 차례입니다.

벽시계의 바늘은 시침-분침-초침의 순서대로 끼우면 됩니다.

일단 시침을 무브먼트 기둥에 살짝 올려 놓고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볼펜대를 이용하여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시계 바늘의 고정축 부분을 꾹 눌러 끼워줍니다.

시계 바늘의 고정축 부분을 손으로 누르게 되면 시계 바늘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거나 바늘이 휘어버리게 되는데, 볼펜대를 이용하면 시계 바늘의 손상없이 꽉 끼울 수 있습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분침도 같은 방법으로, 볼펜대를 이용하여 꽉 끼워줍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초시계 바늘은 손으로 눌러 끼우면 됩니다.

무브먼트에 시계 바늘을 끼울때 특히 주의할 점은, 시침, 분침, 초침이 최대한 평행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 바늘을 기우뚱하게 끼울 경우 바늘이 돌아가면서 시계판에 닿거나 바늘이 서로 걸려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이렇게 무브먼트에 시계 바늘을 모두 끼우고 나면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벽시계 케이스를 덮고 뒷면 나사를 고정하는 것으로 모든 작업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런데, 풍경화 전체를 볼 때와 달리, 벽시계 케이스를 덮자 왠지 어색한 느낌입니다.

왜 이리 어색한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고동색의 원목 무늬와 풍경화의 푸른 색이 따로 노는 느낌이네요.

생각같아서는 원목 무늬 케이스와 잘 어울리는, 붉은 색이나 갈색 배경의 풍경화 사진을 넣고 싶지만 벌써 밤 12시가 다된 시간이라 이쯤에서 마무리하기로 합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나무 무늬 프레임과 따로노는 배경지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아예 겉 프레임을 떼어내고 숫자의 배경을 노란색으로 칠해버렸습니다ㅡㅡㅋ

(여전히 어설프치만) 나무 무늬 프레임에 갇혀 있을 때보다는 나아보이는군요.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떼어낸 벽시계 프레임은, 어울리는 배경지를 찾을 때까지 잘 보관해두기로 했습니다.

집에 있는 벽시계들을 살펴보니 1~2만원짜리나 4~5만원짜리 모두 무브먼트는 중국제로, 3~4년쯤 사용하니 무브먼트를 바꿔야할 정도의 품질이었습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교체 DIY Clock 쿼츠 Quartz

결국 벽시계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겉 프레임과 시계판인 듯 싶었는데요, 무브먼트와 시계 바늘은 무척 저렴한 편이고 교체하는 것도 무척 쉽습니다.

벽시계가 고장 났다고 함부로 버릴게 아니라 무브먼트만 바꿔 새 것처럼 사용하는 것도 좋겠고, 예술 감각과 아이디어를 동원하여 벽시계를 리폼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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