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상판의 팽창과 수축
이번 원목 책상 DIY를 계획하면서, 나름 많은 공부와 오랜 준비 시간을 가졌습니다.
덕분에 미처 알지 못하고 있었던 원목 상판의 팽창과 수축에 대해서도 꽤 많은 고민과 준비를 했습니다.
제가 주문한 원목 책상 재료들은 인터넷 목공소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친 설계 대로, 정확한 사이즈로 목재를 재단해 주니, 저는 사포질과 도색(스테인 칠), 조립과 마감재(바니시 칠)만 하면 됩니다.
가구를 설계하고 재단하는 가장 큰 수고를 덜 수 있었지만, 나사를 이용해 책상 틀에 원목 상판을 고정하는 방법은 염려가 되더군요.
원목 책상의 상판은 책상 뼈대와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5장의 뼈대마다 3개의 나사못으로 원목 상판을 단단하게 고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원목은 계절(습도)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거듭합니다.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팽창하고 건조한 겨울이 되면 나무가 수축하게 됩니다.
원목의 팽창과 수축은 주로 나무 결의 직각 방향, 혹은 두께 방향으로 진행되는데, 팽창/수축의 정도는 나무에 따라 다르지만 1% 남짓이라고 가정할 때 700mm인 제 책상 상판의 세로 길이는 약 7mm 정도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인터넷 목공소에서 세로 700mm로 재단한 원목 상판은 조립 당시 702~703mm로 길이가 늘어나 있더군요.
이렇게 습도에 따라 팽창/수축하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원목 상판을 책상 뼈대에 상판을 나사못이나 목공 본드로 단단하게 고정시켜 버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책상 상판이 쩍 갈라지게 됩니다.
실제 여름에 조립한 책상 상판이 겨울을 나면서 결방향으로 쩍 갈라져 버렸다는 얘기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wildchestnuts.blogspot.kr/2012/10/how-to-fix-cracked-wooden-table.html
팽창/수축을 고려한 상판 고정 방법
이러한 목재의 성질 때문에 원목 상판은 조금씩 움직일 수 있도록 부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목 상판이 움직일 수 있도록 고정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저는 가장 널리 쓰이는(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는) 8자 철물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8자 철물은 금속판에 2개의 나사 구멍이 뚫려 있는 철물입니다.
8자 철물을 책상 뼈대에 고정하기 위해 20mm 보링 비트로 8자 철물의 두께보다 1mm남짓 두껍게 홈을 팠습니다.
이렇게 보링 비트로 홈을 팠고
8자 철물이 딱 들어맞게 올려진 상태인데, 이 상태로는 8자 철물이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8자 철물이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양쪽의 홈을 그리고
끌을 이용해 홈을 팠습니다.
이렇게 뼈대 마다 원목 상판을 고정할 8자 철물용 홈이 완성되었습니다.
보링 비트로 꽤 넉넉한 깊이를 팠다고 생각했는데, 책상 조립 전 확인해보니 8자 철물의 두께에 딱 맞는 정도더군요.
8자 철물보다 1mm 남짓 깊이 파서 책상 상판을 더 단단하게 잡는게 좋다는 자료를 확인한 뒤, 8자 철물의 홈을 더 깊게 팠습니다.
이렇게 뼈대마다 3개의 8자 철물을 나사로 고정했고, 8자 철물을 한 방향으로 돌려 놓았습니다.
원목 상판을 뼈대 위로 올린 뒤, 8자 철물의 구멍에 맞춰 나사 구멍을 미리 뚫은 뒤
8자 철물을 상판으로 고정하는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이렇게 8자 철물을 이용하면 겨울철 습도가 낮아져 상판이 수축하더라도 원목 상판이 움직일만한 여유가 있으므로 갈라지지 않게 됩니다.
저는 8자 철물을 이용했고, 이외에도 나무의 팽창과 수축을 고려한, 여유 공간을 확보하는 더 근사해 보이는(더 복잡한) 방법들도 많았는데, 8자 철물은 드릴과 보링비트, 끌과 같은 간단한 공구만으로 할 수 있는 쉬운 작업이라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원목을 바니시로 마감하면 습기의 흡수, 배출이 좀 더 천천히 진행되어 목재의 팽창/수축 문제 역시 덜 민감해진다고 합니다.
다른 공부 역시 그렇지만 목공도 깊이 들어갈 수록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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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의 지혜/목공, 생활용품 D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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