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라플란드 TV 수납장 문 만들기. 휘어진 집성목 판자 펴고 스테인, 바니시 작업

실용적인 라플란드 TV 수납장

5월 이사 직후 조립한 이케아 라플란드 TV 수납장은 꽤 만족스럽게 사용중입니다.

 

넉넉한 숫자의 칸막이에 지붕(?)까지 달려 있어 홈시어터 리시버나 턴테이블 등 여러가지 장비들을 올려두기도 안성마춤입니다.

 

거실 크기에 비해 너무 크지 않을까 싶었지만 의외로 거실 분위기에 잘 어울리면서도 참 실용적인 TV 수납장이라는게, 이케아 라플란드 TV 수납장에 대한 평가입니다.

 

2016/05/27 - 이케아 라플란드 TV 수납장 조립 과정. 레고 조립하듯 끼워 만든 큼직한 TV 수납장

그런데 이케아 매장에서 라플란드 TV 수납장의 구입을 고민할 때부터, 마눌님은 수납장 하단의 칸막이를 전부 오픈형으로 사용하는 것은 꺼려했습니다.

 

그리고 이케아에는 저 칸막이에 꼭 맞는 크기로 만들어진, 다양한 재질의 박스들이 판매되고 있었지만, 플라스틱 박스의 가격치고는 너무 비싸더군요.

결국 이케아의 비싼 박스 대신, 가구 매장에서 인조 가죽 박스를 두 개 사서 끼워 두었고, 나머지 4개의 칸막이에는 제가 나무 문을 달아주기로 했습니다.

천차만별인 인터넷 목공소의 목재 상태

새로 이사한 집 정리가 어느정도 끝났던 지난 6월 중순, 라플란드 TV 수납장 문으로 사용할 삼나무 집성목 판자를 주문했습니다.

 

이케아 라플란드 TV 수납장 칸막이 사이즈는 가로/세로 각 335mm, 집성목 판자는 그보다 5mm 작은 330mm로 주문했습니다.

집성목 판자의 두께는, 어차피 그리 센 힘이 가해지지 않는 문이니 너무 두꺼울 필요는 없다 싶어 12mm로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도착한 삼나무 집성목 판재의 상태가 영 좋질 않았습니다.

당시 집성목 판자 뿐 아니라 꽤 다양한 목공 재료들을 주문하던 시기라, 그간 이용하던 인터넷 목공소 대신 다양한 품목을 갖추고 있는 사이트를 처음 이용했는데, 그 곳은 목공 재료의 종류는 많은 대신, 재단하여 판매하는 목재의 상태는 영 실망스럽더군요.

 

잘려진 단면의 상태가 거친 것은 그렇다치고, 집성목의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 심하게 휜 상태였습니다.

 

인터넷으로 목재 절단 서비스를 꽤 많이 이용해봤지만 이런 상태의 목재를 받은 적은 처음이었기에, 해당 업체에 문의해봤지만 옹이나 휘어짐 등 목재 상태로 인한 교환/반품은 되지 않는다고 표기해 놓지 않았냐는 답변만 들어야 했습니다.

물론 인터넷으로 목재를 재단하여 판매하는 업체들의 상품설명에는 대부분 이런 주의 사항이 걸려있습니다.

 

다만 그간 이용했던 인터넷 목공소는 가벼운 사포질만 하면 될 정도로 목재 상태가 좋았기에 별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번 업체는 값이 좀 싸다 싶어 냉큼 주문했다가 '구관이 명관, 싼게 비지떡'이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ㅠㅠ

별 효과 없던, 휘어진 집성목 판자 펴기

12mm 판자 한 장이 수납장의 칸막이 문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둥글게 휘어진 상태로는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넷에서 휘어진 집성목 판자를 펴는 방법을 검색해 봤더니 휜 면에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고

 

판자를 반대로 뒤집은 뒤 무거운 것으로 눌러 놓으면 쉽게 펴진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물을 뿌리고 하루 이틀 무거운 것을 올려 놓았지만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효과가 없었던, 휘어진 나무 펴는 방법

결에 직각 방향으로 휘어진 판재는 굳이 물을 뿌리지 않고 무거운 것만 눌러 놓아도 쉽게 펴진다던데 적어도 제 경우는 이런 방법들이 전혀 효과가 없었습니다.

몇 달째 휘어진 집성목 판자, 보강목 덧대기

여름에 구입했던 삼나무 집성목은 몇 달 동안 무거운 걸 올려 놓은 상태로 대기해야 했고, 결국 '뚝딱 달아주겠다'고 했던 이케아 라플란드 TV 수납장 문은 11월이 다 지나도록 방치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나무로 시계를 만들었고, 오랫만에 목공재료들을 잔뜩 꺼내놓은 김에 미뤄두었던 TV 수납장의 문도 후딱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오랫동안 눌러놨던 삼나무 집성목 판자는 여전히 휘어져 었었기에 집성목 판자에 보강목을 덧대어 강제로 펴는 방법을 쓰기로 했습니다.

 

어두운 TV 수납장 색상에 맞는 색상이 뭘까 고민하다가 일단 메이플 색상을 엷게 발라봤는데, 색을 칠하고 TV 수납장에 가져가보니 잘 어울리지 않더군요.

 

스테인을 옅게, 짙게 칠해봤는데, 까만색에 가까운 TV 수납장에는 둘 다 어울리지 않아 메이플색 스테인을 칠한 면은 안쪽 방향으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가지고 있는 스테인은 적당한 색이 없었고, 얼마전 MDF 박스를 칠하고 남은 아크릴 물감을 칠하기로 했습니다.

 

색을 칠하기 전 멀티커터를 이용해 거친 모서리를 깨끗이 다듬었습니다.

 

기계로 사포질하니 정말 쾌적한 속도로 사포질이 완료되었습니다.

몇 달을 무거운 돌 밑에 괴어두었지만 단면을 살펴보니 여전히 휘어져 있습니다.

 

보강목(각재)에 목공본드를 바르고 클램프로 단단히 고정했습니다.

하루 정도 클램프로 고정한 상태로 목공본드가 마르길 기다렸다가, 삼나무 판자의 하단에에 또 하나의 보강목을 고정했습니다.

 

하루 지난 목공본드는 어지간한 힘으로는 떼어내지 못할 정도로 단단하게 굳었지만, 오랜 시간동안 더 확실하게 잡아두려는 목적으로 보강목 양쪽을 나사못으로 고정했습니다.

 

눈으로 봐도 둥글게 휘어져 있던 판자는 자를 대봐도 틈이 없을 만큼 평평해졌고, 보강목 덕분에 단단한 느낌이 듭니다.

 

보강목을 고정하는 작업이 완료된 후, 하늘색 아크릴 물감을 칠했습니다.

앞서 메이플색 우드스테인을 칠해보니, 짙은 검은색 TV 수납장에는 옅게 질하는 것 보다는 나무 무늬가 살짝만 드러날 정도로 짙게 칠하는게 더 잘 어울리더군요.

 

그렇다 하더라도, 한 번에 물감을 짙게 칠하는 것 보다는(오른쪽) 물을 살짝 섞어 옅게 희석한 물감을 두 번 칠하는게(왼쪽) 더 나아보였습니다.

2016/07/04 - 우드스테인 한 통을 다 쓴 뒤 알게 된, 수성 우드스테인으로 원하는 색감 내는 방법

그러고 보니 손잡이로 사용할 구멍을 뚫었는데, 깜빡 사진을 찍지 않았네요.

이케아 라플란드 TV 수납장 디자인이 심플한 만큼, 칸막이 문에 별도의 손잡이를 다는 것 보다 그냥 구멍을 뚫어주는 게 나아보였습니다.

 

아크릴 물감이 완전히 마르고 난 뒤, 앞뒤로 바니시를 발라주었습니다.

 

바니시는 나무 표면에 피막을 형성하여 수분 흡수와 건조를 막아 나무가 변형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애초부터 변형되어 애먹었던 판자인만큼, 바니시 칠을 3번 반복했습니다.

 

하늘색 아크릴 물감과 바니시의 건조가 끝난 뒤, TV 수납장에 가져가 대보니 색감이 꽤 괜찮았습니다.

가지고 있는 스테인이나 아크릴 물감의 종류가 많지 않다보니 선택할 수 있는 색상 역시 한계가 있는데, 그나마 잘 어울려 만족스러웠습니다.

 

몇 달동안 묵혀두었던 휘어진 판자를 바로 잡고 색을 입히고 바니시칠까지 마쳤으니, 이제 TV 수납장에 문을 달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몇 달 전에 사두었던 경첩의 크기가 생각보다 너무 작습니다.

구입 당시 수십가지(!) 목공 재료를 한꺼번에 구매하느라 크기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고 막상 제품을 받아보니 엄지손톱보다 살짝 큰, 미니어처 경첩이더군요.

 

가로 세로 330mm의 판자를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싶어 새 경첩을 사야지 하다가 잊고 있었고, 이제 작업 진도가 쑥쑥 나가다 보니 경첩에서 막히게 되었는데, 경첩과 빠찌링(문이 닫힌 상태로 잡아주는 잠금장치)을 설치하고 완성하는 과정은 다음 포스팅에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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