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생긴 쌀벌레, 퇴치하는 방법은?
저희 집은 10kg짜리 황토 쌀독 2개를 쓰고 있습니다.
하나는 백미, 또 다른 하나는 현미를 비롯한 잡곡을 넣어두고 섞어 먹곤 하는데요, 둘이 사는 집이라 이정도 크기가 딱 적당한 듯 합니다.
색깔이나 모양도 나름 그럴듯 한게 집안에 두어도 느낌이 꽤 괜찮습니다.
마눌님께서는 쌀씻은 물을 화분에 주곤 합니다.
쌀뜨물이 좋은 거름이 되어서인지, 요즘 커피콩도 새 잎을 쑥쑥 올리면서 잘 크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 저녁, 쌀뜨물을 유리병에 붓던 마눌님께서 갑자기 저를 호출합니다.
물에 뭐가 둥둥 떠있다는군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쌀벌레입니다. 아놔ㅡㅡ;;
가운데 뜬 큰 검은 물체는 흑미!
플라스틱 그릇에 쌀을 한 컵 퍼 옮겨보니 쌀벌레가 생긴 것이 확실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얼마 남지 않은 잡곡에만 쌀벌레가 생긴 것인데요,
그동안 멀쩡했던 잡곡에 왜 쌀벌레가 생겼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며칠 전, 찬장에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검은 콩을 발견, 잡곡 항아리에 그냥 쏟아부은 기억이 납니다.
사실, 몇 년전에도 쌀벌레에게 호되게 당한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쌀독 대신 종이로 된 쌀 포대를 베란다에 두고 먹었는데 장마를 지나면서 쌀벌레가 창궐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때는 겉에 기어다니는 쌀벌레도 문제였지만, 거뭇거뭇한 쌀 알갱이가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흑미도 아닌 것이 왠 검은 점인가...카메라를 들이대고 접사 촬영을 해보니...
쌀벌레가 아예 쌀알갱이를 파먹고 들어가 있는 상태였습니다ㅠㅠ
그나마 이미 쌀을 거의 먹어버린게 다행이라 할까요? 원효대사께서 바가지의 물을 맛있게 마시고 난 후의 기분이 들었습니다ㅡㅜ
하지만 겉에 올라와 있던 쌀벌레가 냄새를 피해 바닥쪽으로 파고들기만 할 뿐 쌀벌레 퇴치에는 그다지 효과가 없었습니다. 독한 냄새로 쫓는 방법은 쌀벌레 예방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이미 창궐한 쌀벌레를 퇴치하는데는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마늘, 고추도 효과없는 쌀벌레, 온도차 공격이 최고!
모르면 모를까, 이미 아는 상태에서 그대로 먹을 수도 없는 상황, 예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본 쌀벌레 퇴치법이 생각났습니다.
쌀벌레가 생긴 쌀을 금속 재질의 그릇에 붓고, 이 그릇은 다시 찬물에 담가두는 방법!
찬물에 냄비를 담근지 얼마되지 않아 쌀벌레들이 냄비의 벽을 타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냄비 끝까지 올라간 넘들은 스스로 밖으로 다이빙을 시작했습니다(물론 옆에서 지켜보던 저도 이들의 다이빙을 살짝 도왔습니다).
한꺼번에 올라와 다이빙을 해주면 좋으련만, 초반 급격한 다이빙 러시가 이루어진 후, 쌀벌레 행렬이 조금 주춤해졌습니다.
하지만 하나씩 둘씩 꾸준히 올라오는 상황이라 다음날 아침까지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물을 향해 다이빙한 쌀벌레 수에 경악!
다음 날 아침, 대야를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쌀벌레가 한두마리가 아닌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많은 줄은 몰랐던 것이죠.
아...이렇게 많은 쌀벌레들을 박멸했으니, 이제는 쌀을 다시 옮겨담아도 되겠다! 생각하던 찰나! 또 다시 냄비 벽을 기어오르는 쌀벌레를 발견했습니다.
뷰리풀 라이프 ㅡㅡ;;
원래 있던 물을 버리고 다시 찬물을 담아 냄비를 담궜더니 또 여러마리의 쌀벌레가 냄비 벽을 기어오르는군요.
퇴근 후 살펴본 대야에는 또 다시 쌀벌레들이 떠있습니다. 처음보다는 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네요.
한동안 잠잠했던 다이빙러시가 물을 바꾼 후 다시 활발해진 상황을 지켜보니 쌀벌레는 냉기를 피해 쌀 속에서 밖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듯 합니다.
때문이 쌀벌레 박멸 작전은 따뜻한 실내에서, 물에 얼음이라도 넣어 온도차를 크게 만들면 더 효과가 좋을 듯 합니다.
물을 세 번째 갈아준 상황에서는 한 두마리의 쌀벌레만 나왔습니다.
100% 박멸은 아무래도 어렵겠고 이정도면 괜찮겠다 싶어 잡곡을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기로 했습니다.
냉동실에 넣어두면 쌀벌레가 더 이상 번식하는 것은 막는 효과가 있겠죠.
그동안 적은 양의 쌀을 사서 오래 묵히지 않고 먹어왔고, 황토 쌀독의 습도 조절 효과도 있었는지 쌀벌레를 보기 어려웠는데, 별 생각없이 오래 묵은 콩을 넣은 것은 큰 실수 인듯 합니다. 오래 묵은 잡곡을 발견할 경우, 그냥 쌀독에 섞지말고 꼼꼼히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겠네요.
'생활의 지혜 > 집안청소와 살림 노하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실등(FPL등)을 교체하다 확인한 에너지 소비 효율의 위력 (31) | 2013.04.05 |
---|---|
이사하는 날, 컴퓨터를 안전하고 빠르게 정리하는 법은? (22) | 2013.02.25 |
불편한 대용량 섬유 유연제,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은? (24) | 2013.02.18 |
튀김하고 남은 기름의 찌꺼기, 쉽게 걸러내는 방법 (21) | 2013.02.09 |
리필 제품보다 본품 구매를 유도하는, 리필 가격의 불편한 진실 (22) | 2013.02.06 |
- 생활의 지혜/집안청소와 살림 노하우
- 2013. 2. 22. 09:52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