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필 제품보다 본품 구매를 유도하는, 리필 가격의 불편한 진실

리필 제품이 본품보다 저렴하다는 상식, 실제로는?

리필(Refill) 제품이라하면, 제품의 포장 용기(대개 플라스틱)를 빼고 내용물만 포장한 것을 말합니다.

 

기존 제품 사용자가 내용물을 다 쓰고 케이스만 남으면, 이 케이스에 내용물만 넣어 쓸 수 있는 방식이죠.

 

리필 제품은 본 제품 가격에서 케이스 가격이 빠지는 만큼 저렴합니다.

또, 대개의 리필 제품은 보기 좋은 겉박스 대신 한겹짜리 비닐 포장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가격이 저렴해 질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구구절절히 얘기하지 않아도, 리필 제품이라하면 떠오르는 건 '본품보다 저렴한 가격'일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리필 제품'을 찾아보면 용기를 포함한 가격보다 세제류는 15% 정도, 화장품류는 20% 정도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된다고 검색됩니다.

흔히 생각하는 리필 제품의 가격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죠?(네이버 '리필 제품' 검색)

들쭉날쭉한 본품과 리필 가격!

저희 집은 대략 1주일에 한 번쯤 마트를 들러 1주일치 양식을 구매하곤 합니다.

어제 페브리즈 섬유탈취제를 집에서 만드는 방법에 대해 포스팅했지만 세제 관련 코너를 지나다보니 역시 페브리즈 제품에 눈길이 가더군요.

 

가격을 찬찬히 둘러보다가 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가격이 들쭉 날쭉이었기 때문인데요,

 

370ml 용기에 담긴 제품 가격이 5400원,

페브리즈 리필 febreze refill

 

900ml 실속형 제품이 9800원이었습니다.

페브리즈 리필 febreze refill

 

반면 320ml 리필 제품은 4400원입니다.

페브리즈 리필 febreze refill

 

이렇게 가격을 각각 놓고 보면, 리필 제품 가격이 제일 저렴합니다. 하지만, 제품 가격표마다 붙어 있는 100ml 당 가격을 비교해보면 좀 이상합니다.

 

페브리즈 본품과 리필 제품 가격 비교
제품 가격 100ml 당 가격
370ml 본품(용기 포함) 5400원 1459원
900ml 본품(용기 포함) 9800원 1089원
320ml 리필 제품 4400원 1375원

 

스프레이 용기에 담긴 900ml 본품의 가격이 320ml 리필 제품 보다 20%나 저렴합니다.

320ml 리필 제품은 370ml 본품보다 조금 저렴하지만, 그 가격차이는 6%에 불과합니다.

 

리필 제품의 덕목 중 하나인, '저렴한 가격'은 이 제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며, 리필 제품을 집으려니 오히려 손해보는 느낌입니다.

특가할인팩이라하여 900ml 용기 제품 + 320ml 리필 제품 팩을 9900원에, 두 개 사면 5000원 상품권까지 증정하는 판촉 행사 제품까지 가격을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지겠지만(100ml당 811원) 이건 한시적인 행사라 리필 제품 가격 비교에서는 제외해 봅니다.

페브리즈 리필 febreze refill

리필 제품 가격, 페브리즈 제조사인 P&G에 문의해보니

혹시 대형 마트에서 특별히 900ml 용기 제품의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인터넷 판매 가격은 어떤지 같은 제품의 최저가를 검색해 봤습니다.

900ml 용기 제품과 320ml 리필 제품의 가격을 비교해보니, 900ml 용기 제품이 320ml 리필 제품보다 30%나 저렴합니다.

페브리즈 리필 febreze refill

 

박리다매라고, 많이 사면 저렴하다지만 고작 3개 남짓한 양을 '다매'라고 할 정도인지, 이 정도로 할인폭이 큰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혹시 900ml 용기 제품에 들어 있는 용액은 저렴한 가격에 맞춰 성분을 조정한 제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결국 인터넷에서 '페브리즈'를 검색, P&G 고객센터(080-023-3333)에 전화를 걸어 리필 제품 가격이 본품보다 비싼,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상담원은 '제품에 권장 소비자 가격이 표시되지 않아, 제품의 가격 결정은 전적으로 판매자의 권한'이라는, 무척 상세하고 친절했지만, 원론적인 대답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형마트나 인터넷 판매 가격 모두 각각의 판매자가 정한 가격이며, 특히 대형 마트 판매 제품의 경우 판촉 행사를 위해 한시적으로 저렴하게 팔리는 제품이 있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대형 마트와 인터넷 모두 900ml 용기 제품이 리필 제품보다 저렴하다. 이건 판매자가 스스로 결정한 가격이라기 보다는 업체 공급가가 그렇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가격 결정은 최종 판매자 권한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확실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던 부분은, 900ml 용기 제품과 리필 제품의 성분 차이는 없다는 얘기 뿐이었습니다.

리필 제품, 환경도 생각하는 제품

리필 제품보다 본품이 싸면, 싼 거 사서 쓰면되지 뭐 그리 시시콜콜 따지냐 생각할 수 있습니다.

리필 제품의 장점을 저렴한 가격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그렇게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케이스가 없다는 것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환경 보호 측면에도 유리합니다.

제가 환경 보호와 관련해 특별히 활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집에서 나온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러 갈때마다 마대자루에 꽉꽉 들어찬 플라스틱 용기들을 보면서, 되도록 리필 제품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페브리즈 리필 febreze refill 재활용딱 두 동의 아파트가 사용하는 분리수거장. 1주일마다 수거하지만 수거일이 다가오면 늘 포화상태

그런데, 요즘 리필 제품이라고 나오는 것 중에는 어쩔 수 없이, 구색 맞추기 용으로 만들어 놓은 듯, 가격은 본품 구매 쪽으로 유도하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여기서 예를 든 페브리즈 섬유탈취제 뿐 아니라 세탁 세제나 섬유유연제 등 세탁, 주방 용품의 구매를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리필 제품보다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된 제품이 훨씬 저렴한 경우를 자주 봅니다.

 

리필 제품, 적어도 플라스틱 용기가 포함된 것 보다 손해보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상식적인 가격으로 판매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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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2.06 09:33 신고

    어머.. 이렇게 계산해보니 오히려 리필 제품이 손해였네요..
    참 당황스럽고 불편한 진실이군요ㅠㅠ

    • 2013.02.07 10:22 신고

      세제, 주방용품 중 이런 경우가 많더군요. 리필도 꼼꼼히 따져봐야하겠습니다!

  • 2013.02.06 10:27 신고

    정말 사회적이지 못한 발상.... 이젠 좀 사회기여적인 회사가 좋은 평가를 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뻔한 상술로 소비자 우롱 좀 그만하고요.... 저러면 '리필'의 뜻이 무슨 소용인지.... 단순히 포장의 차이도 아니고....

    • 2013.02.07 10:25 신고

      몇몇 리필 제품들은 '다시 채워쓴다'는 단어 뜻 그대로의 의미밖에 없더라구요. 눈가리고 아웅하는 업체들이 여전히 잘나가는 사회, 좀 바뀌었으면 합니다!

  • 2013.02.06 10:28 신고

    참 안타까운 부분이죠..
    몰래몰래 속이는게 너무 많은것 같아요 ㅜ_ㅜ

  • 2013.02.06 10:46 신고

    불편한 진실.. 오래 가지 못할 상술...

    좋은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 고양이두마리
    2013.02.06 11:14

    많이 불편해요
    이런 거 생각보다 얼마나 더 속이 상하는지...
    내가 금전적인 손해를 보는 건 문제도 아니고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상술과 환경 따위 안중에도 없이 내 배만 부르면 된다는
    이기성... 징그러워라~

    • 2013.02.07 10:33 신고

      그 상담원 역시, 제가 질문하는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듯 싶더라구요. 싼 거 쓰면 되지 않냐는 뉘앙스...
      임원도 아니고 상담원에게 환경이 어떻고 떠들어봐야 별 소용이 없을 것 같아, 그냥 그러고 말았습니다 ㅡㅡ;;

  • 2013.02.06 11:18 신고

    원래 상술이 이렇죠 ㅠ

  • 2013.02.06 12:30 신고

    이런 거 진짜 웃겨요.
    살 때 계산해보면 오잉 왜 이렇지? 왜 이럴까? 생각만 했는데
    별 명확한 이유도 없는 거군요..^ ^;;
    마지막 분리수거장 사진을 보니 한숨이 푸욱..ㅜㅜ

    • 2013.02.07 10:34 신고

      이유라면, 많은 양을 팔기위한 거라 할까요?
      차라리 리필을 대용량으로 만들어주면 좋으련만...해외에서 판매되는 피존은 대용량 벌크통으로 판매되기도 하던데 말이죠;;;

  • 2013.02.06 12:47 신고

    허허.. 이거 참 불편한 진실이로군요..
    완전 낚이고 있었습니다..ㅜㅜ

  • 2013.02.06 13:54 신고

    안쓰기도 그렇고 쓰자니 조금 불안한건 사실이구요....

  • 2013.02.06 14:30 신고

    이거 한참 전에도 세제나 샴푸류에서도 나온 얘긴데
    아직도 이런 상술을 해도 잘먹고들 사는군요.
    왜가지 않을 거라는 권선징악적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군요.

    • 2013.02.07 10:37 신고

      가끔, 싱가폴이 부러울때가 있습니다. 하나하나 규정으로 정해두고 어기면 큰 손해를 보게 만드는...처벌을 받아도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니 까짓꺼 걸리면 걸리라지...하는 생각이 너무 많은 듯 싶어요!

  • 2013.02.07 08:29 신고

    제가 요새 마트가면 버릇이 생겼는데 가격 비교해 보는 것!!!
    긴축재정을 하기로 선언하고 오빠에게 가격을 잘 비교해서 사라고 신신당부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저보다도 꼼꼼한 울 오빠덕에^^;;
    제가 배우고 있긴 하지만... 이런 상황을 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재래시장이 더욱 싸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저런 제품은 재래시장에도 안팔다 보니...ㅡ.ㅡ 컴터맨님처럼 만들어서 써야 겠음!!!!!

    • 2013.02.07 10:39 신고

      사실, 이게 비용면에서는 더 비쌀지도 모르겠어요.
      천연 에센스 오일 가격도 만만치 않고, 무수알콜, 정제수 등등 모두 새로 사야하는 것이니 말이죠.
      저야 비누 만들때 샀던 도구들이라 비용부담없이 해본건데, 비용보다는 찜찜함을 던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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