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 디스케일링 작업. 8년만의 첫 디스케일링 과정

8년차 가찌아 클래식, 첫 디스케일링

커피 머신을 사용하다보면 물에 녹아 있는 미네랄(칼슘, 마그네슘, 석회질 등)이 커피머신의 보일러 내부 혹은 파이프 등에 스케일(Scale) 형태로 고착되며, 이를 제거하는 작업을 디스케일 작업이라고 합니다.

 

다만 저는 이 커피머신을 처음 구입할 당시, 이런 디스케일 작업은 수도물에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유럽에서나 필요하며 한국의 수도물은 미네랄 함유량이 매우 적어 굳이 디스케일링 작업을 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미네랄이 적은 한국 수도물에 대한 믿음(?)덕에 굳이 번거로운 디스케일링 작업은 따로 하지 않았고, 가끔 커피머신 세척제를 이용해 청소하는 정도의 작업만 하며 커피머신을 8년 동안 사용해 왔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는 큰 문제없이 사용해 왔는데, 얼마 전 그룹헤드에서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고장을 경험했고 3웨이 솔레노이드 밸브를 분해 청소한 뒤 정상적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2025.08.06-물이 나오지 않는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 솔레노이드 밸브 분해 청소 과정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

 

솔레노이드 밸브를 분해, 청소하는 과정에서도 해외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과 달리 배관에 스케일이라고 할 만한 것은 딱히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솔레노이드 밸브

외국의 커피 머신 관련 게시판에는 저 밸브 내부가 허연 스케일로 꽉막혀 있는 사진들이 많았지만 제 커피 머신에는 이렇다할 것이 눈에 띄지 않았던 터라, 역시 한국에서는 스케일 걱정을 크게 할 필요가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는 수도물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브리타 정수기로 걸러낸 물을 사용해 왔던 터라, 특히나 수도물을 스케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2021.08.27-브리타 플로우 정수기 8.2 리터 사용기. 뜻밖에 좋은 물맛과 넉넉한 수량

구연산을 이용한, 가찌아 클래식 디스케일링 방법

하지만 3웨이 솔레노이드 밸브 분해 청소 및 조립 완료 후, 커피머신 세척제로 백플러싱 청소를 해 보니 하얀 석회가루와 까만 가루가 유난히 많다 싶었습니다.

 

그간 커피머신 세척제로 청소했을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이었고, 아무래도 솔레노이드 밸브 등의 내부 부품을 풀고 청소하는 과정에서 뭔가 건드려지면서 떨어져 나온 가루일 것이라 짐작되었습니다.

어쨌든 커피머신 보일러 내부에 석회질이 많이 침착되었을 것이라 짐작되어 결국(?) 8년만에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의 디스케일링 작업을 진행해 보기로 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백플러싱 석회가루

디스케일링 작업 전, 'gaggia classic descaling' 등의 키워드로 검색을 해봤고, 유튜브 및 해외 커뮤니티 게시판에 상세한 디스케일링 방법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Gaggia Step by Step v 2.02'라는 영문 게시물을 참조해 디스케일링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의 디스케일링 작업은, 가찌아에서 판매 중인 전용 디스케일링 용액을 이용해도 되지만 '구연산'도 매우 효과적인 디스케일링 약품으로 언급되고 있었습니다.

 

사실 구연산은 디스케일링 전용 약품의 주요 성분이라고도 하는데, 마침 저희 집에도 청소용 구연산이 있어 이것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커피머신 디스케일링 구연산

 

먼저 가찌아 클래식 물통에 물을 MAX 선까지 채워줍니다.

저는 하루에 딱 두 잔씩 에스프레소를 만드느라 이 물통 대신 작은 유리병을 사용해 왔는데, 이 가찌아 클래식 물통의 용량은 2리터라고 합니다.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 물통

 

물 1리터 당 구연산 5ml를 희석해 구연산 희석액을 만들어 놓는데, 저는 편의상 리터당 5g, 총 10g의 구연산을 준비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디스케일링 구연산 양

사실 개인적으로는 커피머신 보일러 내부에 단단하게 고착된 스케일링을 제거하기에는 희석비가 좀 부족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대부분의 디스케일링 관련 자료에서 구연산을 지나치게 많이 넣으면 보일러 내부 부식, 가스켓 손상 등의 부작용이 있다하며 세척시 구연산은 과한 것 보다 모자란 게 좋다며 이 정도의 양을 추천하고 있었습니다.

 

물 2리터에 구연산 10g을 넣고 잘 저어 녹인 뒤 가찌아 클래식에 장착해 두고, 커피머신의 스팀 노즐 끝에 물그릇 등을 받쳐둡니다.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 디스케일링 스팀노즐

 

여기까지 준비가 되었다면

  • 스팀 레버를 개방하고(1)
  • 가찌아 클래식의 전원을 켠 뒤(2)
  • 스팀스위치를 켜고(3)
  • 펌프 스위치를 켭니다(4)

가찌아 클래식 디스케일링 방법

 

이렇게 스위치를 순서대로 켜면, 가찌아 클래식 물통에 담겨 있던 구연산 희석액이 보일러로 빨려 들어가고, 보일러에 담겨 있던 물은 스팀 노즐로 뿜어져 나옵니다.

가찌아 클래식 구연산 희석액 디스케일링

 

스팀 노즐을 통해 250ml에서 300ml의 물을 배출한 뒤(보일러에 구연산 희석액을 채운 뒤)

  • 펌프 스위치를 끄고(4)
  • 스팀 스위치를 끄고(3)
  • 전원 스위치를 끄고(2)
  • 스팀 노즐을 잠가줍니다(1)

파이렉스 유리 계량컵

이렇게 가찌아 클래식 보일러 내부에 구연산 희석액이 가득 차게 되고, 산성의 구연산 희석액이 보일러 내부의 스케일과 반응하게 됩니다.

반응이 충분히 일어나 스케일이 녹아나도록 가찌아 클래식의 전원을 끄고 20분을 기다립니다.

 

20분이 지나면, 다시 보일러 내부의 구연산 희석액을 빼내면서 물통의 새 구연산 희석액을 빨아들이고, 전원을 끄고 기다렸다가 다시 배출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 과정은 물통에 담아 둔 구연산 희석액을 모두 사용할 때까지 반복하는데, 대략 6회 정도 반복하게 됩니다.

 

제가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에서 찾아본 가찌아 클래식 디스케일링 방법에 관한 정보들은 대부분 내용이 비슷했지만, 보일러에 구연산 희석액을 채운 뒤 전원을 끄고 기다리는 시간은 제각각 달랐습니다.

 

어떤 게시물에서는 첫 회만 20분을 기다리고 이후 반복 과정은 3분 정도만 기다리라 한 방면, 다른 유튜브 영상에서는 횟수에 관계없이 매 번 15분~20분을 기다리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처럼 수 년간 커피머신을 사용하면서 처음 디스케일링 작업을 하는 것이라면, 매 회차 20분씩 기다리면 될테고 6개월마다 디스케일링을 진행한다면 2회차부터 3~5분 정도로 대기시간을 줄여 진행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디스케일링 석회 가루

디스케일링 작업 중 스팀 노즐로 배출되는 구연산 희석액에는 허연 석회가루가 꽤 많이, 그간 백플러싱 청소 과정에서 보이던 것보다 확연히 많았습니다.

 

물통에 담은 구연산 희석액을 모두 소진했다면, 물통을 빼내 깨끗이 헹구고 깨끗한 물을 가득 채웁니다.

그리고 다시 스팀노즐로 물을 배출하는 작업을 진행하는데, 이 작업은 보일러 내부의 구연산 희석액을 헹궈내는 작업으로 역시 물통에 담긴 깨끗한 물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헹굼 작업을 진행합니다.

가찌아 클래식 디스케일링 헹굼 작업

가찌아 클래식 디스케일링 작업 이후, 석회가루

구연산 희석액으로 보일러 내부의 스케일을 제거하고, 다시 깨끗한 물 2리터를 스팀 노즐로 뿜어내어 헹굼 작업을 진행하면, 가찌아 클래식의 디스케일링 작업은 모두 완료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 가찌아 클래식은 깨끗한 물을 스팀 노즐로 빼내는 헹굼작업 과정에서도 하얀 가루가 계속 나왔습니다.

2리터의 헹굼물을 다 빼내도 하얀 가루는 계속 그릇 밑바닥에 보였고, 디스케일링 작업 완료라 할 수 없을 정도라. 헹굼물을 2리터 추가, 4리터 추가, 8리터까지 진행했는데도 여전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디스케일링 이후에도 미네랄 가루

 

헹굼물을 받는 그릇 바닥에는 하얀 스케일 가루 뿐 아니라, 까만 가루들도 보였습니다.

물론 예전에 백플러싱 청소를 진행할 때도 좀 보이긴 했던 가루였고 저는 커피 가루라 생각했는데, 손으로 만져보니 좀 딱딱한 느낌의, 금속 조각이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보일러 부식

이게 말로만 듣던, 알루미늄 보일러 내부 표면이 부식되면서 떨어져 나온 알루미늄 가루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고, 단순히 구연산 세척액을 이용해 외부에서 간접적으로 세척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8년 동안 한 번도 디스케일링 작업을 안 했던 제 가찌아 클래식은, 보일러를 떼어내 뚜껑을 열고 내부를 직접 청소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고, 이 얘기는 다음 포스팅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의 수도물은 미네랄 함량이 적어 유럽처럼 몇 달에 한 번씩 디스케일링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근거없는(!) 얘기를 믿지말고, 6개월에 1번쯤 구연산 희석액이나 가찌아 클래식 전용 디스케일링 용액 등을 이용해 디스케일링 작업을 할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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