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 60Hz 펌프 교체 DIY. 피닉스 50Hz, 울카 EAX5 60Hz 펌프 교체

수입 커피머신의 50Hz 펌프

2016년에 구입한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은 가정용 커피머신으로는 매우 준수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럽게 사용 중입니다.

 

물론 요즘은 더 다양한 기능을 갖춘 커피머신들도 있지만 하루 3~5잔 정도의 커피를 뽑는 제 입장에서는 딱 적당한 가격대와 성능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찌아 클래식은 꽤 오래전 출시됐고 해외 사용자들도 많은터라, 가찌아 클래식에 압력계나 PID(온도를 보다 세밀하게 조절하는 장치)를 추가 설치하는 등 개조도 꽤 활발한데, 저는 오리지널 상태로 딱히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터라 어지간해서는 손을 댈 계획이 없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바라짜 엔코

다만 가찌아 클래식의 220~240V 50Hz 펌프를 국내 전기 규격에 맞는 220V 60Hz 펌프로 교체하기로 하고, 60Hz 펌프를 주문, 구입했습니다.

 

국내 가정용 전기 규격은 220볼트 60Hz인 반면, 수입 가전 제품의 경우 230볼트 50Hz 규격인 제품들이 많습니다.

 

선풍기, 헤어드라이어 등 AC 모터를 사용하는 제품들은 주파수가 맞지 않을 경우 모터에 무리가 가서 수명이 짧아지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하며, 커피머신의 50Hz 펌프는 한국의 60Hz 환경보다 힘이 약해 추출시 압력이 낮다고 합니다.

가찌아 클래식 KC 인증 마크

사실 저는 국내 정식 수입된 가찌아 클래식을 구입했고, (비싸지만) 국내 정식 수입원을 통해 구입했던 이유 중 60Hz 펌프를 내장한 제품이라고 믿었던 것이 큽니다.

 

하지만 최근 가찌아 클래식의 뚜껑을 열고 펌프 규격을 확인해보니 해외판 50Hz 펌프가 그대로 들어 있었고, 가찌아 클래식 사용자 까페에서도 이 문제가 제법 이슈가 되었단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국내 정식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된 가찌아 클래식 펌프는 모두 50Hz 펌프로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ULKA EAX5 60Hz 펌프 교체

저는 구입 후 몇 년간 제 커피머신이 60Hz 펌프로 교체된 제품이라 굳게 믿고 있었기에 굳이 개조할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최근 커피 추출시 펌프 작동 소음/진동이 좀 심해진 느낌이 들어 커피머신의 뚜껑을 열었다가 50Hz 펌프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겸사겸사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의 60Hz 펌프는 ULKA(울카) EAX5가 가장 유명하며 국내에서도 15000~20000원 남짓한,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습니다.

울카 EAX5 220V 60Hz 펌프

저는 지난 번 바텀리스 포타필터과 몇 가지 커피 관련 소품들을 주문하면서 울카 EAX5 펌프도 함께 주문했는데, 무게와 크기가 생각보다 묵직했습니다.

 

아울러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의 펌프 교체를 진행하기 전, 구글에 'gaggia classic pump replacement'라는 키워드를 검색해 차고 넘치는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과정을 충분히 숙지한 후 진행했습니다.

 

먼저 가찌아 클래식의 펌프 교체에 필요한 공구로 플라이어와 십자 드라이버, 니퍼(가위), 케이블 타이, 그리고 테프론 테이프 등을 준비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교체 공구

 

가찌아 클래식의 전원 코드를 분리하고, 물받이와 압력 배출 노즐, 물통 등을 모두 제거합니다.

아울러 커피를 뽑아낸 직후에는 커피머신 내부가 매우 뜨거우니, 충분히 식은 뒤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교체

 

가찌아 클래식 펌프 교체의 첫 단계로 상단 플라스틱 커버에서 나사 두 개를 풀고

가찌아 클래식 상단 커버 나사 제거

 

플라스틱 커버를 들어올리면서 뒤로 잡아당겨 상부 커버를 분리합니다.

가찌아 클래식 상단 커버 분리

 

가찌아 클래식 상부 커버에는 접지선이 연결되어 있으며, 커넥터의 핀을 눌러 제거해야 커버를 완전히 분리할 수 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상단 커버 접지선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 내부에는 각종 전선과 튜브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이 복잡한 전선과 튜브 중 극히 일부만 건드리면 됩니다.

가찌아 클래식 내부 부품

 

커피머신 뒤쪽의 분홍색 부품이 오늘 제거/교체해야 할 50Hz 펌프입니다.

가찌아 클래식 50Hz 펌프

 

가장 먼저 펌프 위쪽의 니플 소켓을 돌려 분리합니다.

사진을 찍느라 플라이어만 보이지만 실제는 한 손으로 ㄱ자 니플을 잡고 다른 손의 플라이어로 니플 소켓을 살짝 돌려 풀어주면 됩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니플 분리

 

꽉 잠겨 있는 니플 소켓을 플라이어로 돌려 풀어주면, 이후에는 손으로 쉽게 돌려 분리할 수 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니플 제거

 

펌프에서 니플 소켓과 호스를 분리한 뒤, 펌프 바닥 양쪽의 나사 2개를 풀어 줍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고정 나사

 

펌프 하단을 고정하고 있던 나사 2개를 풀면 펌프를 커피머신 위쪽으로 들어올릴 수 있게 되며, 펌프에 연결된 2개의 전원 커넥터를 제거합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전원 커넥터

 

해외 자료들을 보면 펌프 전원 커넥터 옆에 써멀 퓨즈(과열시 펌프 전원 차단 퓨즈)가 부착되어 있는데, 제 커피머신에는 써멀 퓨즈 자리가 비어 있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써멀 퓨즈

어쨌든 전원 커넥터 2개를 분리한 뒤, 하단 고무 부품을 분리합니다.

이 고무 부품은 펌프의 진동과 소음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접착제로 고정된 고무 부품 끝부분을 비틀어 떼어냅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고무 분리

고무 부품을 떼어내고 밑으로 내리면 안쪽에 물 흡입 호스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입수 호스

 

물 흡입 호스는 살짝 힘주어 당기는 것으로 펌프에서 쉽게 분리할 수 있으며, 이 호스를 분리하는 것으로 펌프를 커피머신에서 완전히 분리할 수 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입수 호스 제거

 

펌프 토출구에 부착되어 있는 니플을 제거해야 하는데, 역시 플라이어로 토출구를 고정하고 손으로 니플을 돌려 분리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니플 제거

 

이렇게 가찌아 클래식에서 펌프를 분리했습니다.

위쪽이 새로 장착할 울카 EAX5 60Hz 펌프, 아래쪽이 Defond 피닉스-50 A2P 50Hz 펌프입니다.

울카 EAX5 60Hz Defond 피닉스-50 A2P 50Hz 펌프

두 펌프의 크기와 모양이 흡사하지만 울카 펌프의 토출구가 황동으로 되어 있어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이제 원래 장착되어 있던 니플을 울카 펌프에 장착해야하는데, 니플 나사산에 테프론 테이프를 두세바퀴 감아주었습니다.

니플 테프론 테이프

원래 니플 나사산에는 접착제(식수 배관에 사용 가능한 접착제)를 발라 고정해 둔 상태인데, 저는 이런 접착제가 없어 수도관용 테프론 테이프(시중에서 500~1000원 남짓)를 사용했습니다.

 

펌프 토출구는 물을 강한 압력으로 밀어내는 만큼 테프론 테이프 등으로 밀봉해야 하며,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커피머신에서 물이 샐 수도 있습니다.

 

테프론 테이프를 감은 니플을 울카 펌프 토출관에 손으로 돌려 끼운 뒤 마지막 단계에서 플라이어로 단단히 고정했고, 하단에는 분리했던 호스를 끼웠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호스 장착

 

그리고 떼어냈던 고무 부품도 다시 끼웠는데, 저는 여기 쓸만한 접착제가 딱히 떠오르지 않아 케이블 타이로 꽉 물려 주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받침 고무 부착

 

그리고 펌프에 2가닥의 전원 커넥터를 끼웠는데, 교류 커넥터라 방향은 딱히 신경쓰지 않아도 될테지만 그래도 찍어둔 사진을 보고 원래대로 끼웠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전원 커넥터 장착

 

전원 커넥터를 연결한 펌프는 바닥에 얹고 고정 나사 2개를 끼워 자리를 잡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니플에 니플 소켓을 손으로 돌려 끼운 뒤 역시 마지막에 플라이어로 힘주어 고정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니플 고정

 

가찌아 클래식의 울카 60Hz 펌프 교체 작업이 거의 완료되었고, 윗 뚜껑의 접지선을 연결한 뒤 닫는 것으로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60Hz 펌프 교체

사진 찍느라 멈춘 시간을 제외하면 약 10분 남짓한 간단한 작업이며, 플라이어 정도의 공구만 있으면 작업 난이도 역시 쉬운 편입니다.

 

펌프 교체 완료 후, 커피머신을 작동시켜 보니 교체한 울카 펌프의 작동소음은 기존 피닉스 50Hz 펌프보다 낮고 단단했습니다.

특히 피닉스 펌프가 초반 작동 소음이 심한데다, 최근 속이 빈 깡통이 울리는 듯 진동 소음이 꽤 큰 편이었는데 교체한 울카 펌프의 진동 소음은 피닉스 펌프와는 꽤 달랐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배수

그렇게 확 달라진 펌프 작동 소음으로 인해, 에스프레소 추출 상태 역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기대가 컸습니다.

 

특히 기존 울카 EAX5 60Hz 펌프로 교체한 뒤 토크(추출 압력)가 강해져 크레마가 매우 풍부해졌다는 교체 후기를 많이 접한터라 더욱 기대가 컸는데, 아쉽게도 에스프레소 추출 및 크레마 상태에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바텀리스 필터

굳이 에스프레소 상태의 변화를 찾자면, 울카 EAX5 60Hz 펌프로 교체한 뒤 크레마가 살짝 더 진득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아무튼, 크레마 상태에 큰 변화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텐데 저는 커피머신의 최근 부쩍 커진 빈 깡통 소음을 확실히 잡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펌프 교체를 완료할 수 있었기에 만족스럽습니다.

 

가찌아 클래식의 Defond 피닉스 A2P 50Hz 펌프와 울카 EAX5 60Hz 펌프의 작동 소음 및 추출된 에스프레소 상태를 간단히 촬영해 봤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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