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짜 엔코 그라인더, 다른 부품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의 파손된 부품을 직구하면서, 콘 버(아래쪽 칼날)와 링 버(위쪽 칼날), 그리고 플라스틱 기어까지 구입해 교체를 완료했습니다.
바라짜 미국 웹사이트에서는 다양한 커피 그라인더들의 세부 부품들을 판매 중이며, 각 부품의 교체 방법까지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어 해외직구의 불편함만 감수한다면, 쉽게 부품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저도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를 오래 사용하면서 몇 번의 분해 청소를 진행하는 등 제법 관리를 해 왔지만, 칼날이나 내부 기어 등을 교체하는 작업은 처음이라 나름 신경을 썼는데, 거의 모든 과정은 매우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과정이 무난했다는 얘기는 '일부' 과정이 무난하지 못했다는 얘기인데, 그 무난하지 못했던 부분은 바로 콘 버의 종류가 달랐던 점입니다.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에서 콘 버를 분리하고 보니 원래 콘 버(오른쪽)와 바라짜 쇼핑몰에서 구입한 콘 버(왼쪽)의 모양이 달랐습니다.
저는 바라짜 쇼핑몰의 엔코용 부품 카테고리에서, 'Encore'라고 명기되어 있는 콘 버를 전혀 의심없이 구매했는데, 장착된 부품과 모양이 달랐고 처음에는 업체에서 부품을 잘못 보냈다? 시간이 흐르면서 부품 개선이 진행됐나? 싶었습니다.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를 완전히 분해해 놓은 상태로 여기저기 검색을 한 끝에, 제 엔코 그라인더에 부착되어 있던 칼날은 M2 콘 버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M2 콘 버는 바라짜 엔코의 상위 제품인 바라짜 프리사이소와 버추소 용이라고 표기되어 있고, 콘 버 가격 역시 35달러로 두 배 이상 비쌌습니다.
어쨌든 제 2013년식 바라짜 엔코에는 한 등급 윗 제품인 M2 콘 버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그런 부분까지 확인하지 못한터라 M3 콘 버 부품을 구입했고, 결국 비용을 들여 다운그레이드하는 셈이 되었네요.
M2 콘 버 VS M3 콘 버
두 콘버는 높이(20mm)나 지름(하단 32mm)이 같지만 M2 콘버의 모서리가 더 뾰족하게 가공되어 있고 하단부 칼날 높이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모양과 등급이 다른 칼날이라는 것을 인지한 뒤 성능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검색해 봤더니, M2 콘 버가 더 미세하게 분쇄하며, 분쇄 속도도 빠르다고 합니다.
그래도 9년씩 쓴 칼날보다는 신품 칼날이 낫겠지 싶어 M3 콘버를 장착, 조립했고 분쇄해 봤습니다.
염려했던 입자의 굵기이나 일정함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분쇄 속도에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해외 게시물에 따르면 M2 콘 버가 초당 1.5~2.5g인데 M3 콘 버는 0.8~1.1g 정도로 분쇄속도가 2배 차이가 난다고 하는데, 체감 속도 차이는 그보다 더 컸습니다.
아침마다 에스프레소를 내리기 위해 18g의 커피를 3~4번 반복해 분쇄하면서, 기존 M2 콘 버에서는 분쇄 속도가 느리다 느낀적이 없었고 호퍼의 원두가 밑으로 내려가는게 느껴졌던 반면 M3 콘버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느렸습니다.
M2 콘 버의 느린 분쇄 속도, 결국 원상 복구
사실 분쇄속도 차이가 얼마나 다를까, 아무래도 새 칼날이 낫겠지 싶어 M3 콘 버로 교체했는데, 체감되는 분쇄 속도는 거의 3~4배쯤 되는 듯 싶었습니다.
결국 하루 이틀 M3 콘 버로 사용하다가 다시 기존 M2 콘 버로 되돌리기로 했습니다.
다행이라면 9년 쯤 사용한 M2 콘버의 날 상태가 접사 렌즈로 당겨봐도, 새 칼날과 비교해봐도 딱히 무뎌진 느낌은 없었다는 점입니다.
바라짜 엔코 분쇄도 조절
그렇게 콘 버는 기존 제품, 링 버는 신품으로 장착해 조립한 뒤 커피를 분쇄해 보니, 분쇄도를 1단계(가장 미세한 단계)로 설정했음에도 핸드드립보다 더 굵게 분쇄되는군요.
이 정도면 교체 전 1~40단계 분쇄도 중 25~30단계 쯤 되는 굵기였습니다.
아무래도 링 버를 신품으로 교체하면서 두 칼날의 간격이 넓게 설정되어 발생하는 증상으로 보였고 덕분에 바라짜 엔코의 분쇄도 미세 조절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바라짜 엔코의 분쇄도를 미세 조절하려면 바라짜 엔코 겉 케이스를 열고 옆면의 작은 나사를 풀어야 합니다.
작은 나사를 빼고 빛을 비춰보면, 하부 기어박스(흰색 플라스틱)의 긴 홈을 통해 상부 조절 레버(검은 플라스틱)의 나사 구멍 2개가 보입니다.
하부 기어 박스를 붙잡고 상부 레버를 돌려 조절하면되는데, 2개의 나사 구멍이 왼쪽으로 가면 더 굵게, 오른쪽으로 가면 더 가늘게 분쇄 됩니다.
일단 저는 왼쪽에 몰려 있던 나사 구멍을 중간 위치로 옮긴 뒤 나사를 조였습니다.
그리고 분쇄도에 차이가 있는지, 호퍼만 장착한 뒤 약간의 커피가루를 갈아봤는데 살짝 가늘어졌지만 예전보다는 여전히 굵었습니다.
다시 나사를 풀고 나사 구멍이 오른쪽에 몰리도록 조절한 뒤 조립했습니다.
분쇄도 미세 조절 전/후를 비교해 봤습니다.
위쪽은 분쇄도 미세 조절 전, 가장 미세한 1단계에서도 핸드드립보다 훨씬 굵게 분쇄되었습니다.
아래는 분쇄도 미세 조절 후, 5단계에서 평소 사용하던 에스프레소용 굵기가 되었습니다.
분쇄도 조절 후 25단계로 설정하자 조절 전 1단계 수준과 비슷한 굵기가 되었습니다.
바라짜 엔코의 분쇄도 미세 조절 작업은 바라짜 엔코 유저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작업이긴 한데, 저는 날을 교체하면서 처음 조절해 봤고 그 결과는 역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짧은 기간동안 몇 번의 분해 결합을 반복하면서 엔코 그라인더와 관련된 작업을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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