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찌아 클래식 물이 안 나오는 증상 해결 방법. 커피 머신 펌프에 마중물 공급 요령

물을 빨아올리지 못하는 커피머신 펌프

2017년 초에 구입한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은 거의 3년 남짓 매일 잘 쓰다가 갑자기 사용을 멈추었고 6~7개월 남짓 식탁위 장식품으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잘 쓰던 커피머신 사용을 갑자기 멈춘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오랫만에 핸드 드립 커피를 먹어보자며 다시 핸드 드립 기구들을 꺼내면서 며칠인가 가동을 멈춘 뒤로 먼지만 쌓아두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커피머신을 다시 쓰기 위해 외부에 앉은 먼지를 닦고, 추출 헤드쪽 부품을 분리해 세척하고, 물통을 꺼내 닦고 물을 채운 뒤 전원 코드를 연결했습니다.

 

전원 버튼을 넣고 잠시 기다리자 커피 추출 버튼이 점등되었고, 그간 해왔던대로 뜨거운 물을 좀 빼내기 위해 추출 버튼을 누르자 특유의 펌프 가동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

그렇게 오랫만에 가찌아 클래식의 요란한(?) 펌프 소리를 들으면서 간만에 커피를 마셔보자 싶었는데, 뭔가 평소와 달랐습니다.

 

평소에는 추출 버튼을 누르면 얼마되지 않아 추출헤드에서 뜨거운 물이 송송 쏟아져 나오는데, 5초, 10초가 지나도 뜨거운 물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추출헤드 예열

커피머신을 사용하지 않았던 6~7개월 동안 뭔가 이상이 생겼나? 싶은 생각이 퍼뜩 들었고 바로 가찌아 클래식의 매뉴얼을 꺼내 찾아봤습니다.

다행히 매뉴얼에는 '장시간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머신을 사용하기'라는 섹션이 있었고 추출 버튼과 스팀 버튼을 눌러 1컵 분량의 물을 빼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매뉴얼

 

매뉴얼에 따라 버튼을 눌러봤는데, 사실 스팀 노즐로 온수를 빼내는 방법과 딱히 다를 것 없는 방법이었습니다.

즉 추출 버튼에 불이 들어온 상태에서 스팀 다이얼을 돌려 개방하고 추출 버튼과 스팀 버튼을 눌러 물통의 물을 추출하는 것입니다.

가찌아 클래식 온수 추출

 

하지만 제가 맞닥뜨린 상황은 매뉴얼과는 다른 것으로, 추출 버튼을 눌렀을 때 펌프 작동 소음은 들리지만 약간의 증기와 물방울만 튈 뿐, 추출 헤드와 스팀 노즐에서 물은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추출 버튼 누른지 2~3초만에 뜨거운 물이 나와야하지만 5초 이상 눌러도, 추출 버튼을 껐다켰다 반복해도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물이 나오지 않는 증상

그러다 문득, 물탱크의 수위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즉 매뉴얼에는 오랫만에 사용하는 경우 물탱크의 물을 충분히 빨아들여 물탱크 내부의 물을 교체하라는 의도의 가이드가 적혀 있지만, 제 커피 머신은 펌프가 물을 전혀 빨아올리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가찌아 클래식 스팀 추출

가찌아 클래식 펌프의 마중물 작업

커피 머신을 얼마간 쓰지 않는 동안 내부 부품이 고장난 것인가? 싶은 생각과 함께 수리비는 얼마나 들지 염려부터 들었습니다.

 

예전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의 타버린 파워보드 수리를 위해 국내 총판에 연락했는데 부품 가격이 매우 사악했던 기억이 있고, 같은 업체에서 커피 머신 점검 및 부품 교체 비용은 얼마나 부를 지 걱정부터 됐습니다.

2017/08/04 - 바라짜 엔코 커피 그라인더 파워 보드 자가 수리 후기. 가까스로 구한 수리용 부품들

 

그래도 멀쩡히 사용하다가 보관했던 것인데, 뭔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해봤습니다.

'gaggia classic water not flowing'과 같은 키워드로 구글 검색을 해보니 여러 검색 결과가 떴고, 그 중 가찌아 USA에서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영상 제목이나 내용은 가찌아 클래식 구입 후 초기 설치에 관한 내용인데, 영상의 7분 지점부터는 추출버튼을 눌러도 물이 흐르지 않는, 제 증상과 정확히 일치하는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의 추출 버튼을 눌러도 물탱크의 물이 줄어들지 않는 경우에는 펌프의 마중물(펌프가 정상 작동하기 위해 펌프 내부에 채워 넣는 물)을 공급하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영상에서는 작은 자바라를 이용해 마중물을 주입하는데, 저는 자바라 대신 20cc 주사기를 이용했습니다.

이 주사기는 캠핑장에서 치킨을 튀겨 먹을 때 염지(소금물 주입)시킬 용도로 바늘과 함께 구입했던 것인데 닭 대신 커피 머신에 사용하게 되었네요ㅎㅎ

20cc 주사기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 하부에 보이는 2개의 실리콘 호스 중 안쪽 호스가 펌프의 물 흡입관이라고 합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물 흡입관

 

커피 머신의 추출 버튼을 누르면서 스팀 다이얼을 개방하고 동시에 주사기의 물을 호스에 강제 주입하라고 합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마중물 주입

 

영상에서는 실리콘 호스에 꼭맞는 자바라를 끼웠지만, 제가 사용한 주사기 노즐은 실리콘 호스보다 살짝 가늘어 주입시 물이 새지 않도록 꽉 잡고 있어야 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물 빨아올리지 못하는 증상

아울러 영상에서는 자바라를 누를 때 물이 매우 쉽게 주입되는 것 처럼 보였는데 저는 뭔가 막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주사기를 꽉 누르자 물이 들어갔습니다.

 

추출 버튼을 눌러도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 대한 조치 중이었지만, 혹시라도 뜨거운 물이 쏟아질까 싶어 추출 헤드와 스팀 노즐쪽에 각각 컵을 받친 상태, 실리콘 호스는 바깥쪽으로 빼고 20cc 주사기로 물을 두 번 주입했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펌프 마중물 강제 주입

그렇게 주사기 물을 주입하자 펌프 소리가 살짝 달라졌다 싶었는데, 물을 전혀 빨아올리지 못하던 실리콘 호스에 물이 빨려들어가는게 보였습니다.

 

물이 빨려올라가는 즉시 커피 머신의 전원을 끄고 물통을 끼운 뒤 추출 버튼을 누르자 추출 헤드쪽으로 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스팀 다이얼을 개방하자 스팀 노즐에서도 뜨거운 물이 나왔습니다!

가찌아 클래식 온수 추출 불가 증상 해결

이렇게 펌프 소리만 요란하고 물은 빨아올리지 못했던 가찌아 클래식 커피머신은, 펌프에 마중물을 주입하는 조치를 통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펌프에 마중물을 주입하는 조치 방법은 가찌아 클래식 초기 설치 영상에서 다루어진 것인만큼, 매뉴얼에도 나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매뉴얼 어디에서도 이런 조치 방법은 찾을 수 없는 게 아쉬웠습니다.

 

혹시라도 가찌아 클래식 커피 머신 가동시 펌프 소리는 들리는데 물을 빨아올리지 못하는 증상을 겪은 분이라면, 이런 조치 방법이 해결책이 될 수 있으니 시도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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