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생수 대신 브리타 정수기
천안에 거주하는 5년 남짓한 기간동안 코스트코 생수를 매번 사다 먹었습니다.
한 번 갈 때마다 2리터 6병짜리 2~3팩을 사와 떨어지지 않게 쟁여두고 먹었는데 2인 가족이다보니 한 달에 두어번 정도 생수를 사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대전으로 이사한 뒤로, 코스트코에서 생수를 사오는 것이 여러모로 어렵게 되었습니다.
일단 밀리지 않는 길을 여유있게 다녀올 수 있었던 천안과 달리 대전은 도심을 관통해야 코스트코까지 갈 수 있는데다 엘리베이터가 작은 구형 아파트의 특성상 늘 사용하던 캠핑카트로 운반하기도 불편해졌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정수기가 필요하게 된 상황, 2인 가족이 매월 몇 만원씩 지불하는 렌탈 정수기는 내키질 않았고, 마침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 할인 판매 중이던 브리타 플로우 정수용기 8.2리터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평소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의 코스트코 온라인 판매가는 6만원이 조금 넘는데, 이번 세일에서는 배송비 포함 52900원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의 박스는 부피가 제법 큰 편이었지만, 상대적으로 무게는 매우 가벼웠으며 별도의 택배박스에 완충재와 함께 안전하게 도착했습니다.
박스 겉면에는 제품 등록시 12개월 추가 보증, 30일 환불 보장 등의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다만 특별한 기계장치 없는 플라스틱 수조형태의 브리타 정수기의 보증 연장은 큰 의미가 없을 듯 싶고, 한 달 남짓 사용해보고 환불이 가능한 점은 메리트가 있어 보입니다.
브리타 플로우 정수용기에는 '맥스트라'라는 이름의 필터가 사용되며, 필터 수명이 1개월이라 적혀 있습니다.
박스 다른쪽에 맥스트라 필터가 조립자를 걸러주고 중금속을 감소시키며 물을 연화, 염소 등을 흡수해 물맛을 좋게 한다는군요.
사실 코스트코에서 브리타 정수기를 자주 볼 때마다, 정수기보다 물병에 가까워 보이는, 왠지 허접(?)한 필터 모양이 썩 미덥지 않았지만 만족하며 사용 중이라는 온라인 후기를 꽤 많이 본터라 믿고 구입했습니다.
물론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제품은 품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사용여부에 관계없이 깔끔하게 반품 가능한터라, 부담없이 구입했습니다.
급수탭과 물통, 필터의 간단한 구조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 박스를 열면, 비닐 포장된 플라스틱 수조가 박스를 꽉 채우고 있습니다.
박스에서 내용물을 모두 꺼내보면, 플라스틱 물통과 뚜껑, 급수탭과 맥스트라 필터, 설명서 등이 들어 있습니다.
큼지막한 반투명 플라스틱 통이 구성품의 대부분이다보니, 이런 것이 정수기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다시 한 번 드는데 플라스틱의 사출 상태는 매우 깔끔합니다.
이런 류의 플라스틱 제품들을 구입할 때마다 제조과정에서 사용된 이형제 등이 남아있지 않은지, 손으로 쓱 문질러봤는데 기름 성분처럼 미끄러운 느낌은 전혀 없이 깨끗합니다.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의 한글 설명서는 제품의 조립/사용 방법과 주의 사항들을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특히 청소 방법이나 위생, 칼륨에 대한 주의 사항 등 브리타 정수기 사용시 꼭 필요한 내용들이 적혀 있으니 반드시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그간 봐왔던 플라스틱 제품들에 비하면 물통 안팎의 상태가 매우 깨끗해보였지만, 물을 담아 먹는 제품인 만큼 설명서에 따라 흐르는 물과 중성세제를 이용해 꼼꼼히 세척했습니다.
세척과 헹굼이 끝난 뒤, 브리타 정수기의 급수탭을 수조에 돌려 고정했고
필터가 장착되는 상부 물통을 씌웠습니다.
맥스트라 필터, 활성탄 가루
그리고 맥스트라 필터의 비닐 포장을 벗겨보니, 필터 겉면에 검은 활성탄 가루가 꽤 많이 묻어 있습니다.
유통과정에서 필터 내부의 활성탄 가루가 밖으로 나와 묻은 것 같은데 설명서에 언급된 방법대로 씻어 사용하면 됩니다.
설명서의 필터 세척 방법은, 차가운 물에 필터를 담그고 안쪽에서 공기방울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가볍게 흔들어 세척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설명서 대로 물에 담그고 가볍게 흔들어 필터 내부에 물을 채웠고, 그와 동시에 필터 케이스 겉에 묻었던 활성탄 가루도 쉽게 떨어져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이제 브리타 정수기 상단 물통의 필터 고정부에 필터를 끼웠습니다.
필터를 통해서만 물이 통과되어야 하는터라, 필터가 꽤 빡빡한 느낌으로 물통과 꽉 맞아 떨어집니다.
첫 필터를 끼운 뒤, 통에 물을 채우자 쪼르르륵~ 하는 물소리와 함께 아래 통으로 정수된 물이 고이기 시작합니다.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의 용량은 8.2리터로, 위쪽 물통 두 배 용량입니다.
이 말은 위쪽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물이 아래통으로 내려가길 기다렸다가 다시 한 번 물을 채워야 한다는 것인데, 처음에는 물이 아래통으로 모두 내려가길 기다렸다가 다시 물을 채우는 게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쓰다보니 이젠 굳이 아래통에 물을 가득채우지 않고 그때그때 부어 사용하는 식으로 적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설명서에는 새 맥스트라 필터를 물로 헹궈 장착한 뒤 최초 두 번 정수한 물은 마시지 말라고 적혀 있습니다.
실제 최초로 내린 물에는 활성탄 가루가 눈에 띄었는데, 두 번을 내린 뒤에는 검은 활성탄 가루는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제품 설명서에는 이 검은 가루가 코코넛 껍질로 만든 활성탄으로, 소량 섭취시에도 인체에는 무해하다지만 정수기로 깨끗한 물을 만들어 먹으려다 검은 활성탄 가루를 먹게 된다면 썩 유쾌하진 않을 듯 싶습니다.
어쨌든 최초 두 번 물을 내린 뒤에는 더 이상 검은 가루가 눈에 띄지 않아 잘 사용 중인데, 시중에서 추가구매한 맥스트라 필터에서는 활성탄 가루가 계속 떨어진다는 후기들도 보입니다.
브리타 정수기의 번들 필터와 달리 추가 구매한 맥스트라 필터에서 유난히 많이, 오랫동안 활성탄 가루가 떨어진다는 것인데 맥스트라 필터의 품질 문제인지, 사용자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반품이 자유로운 코스트코에서 구입하려고 합니다.
뜻밖의 달달한 물맛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 뚜껑에는 필터 수명을 알려주는 LCD 인디케이터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 인디케이터는 맥스트라 필터의 권장 수명인 한 달을 알려주는 것으로, 정수 여부와는 관계없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인디케이터가 하나씩 사라지고, 모두 사라지면 필터를 교체하는, 시계입니다.
어쨌든 가장 궁금했던, 브리타 정수기의 물맛은, 달달한 느낌과 함께 목넘김이 매우 부드러웠습니다.
사실 평소 시원한 물을 좋아할 뿐, 딱히 물맛을 평가하며 마시는 쪽은 아니었는데 뜻밖에 브리타 정수기의 필터를 거친 물을 마시자마자 달달하다는 느낌이 떠올랐으며, 마눌님 역시 코스트코 생수보다 물맛이 더 좋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중간에 언급한 것 처럼, 브리타 정수기가 과연 제대로 정수를 할까? 싶은 생각이 있었던게 사실인데 정수 여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물맛 만큼은 생각보다 매우 좋았습니다.
일단 물맛에 합격점을 준 뒤, 냉장실에 넣어 냉수를 바로 먹어볼까 싶었고,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의 높이는 냉장실 한 칸에 거의 딱 들어맞을 정도였습니다.
다만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의 뚜껑에 고무 패킹 등이 달려 있지 않다보니, 냉장실의 오묘한 냄새가 물에서 느껴졌고 결국 이틀만에 냉장실에서 빼고 싱크대 한 켠에 올려두기로 했습니다.
대신 1리터 트라이탄 물병에 정수된 물을 받아 냉장실에 넣어 시원하게 마시고 있습니다.
브리타 정수기에 수돗물을 붓고 정수된 물을 다시 1리터 물병에 담아 냉장실에 보관하는 일이 제법 귀찮긴 하지만, 역시 2~3주 습관이 되다보니 2인 가족이 시원한 물을 즐기는 방법으로는 꽤 괜찮은 듯 싶습니다.
아울러 고무적인 사실은, 고양이 뚜기가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로 내린 물을 유난히 즐겨 마시는 군요.
처음에는 그냥 느낌적인 느낌(?)인가 싶었는데 물을 갈아주고 다음 날 남은 물의 양을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한 결과, 확실히 음수량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ㅎㅎ
마지막으로, 그동안 코스트코에서 2리터 생수 6병, 2~3팩 씩 사와 먹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던, 빈 페트병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점 역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장점 중 하나입니다.
비록 페트병의 비닐 라벨을 제거하고 짜부러뜨린 뒤 뚜껑을 잠가 부피를 확 줄인 뒤 분리수거 하지만, 짜부시킨 페트병이라도 5~10개 정도가 모이면 부피가 만만찮은데다 물을 마실 때마다 페트병 쓰레기가 늘어나는 것도 적잖이 신경쓰이는 일이었는데,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를 사용하면서 페트병 쓰레기를 줄일 수 있게 되었네요.
비용의 경우, 초기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 본체 구입비 외에 매달 6000원 남짓하는 맥스트라 필터 값이 추가되는데, 코스트코 생수 한 달 소비량과 맥스트라 필터 1개 가격이 비슷하거나 조금 저렴한 정도입니다.
특히 코스트코 생수는 바로 마시는 용도로만 사용했고, 밥짓는 물이나 커피물 등은 수돗물을 사용했는데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는 나름 넉넉한 양을 받아두고 사용하는터라, 끓이는 물로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포스팅 초기에 밝힌 바와 같이 이제는 코스트코에서 매번 생수를 사오기가 어려워져 차선책으로 브리타 플로우 정수기를 선택했고 약 3주 남짓 사용 중인데, 일단 물맛이 코스트코 생수보다 좋아 만족스럽고 부수적인 다른 장점들도 따라오니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역시 일반 가정용 정수기에 비하면 뭔가 허술해 보여 먼저 권하긴 어려워도, 누군가 브리타 정수기를 궁금해 한다면, 적극 추천할 생각입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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