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아톰 CPU 스틱 PC의 윈도우10 드라이버 인식/설치 오류와 해결 과정

아톰 CPU 미니PC, 윈도우 업데이트

저희 집 거실에서 인터넷 라디오 용도로 사용 중인 PIPO X8 미니 PC는 2015년 8월에 구입한 제품으로 벌써 6년째 사용 중입니다.

이 미니 PC는 당시 약간 인기가 있었던 스틱 PC 사양에 터치 스크린이 달려 있는, 큼직하고 확장성 좋은 스틱 PC이라 할 수 있는데, 인텔의 아톰 Z3736F는 당시에도 스틱 PC에나 적합한, 저전력/저성능의 CPU라 이제는 본격적인 웹서핑용으로 쓰기에도 인내심이 많이 필요한 수준입니다.

다만 음악을 재생하거나 인터넷 라디오를 듣기에는 무리 없는 수준이고, 약간의 작업을 통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라디오 방송이 켜고 꺼지도록 설정해 두었고, 손대지 않아도 알아서 잘 작동하니 매우 요긴하게 사용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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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꽤 오랫동안 거실 한 켠에서 잘 사용 중이던 미니 PC였는데, 며칠 전 별 생각없이 윈도우 업데이트를 건드렸다가 낭패를 당했습니다.

그동안 아예 인터넷 업데이트를 안한 것은 아니었고, 기본(필수) 업데이트는 자동 진행되도록 설정해 두었는데, [선택적 업데이트 보기]를 터치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선택적 업데이트 보기] 항목에는 현재 사용 중인 PC의 드라이버 파일들이 표시되며, 현재 사용 중인 노트북 등 다른 PC에서는 이 [선택적 업데이트] 항목을 가끔 확인하고 새 버전의 드라이버가 올라와 있으면 업데이트를 진행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PIPO X8의 [선택적 업데이트] 항목을 열어보니 [드라이버 업데이트] 항목에 꽤 많은 종류의 드라이버가 올라와 있던터라, 표시된 드라이버를 모두 선택 후 설치를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일련의 드라이버 업데이트 진행 후, 재부팅 안내 메시지에 따라 재부팅을 했더니, PIPO X8의 해상도가 640*480으로 바뀌었고, 터치 스크린도 작동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PIPO X8의 7인치 액정은 1280*800 해상도밖에 지원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터치 스크린이라 인터넷 라디오 용도로는 안성마춤이었는데 갑자기 해상도가 640*480으로 바뀌고 터치스크린도 먹통이 되어버렸네요.

무슨 일인가 싶어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하고 장치관리자를 열어보니 알 수 없는 장치들이 가득했습니다.

물론 [선택적 업데이트]를 진행하기 전에는 모두 정상으로 잡혔던 장치들이었습니다.

일단 윈도우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은 확실한데, 잘 사용하던 터치스크린과 디스플레이 드라이버가 사라지고 알 수 없는 장치들로 뜨는 것은, 단순히 한 두 장치 드라이버가 잘못 잡힌 게 아니고 칩셋 드라이버 등 주요 드라이버가 교체되면서 발생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터치스크린이 작동하지 않는 것은 매우 큰 일이었기에, 정상 등록된 것으로 표시되는 장치의 드라이버를 제거하면서 확인하니, 다행히 터치스크린은 다시 작동했습니다.

하지만 640*480으로 바뀐 해상도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고, 수직 주파수가 1Hz로 잡히는 것을 보면 아예 엉뚱한 장치로 고정되어 있는 게 확실해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볼 수 있는 작업은, 디스플레이 드라이버를 다시 설치해 보는 것입니다.

인텔 웹사이트에서 아톰 Z3735F용 디스플레이 드라이버를 어렵게 찾아 설치해봤는데, 드라이버 설치 중간에 '이 시스템은 소프트웨어 설치에 필요한 최소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만 띄우고 설치가 중단됐습니다.

윈도우10 클린 설치후에도 반복되는 문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로 잡힌 항목의 삭제는 불가능했고, 아무래도 칩셋 관련 드라이버 삭제 후 정상 칩셋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할텐데, 시스템 장치에 잡힌 것들이 너무 많아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각 장치 드라이버의 이벤트를 확인해 오늘 날짜의 이벤트가 있는 항목들을 삭제했는데, 작은 640*480 해상도로 잡힌 7인치 액정을 통해 각각의 항목들을 살펴보는게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윈도우10 재설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32비트 윈도우가 설치되어 있어 마이크로소프트 웹사이트에서 32비트 이미지를 다운로드 받아 USB에 설치를 진행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이 미니PC의 윈도우10은 구입 직후 윈도우8.1에서 업데이트한 이후로 쭉 써온 터라, 정말 오랫만에 재설치를 진행하는 셈이네요.

그렇게 윈도우10을 재설치하면 문제가 깨끗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윈도우 재설치 후 뜬 첫 화면의 해상도 역시 640*480, 터치스크린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쯤되니 뭔가 꽤 골치아픈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구글 검색을 해보니 아톰 CPU 장착 스틱 PC류의 공통 증상이었습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스틱 PC에 윈도우10을 새로 설치했다가 디스플레이 장치가 정상인식되지 않고 여러 하드웨어가 알수 없는 장치로 잡혀 있는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는데,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답변은 '스틱 PC는 하드웨어 사양이 워낙 다양해 해당 제품 제조사에 드라이버를 문의해보라'는 얘기가 전부였습니다.

아울러 앞서 설치해보았던 아톰 Z3736F용 그래픽 드라이버도 같은 메시지와 함께 설치가 중단되었습니다.

덕분에 전혀 사용해본 적 없었던 3DP Chip류의 프로그램도 사용해 보게 되었는데, 역시 운영체제가 잘못 인식한 상태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운영체제에서 DPInst.exe를 실행할 수 없습니다

인텔/마이크로소프트의 답변처럼 PIPO X8 미니 PC의 제조사의 홈페이지를 찾아봤는데, 안타깝게도 제조사에서 올린 윈도우10 드라이버 링크는 모두 파일이 삭제된 상태였습니다.

별 생각없이 윈도우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진행했다가 문제가 터지고 문제 해결을 위해 드라이버 재설치부터 시작해 윈도우 재설치까지 뺑뺑이를 돌다보니, 꼭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다행스럽게도 제품 출시 시기에 올라왔던 PIPO X8 관련 기사에 윈도우10용 드라이버 링크를 발견해 다운로드 했습니다.

올려진 세 링크 중 앞의 두 링크에서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었는데, PIPO X8용 드라이버 파일은 약 65MB의 압축 파일입니다.

아울러 확인해보니 PIPO X8에 설치된 윈도우10 드라이버를 Double Driver라는 프로그램으로 추출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사실 좁은 화면에서 여러 드라이버를 일일이 설치하는 것도 꽤 번거롭다 싶었는데, 한 큐에 설치해 준다니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드라이버 목록을 불러온 뒤 [Restore] 버튼을 클릭하자, 잠시 뭔가 진행되는 듯 하다가 [현재 운영 체제에서 DPInst.exe를 실행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드라이버 설치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Double Driver로 드라이버 복원 과정

이 에러 메시지가 드라이버 버전이 맞지 않아 뜨는 것인지, 아니면 Double Driver가 맞지 않는 다는 것인지 다시 한 번 검색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Double Driver는 2010년 8월이 마지막 업데이트로 윈도우XP와 윈도우7 시절 프로그램이라 발생한 문제였고, 다행히 프로그램 호환성 설정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Double Driver 실행 프로그램인 dd.exe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한 뒤 [속성] 항목을 선택합니다.

속성 창에서 [호환성] 탭을 클릭하고 [이 프로그램을 실행할 호환 모드] 항목을 체크한 뒤 Windows XP(서비스 팩 3)로 설정합니다.

참고로 제 PIPO X8은 디스플레이 설정에 문제가 있었기에 가장 낮은 사양에서 실행되도록 항목들을 체크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별 생각없이 윈도우 7/8.1 등으로 설정하고 진행했는데 역시 같은 메시지와 함께 중단되었으며 윈도우 XP로 설정해야 정상 작동했습니다.

Double Driver를 관리자모드로 실행한 뒤 [Restore] 버튼을 클릭하고

[Other location] 항목을 선택, [...] 버튼을 클릭하고 드라이버 파일이 저장된 경로를 설정한 뒤 [OK] 버튼을 클릭합니다.

드라이버 저장 경로를 정상 설정했다면, 설정된 드라이버 목록들이 쭉 표시되며, 화면 오른쪽의 [Restore] 버튼(현재는 640*480 해상도라 버튼마저 잘려 보이는 상태입니다)을 클릭합니다.

화면에 준비 중이라는 메시지가 뜨며 상태바가 표시됩니다.

앞서 윈도우XP로 호환성 설정을 하지 않았을 때는 이 화면이 잠시 뜨다가 드라이버 설치가 중단되었습니다.

잠시 기다리면, [장치 드라이버 설치 마법사] 화면이 뜨면서 드라이버 설치가 시작됩니다.

여러 드라이버를 설치하는 만큼 장치 드라이버는 순차적으로 여러 번 뜨게 되는데, 빨간색 Windows 보안 경고도 뜨게 됩니다.

이런 메시지는 윈도우10에 윈도우8.1용 드라이버를 설치하는 것과 같이, 구버전 운영체제의 드라이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뜰 수 있는데, 설치를 진행하려면 [이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를 설치합니다] 버튼을 클릭해야 합니다.

2019.11.22 - 윈도우10에서 구형 프린터 드라이버 수동 설치 방법. Docuprint 203A 드라이버 설치 과정

워낙 다양한 드라이버를 순차적/일괄 설치하는 방식이다보니 중간중간 뜨는 다양한 대화상자가 표시됩니다.

드라이버가 설치되지 않는 상황에서 몇 시간동안 꽉 막혀 있다가 드라이버 설치가 정상 진행되는 터라 대화상자를 클릭하는 것은 전혀 번거로운일이 아닙니다.

설치가 거의 진행되었다 싶을 때쯤, 터치스크린도 정상 작동하기 시작했고 장치 관리자를 띄워보니 새로운 드라이버 설치가 진행되는 것이 보였습니다.

다만 디스플레이 어댑터 만큼은 문제의 Microsoft 기본 디스플레이 어댑터가 그대로 남아 있네요.

[장치 드라이버 설치 마법사 완료] 메시지가 뜬 뒤에도 640*480 해상도는 바뀌지 않은터라, 이제 1280*800 해상도로 돌아가기 위한 싸움을 해야하나 싶었는데, 1분 남짓 지나 화면 해상도가 바뀌었습니다.

몇 시간동안 640*480 해상도에 좌우 비율이 맞지 않는 화면을 보다가 1280*800의 정상 화면을 보니 엄청난 고해상도와 깨끗한 화면이었군요ㅎㅎ

화면 해상도가 정상으로 돌아온 뒤 장치 관리자를 열어보니, 드디어 Intel HD Graphics로 잡힌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 발생부터 해결 과정을 나름 요약했지만, 워낙 많은 상황을 짧은 시간에 겪은터라 쓸데없이 길어졌습니다.

요약하면,

인텔 아톰 계열의 스틱PC, 혹은 저가형 윈도우 태블릿의 경우 윈도우10 운영체제가 드라이버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하드웨어에 맞지 않는 드라이버를 설치해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제품에는 윈도우10의 드라이버 업데이트 기능은 절대 사용하지 말고,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드라이버를 미리 저장해 두거나, Double Driver 등을 이용해 설치된 드라이버 백업을 권합니다.

정말 별 생각없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가, 꽤 오랜 시간을 허비했고 나중에는 누가 이기나 보자는 마음으로 문제 해결에 매달렸는데, 결국 상쾌한 기분으로 거실의 인터넷 라디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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