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 구경 좋아하는 고양이
다른 고양이들도 그렇겠지만, 제 고양이 역시 창밖 구경을 즐깁니다.
아침 햇볕이 들어올 때면 여름이고 겨울이고 창밖을 내다보는 것을 즐기는데, 특히 요즘은 아침 저녁 환기를 위해 거실 창문을 열면 후다닥 달려와 창가에 자리잡곤 합니다.
아래쪽에 사람이 지나가는 것도 구경하고, 방충망 바깥에 벌레라도 날아다니면 벌레에 시선이 꽂혀 초집중 상태가 되기도 하는데, 아무튼 고양이는 바깥 풍경에 관심이 많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아침 창밖 구경을 워낙 좋아하는터라, 거실창문 근처에 적당한 높이의 테이블을 놔뒀다가, 요즘은 캣타워에서 떼어낸 좌석을 놔 두었습니다.
그렇게 창밖 구경을 좋아하는 고양이를 위해 창문에 거는 해먹을 구입하려고 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창문해먹은 사진처럼 흡착판을 이용해 거실 유리에 고정하는 방식인데, 제품 설명에는 10kg 이상의 무게를 지탱한다고 하지만 사용후기를 보면 흡착판이 갑자기 떨어져 고양이가 혼비백산했다는 얘기들이 심심찮게 보이더군요.
끈으로 매다는 창문해먹 만들기
흡착판으로 붙이는 창문해먹을 구입하는 대신, 끈으로 매다는 창문해먹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창문해먹의 받침대가 필요한데, 저는 캣타워에서 떼어내 보관중이던 움푹한 받침대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캣타워에서 추출한 받침대
이 받침대는 캣타워의 중간 디딤대 역할이었는데, 고양이가 훌쩍 점프하여 캣타워를 오르내리게 된 이후로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몸을 쭉 뻗어 스크래처를 긁을 때 받침대가 오히려 장애물이 되곤 해 받침대를 아예 떼어 둔 상태였습니다.
솜털 보송보송하던, 2017년 8월
저는 이렇게 집에 있는 받침대로 시도해 봤지만, 가능하면 보다 큼직한 사각 바구니(다이소에 가보니 적당한 사이즈의 바구니들이 있었습니다)를 이용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일단 제가 사용할 받침대는 캣타워에 고정되었던 부분이 휑하니 비어있는 상태로, 이 부분을 무언가로 막아야 합니다.
뭘로 막을까 하다가 사용하지 않는 CD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CD에 글루건을 바르고, 극세사천(고양이 용품 DIY에서 여러 번 등장했던 수면바지)를 잘라 씌웠습니다.
그렇게 극세사천을 씌운 CD를 받침대에 글루건으로 붙였습니다.
수면바지의 섬유재질과 글루건은 정말 찰떡 궁합이라 이렇게 붙여 놓으면 어지간한 힘으로는 떼어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합니다.
이렇게 받침대의 빈 공간을 메꿨습니다.
CD를 이용해 받침대를 만들고 보니 1장으로는 좀 휘청거리는 느낌이 들어 3장을 글루건으로 붙인 뒤 다시 극세사 천을 씌웠습니다.
그리고 큼직한 흡착판을 가져왔습니다.
평소 흔하게 보이던 흡착판인데, 막상 필요하니 찾기가 어렵더군요.
여차하면 인터넷으로 주문할까, 다이소로 달려갈까 하던차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케이블타이를 이용해 흡착판을 받침대 뒤쪽에 고정했습니다.
이 흡착판은 창문 유리에 고정되도록 하는 역할입니다.
둥근 받침을 이용한 저는 1개의 흡착판만 사용했지만, 사각 바구니를 이용해 만들 경우에는 사각바구니와 유리가 닿는 면에 3~4개를 붙여두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창문해먹을 매달 끈 4가닥을 준비했는데, 저는 캠핑용품 가방에서 캠핑 스트링을 가져왔습니다.
캠핑스트링을 받침대의 프레임에 묶어줍니다.
이렇게 네 방향에 캠핑스트링을 묶어주면 됩니다.
이제 창문해먹의 끈을 천장에 고정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커텐봉에다 묶을 생각이었는데, 커텐봉이 고양이의 무게를 버티기 어려워 보이더군요.
결국 커튼박스 양쪽 벽면에 각각 2개씩, 4개의 나사를 박았습니다.
창문해먹에 묶은 끈을 매듭지어 나사에 걸어주었는데, 4가닥의 끈 길이를 맞춘 뒤에 매듭을 묶어줍니다.
한 두번 묶고 푸는 것을 반복하다, 한 가닥을 먼저 고정해 기준으로 삼고 나머지 세 가닥은 이에 맞춰 매듭을 지어 걸어주는 식으로 수평을 잡았습니다.
제가 의도했던, 4가닥의 끈으로 지탱하고 창문에 흡착판으로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되는 창문해먹의 형태가 완성되었습니다.
아직 위쪽 끈의 정리가 끝나지 않았지만, 이렇게 창문에 그네를 걸어놓은 모양이 됩니다.
창문해먹 고정용 철사 지지대 만들기
이렇게 창문해먹이 완성되었지만 역시 고양이는 새 물건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리는지, 해먹 아래쪽에서 자꾸 툭툭 건드리기만 할 뿐 위로 올라가질 않는군요.
직접 만든 창문해먹이 생각한 대로 기능을 하는지 궁금해져서 고양이를 올려봤는데, 곧 단점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4가닥의 줄로 고정된 형태지만 고양이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로 흔들흔들하여 오랫동안 편안하게 앉아있지는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사각형 바구니를 이용해 여러 개의 흡착판을 붙이는게 해결책일까 생각하다가, DIY에 자주 이용하는 옷걸이 철사로 지지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옷걸이 철사를 펴고 접는 과정을 반복해 이런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옷걸이 철사의 양 끝은 창문해먹 양 옆에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고정했고
옷걸이 철사의 중간 부분은 이렇게 창틀 홈에 끼워 고정하는 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창문해먹을 좀 더 높이 달고 싶을 때는 창틀 홈에서 빼낸 뒤 철사에 흡착판을 2~3개 붙여 창문에 붙이면 됩니다.
이렇게 얼기설기(?) 만든 철사 지지대까지 붙이고 나니, 불안한 흔들림이 싹 잡혔고 드디어 고양이가 제법 편안하게 앉아 창밖 구경을 하는군요.
다만 1살이 될 동안 훌쩍 커버린 덩치와 펑퍼짐한 엉덩이를 계산에 넣지 못하고, 캣타워에서 잘 사용하던 받침대라는 점만 생각했던 탓에 창문해먹이 작아 보입니다.
실제로 제가 의도했던 것은 고양이가 편하게 누워 창밖을 구경할 수 있는 해먹이었는데, 감히 눕지 못하고 앉아서만 구경하는군요.
일단 의도했던 대로 떨어질 염려 없이 탄탄하게 걸려 있고 고양이가 올라가 앉는 것 까지 확인했으니, 조만간 큼직한 사각 바구니나 넓직한 판자를 이용해 리모델링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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