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절음 잡으려다 사람잡겠네 - 아반떼 XD 윈폴2 설치 DIY

아반떼XD의 풍절음을 줄여보자

중고 영입 후, 타이어, 엔진오일, 미션 오일 등 소모품을 갈아준 것 외에는 잔고장 한 번 없이 잘 달려준 아반떼 XD였습니다.

 

2002년식이란 나이가 무색하게 부드럽게 잘 달려 처음 타본 사람들은 엔진 오일 첨가제라도 먹인거냐 물어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고속도로 주행을 많이 하게 되면서 100km를 넘으면 들리는 바람소리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유난히 시끄러운, 쉑쉑거리는 바람 소리에 혼자 있을 때는 음악 소리를 크게 높였고, 동승자가 있을 때는 목소리를 높여야 했죠.

윈폴2 DIY사진은 윈폴 제품 설명에서 따온 것

차량의 기계 덩어리에서 나는 소음은 적은데, 이놈의 바람 소리가 영 성가셨고, 뭔가 대책이 없을까 인터넷을 뒤쳐보니, 외부 바람 소리가 새들어오는 "풍절음"이 심한 경우라고 하더군요.

풍절음은 웨더스트립(차체와 문짝 사이의 고무)이 오래되어 상태가 좋지 않을 때, 혹은 원래부터 방음에 소홀한 경우 심하다는데, 제 차의 웨더스트립을 뜯어서 살펴보니 겉보기 등급은 꽤 좋은 듯 하여 순정 웨더스트립을 교체하는 대신, 웨더스트립에 덧대는 써드파티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풍절음"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니 다양한 종류의 풍절음 차단재들이 검색됩니다.

이중에서 사용자들의 평이 꽤 괜찮은데다, 원조 회사(?)의 제품이라고 하는 윈폴2를 옥션 쿠폰을 먹여 3만원대 후반에 구매했습니다.

이런 제품들의 기본 컨셉은 사진과 같이 웨더스트립과 차체 사이에 고무를 덧대어 문짝을 닫았을 때 보다 확실한 밀폐 효과를 낸다는 것입니다.

윈폴 2 재질? 말캉말캉한 실리콘 가이드

도착한 윈폴2입니다.

뽁뽁이 비닐로 싼 고무 덩어리가 골판지 박스에 담겨온게 전부입니다.

살짝 만져보니 말캉말캉한게 느낌이 좋습니다.

제조사 선전에 의하면 "특수" 실리콘 재료라고 하는데, 눈으로는 얼마나 특수한지는 모르겠지만 복원력이 좋습니다.

저렇게 돌돌 접혀서 왔지만 펼치니 접힌 자국 없이 깨끗이 복원되네요. 첫 인상은 꽤 좋습니다.

윈폴2 DIY

 

윈폴2의 단면입니다. 왼쪽의 굵은 원통이 문짝과 맞닿는 부분이며, 오른쪽의 돌돌 말린 부분이 차체에 걸어 고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저 차체에 거는 부분이 자꾸 돌돌 말려들어가는게 꽤 성가셔 보입니다.

윈폴2 DIY

 

윈폴2는 순정 웨더스트립안쪽에 끼워넣는 방식으로, 먼저 순정 웨더스트립을 빼내야 합니다.

순정 웨더스트립은 그림과 같이 차량 안쪽에서 헤라와 같이 납작한 도구를 이용하여 틈을 벌리고 당겨 차체에서 분리합니다.

윈폴2 DIY

 

약간의 힘을 주면 사진과 같이 웨더 스트립 덩어리가 딸려 나오며 이 과정은 그리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단, 분리할 때 힘을 너무 세게 주면 고무가 찢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문 한짝당 웨더 스트립 한 덩어리씩, 4개의 웨더 스트립이 달려 있습니다.

윈폴2 DIY

 

아반떼 XD 운전석과 조수석 쪽 하단에는 플라스틱 발판이 웨더 스트립을 덮고 있으므로 플라스틱 발판도 제거해야 합니다.

사진과 같은 플라스틱 고정핀 2개를 빼내면 플라스틱 발판은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윈폴2 DIY

 

덮개를 분리했습니다. 두툼한 차량 배선 뭉치가 보이는데, 이건 건드릴 필요 없이 드러난 웨더 스트립만 제거합니다.

윈폴2 DIY

윈폴 2 설치! 빡쎈 노가다의 시작!

웨더스트립은 하이패스나 블랙박스 배선을 매립할 때 여러번 분리해봤으므로 지금 작업은 전혀 어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윈폴2 구매전, 인터넷 사용 후기에 "노가다의 결정판"이라는 평가들을 여러 건 봤지만, DIY를 즐기는 저는 그냥 웃어 넘기고 말았는데요, 윈폴 2를 끼우면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윈폴2는 다음과 같이 설치해야 합니다.

즉, 웨더스트립을 빼면 보이는 차체 금속 모서리에 윈폴2의 둥글게 말린 부분을 걸고(파란 화살표) 넓은 면은 차체에 맞닿게 한 후(빨간 화살표) 웨더 스트립을 다시 끼우는 방식입니다.

윈폴2 DIY

 

정상적으로 설치가 되면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웨더스트립 아래의 윈폴2가 문짝과 밀착되며 차음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이렇게 끼우는 작업이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둥글게 말린 부분을 차체에 거는 것도 꽤 어렵고(다시 둥글게 말려버립니다), 윈폴2가 걸린 상태에서 웨더스트립을 끼우려고 하니 윈폴2가 자꾸 말려 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서부터 윈폴2와 웨더스트립의 끼웠다 뺐다를 반복.

 

여러차례 시행착오를 반복한 끝에 요령이 생겼습니다.

윈폴2를 10cm정도 차체에 손으로 잡아 고정하고 웨더스트립을 눌러 끼우고, 윈폴2 고정, 웨더스트립 끼우고...를 반복하자 끝이 보이나 싶었는데,

윈폴2 DIY

 

거의 끝까지 와서는 웨더스트립이 차체와 꼭 맞지 않고 붕 떠버리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하도 낑낑대며 씨름했던 탓에 사진도 제대로 찍어두지 못했는데요, 찍어뒀던 사진 중에는 이것이 비슷한 상황이네요.

한바퀴를 꼼꼼히 돌아서 웨더스트립을 끼웠는데 막바지에 이렇게 붕 뜨면서 웨더스트립이 남아버립니다.

윈폴2 DIY

 

처음에는 웨더스트립을 너무 타이트하게 고정했나 싶어 애써 끼웠던 윈폴2와 웨더스트립을 몽창 빼내고 다시 작업을 했는데, 또 같은 증상@,.@;;

나중에는 저렇게 많이 남아 있어도 그냥 못 본척 퉁퉁 밀어넣어주면 알아서 자리에 맞아 들어가더군요.

 

다만, 직각으로 꺾이는 부분은 미리 자리를 잡아두어야 낭패를 피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처음 작업에 들어간 운전석 문짝 하나 작업하는데 한시간이 넘게 걸렸는데요, 여러번 끼웠다 뺐다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어야 요령을 알게 됩니다.

아반떼 XD의 뒷 좌석 시트쯤은 가볍게 들어내 주시고

자...어찌어찌 운전석과 조수석 작업을 마치고(이때까지 두 시간 쯤...) 지상 주차장의 땡볕이 너무 뜨거워 지하주차장으로 차를 옮겼습니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낑낑대며 이제 살짝 작업이 손에 익었다 싶었는데, 뒷좌석 웨더스트립을 제거하는 도중 또 다른 장애물와 마주쳤습니다.

그것은 앞좌석과 같이 플라스틱 덮개였는데요,

윈폴2 DIY

 

플라스틱 덮개가 좌석 밑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힘으로 빼면 될까 싶어 시도해봤지만, 어림도 없군요.

윈폴2 DIY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아반떼 XD의 뒷좌석을 뜯어내야 한다는군요. 이미 땡볕에서 두시간이 넘는 사투(?)를 벌이느라 힘이 들었지만, 오기가 생겨 뒷좌석 분리를 시작했습니다.

뒷좌석 안전벨트 옆으로, 등판과 바닥판 사이에 손을 짚어넣고 만져보면 육각볼트가 만져집니다. 여기에 복스를 집어넣고 육각볼트를 풀어냅니다. 좌/우 두 개의 육각 볼트를 풀어내야 합니다.

윈폴2 DIY

 

육각볼트 분리가 끝나면 바닥판의 빨간색 화살표 부분을 손으로 잡고 힘껏 들어 올립니다. 좌/우 각각 들어올리면 됩니다.

파란색 화살표는 육각볼트가 숨어 있는 부분입니다.

윈폴2 DIY

 

뽑아낸 걸쇠 부분의 모양입니다.

아반떼XD의 뒤쪽시트 아래쪽은 생각보다 깨끗한 편이었습니다만, 바닥판을 밖으로 끄집어내어 손으로 퉁퉁 털었더니, 엄청난 먼지가 쏟아지는군요.

 

눈으로 보기엔 깨끗한 시트였는데, 10년 묵은 먼지가 콕콕 박혀있었나봅니다.

콜록콜록 기침을 해가며 바닥판을 털고나니, 생각같아서는 등판도 떼내어 털어야겠다 싶었지만, 작업 시작한지 벌써 3시간이 넘어섰고, 다음에 실내 대청소를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윈폴2 DIY

 

드디어 문제의 플라스틱 판이 드러납니다. 플라스틱 판은 역시 핀으로 고정되어 있으므로 핀도 뽑아줍니다.

윈폴2 DIY

 

웨더스트립을 빼고 윈폴2와 함께 차근차근 끼워줍니다. 역시나 모서리 부분을 먼저 처리하는게, 나중에 다시 작업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윈폴2 DIY

4시간의 사투끝에 윈폴 2 장착 완료!

1~2시간 정도? 만만하게 보고 덤벼들었던 윈폴2 장착 작업은 무려 4시간을 넘겨 작업을 한 후에야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윈폴2와 웨더스트립을 끼우는데 애를 먹었고, 어느정도 손에 익은 후에는 끼워진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 획 벗겨내고 다시 작업을 몇 번 반복했습니다.

점심 먹고 바로 나와 작업을 했는데, 어느새 오후 다섯시가 훌쩍 넘어버렸네요.

윈폴2 DIY

 

DIY에 소질이 있거나 없거나 윈폴2를 처음 장착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빡센 중노동을 경험하게 될 것 입니다.

썬팅 DIY 작업 이후로 간만에 맛 본 매우 고된 작업이었으며 DIY에 자신이 없다면 처음부터 얼마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장착점으로 향할 것을 강력히 권하고 싶습니다.

 

어찌됐거나 장착이 끝난 후에는 웨더스트립과 차체 사이에 두툼한 윈폴2가 자리잡고 있어 든든합니다. 문닫는 소리도 약간의 무게감이 느껴지는군요.

빡센 윈폴 2 설치 작업 후...효과는?

자...그럼 의도했던 대로 소음은 얼마나 줄어들었을까요?

사실 썩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음악 볼륨을 예전보다 조금 덜 올려도음악이 좀 더 잘 들리긴 하지만, 너무 큰 기대를 했던건지, 차음 정도가 쬐금 아쉽습니다.

다른 사용자들도, 풍절음이 줄어들면 그전에는 안들리던, 엔진소음과 바닥면에서 소음이 올라온다...는 말도 있었는데요, 뭔가 차음 장치를 달았으니 좀 줄어들었나? 싶은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제 집사람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의외의 얘기를 듣게됩니다.

사실, 집사람에게는 무슨 작업을 했는지 입을 꼭 다물고 있었는데, 고속도로로 들어서자 "어? 차가 많이 조용해졌네?"라고 하는군요.

윈폴2 DIY

에이, 평상시하고 같은 속도로 달리는데 뭐가 조용해던단거야? 시치미를 뗐지만, 분명 전보다 많이 조용해졌다는군요.

몇 시간의 노가다로 인한 피로가 사르르 풀리며 기분이 좋아집니다.

덩달아 쬐~금 조용해졌다 싶던 소리가 꽤! 조용해졌다 싶은 기분도 드네요ㅎㅎ

이것도 소리에 관련된 거라,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야하는 종목일까요? ㅡㅡㅋ

 

사실, 풍절음의 주범은 썬바이저라고들 합니다. 제 차에도 썬 바이저가 달려 있는데요, 뭐 이 소리야 윈폴2를 달기 전부터 늘상 들어오던 것이니 원래 그러려니, 하고 당분간은 더 붙여둘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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