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XD 리모컨 버튼 스위치 교체! 뒤늦게 밝혀진 고장 원인은?

아반떼 XD 리모컨 버튼 스위치를 바꾸고 보니, 고장 원인은 따로 있었네!

얼마전 아반떼 XD의 리모컨 버튼이 작동하다 안하다를 반복하는 이상 증상을 보이기 시작해 청소했다는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리모컨 케이스를 열고 스위치 부분을 살펴보니 10년 동안 축적된 습기와 때가 스위치에 엉겨 붙어 있었던 것인데요, 면봉과 무수 알콜을 이용해 끼어있는 때를 깨끗이 닦아내고 나니 한동안 잘 작동하는 듯 싶었으나, 며칠 뒤 또 다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잠금 스위치는 전혀 이상이 없는데 해제 스위치만 왔다갔다 하는 상태, 게다가 누르면 딸깍! 하는 느낌이 나는 잠금 스위치와 달리 잠금 해제 스위치는 내부 부품이 삭았는지 누를 때의 딸깍! 하는 느낌도 없어진 상태입니다.

리모컨 스위치 청소전(오른쪽)과 청소후(왼쪽)

아반떼 XD 리모컨 청소에 관한 포스팅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2013/02/19 - 10년차 아반떼 XD 리모컨 분해 청소, 배터리 교환 DIY

 

아반떼 XD 리모컨에 사용된 스위치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졌고, 결국 같은 형태의 스위치를 발견했습니다.

CTT-1137이라는 번호가 붙은 이 스위치, 가격은 170원인데 최소 구매수량이 50개입니다. 아반떼 XD 리모컨을 스물다섯번이나 수리할 필요는 없잖아ㅡㅜ

 

얼마 안되는 금액이지만 딱 두개면 될 스위치를 50개나 구입할 필요는 없었기에 구입을 미루고 있다가, 오랫만에 용산전자상가를 다녀오는 길에 스위치를 사왔습니다.

 

용산 전자랜드 지하 1층, 부품 상가에서 구매한 스위치는 5개 단위로 판매되며 개당 100원입니다.

인두팁도 바꿔야할 때가 되어 같이 사왔는데, 물건 구입비용 1600원, 주차비 1500원이 들었습니다 ㅎㅎ

만만치 않은 난이도의 스위치 교체 작업

사실 저는 납땜을 제대로 배운적은 없습니다.

고작해야 중학교 기술시간(요즘도 이런 과목이 있는지 모르겠네요)에 라디오 키트를 납땜해봤고, 아버지의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 고작입니다.

해봐서 안되면 리모컨을 새로 사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는데, 실제 버튼 크기를 보니 만만한게 아닙니다!

 

어쨌든, 준비물은 갖춰졌습니다. 그나마 납흡입기가 있어 작업이 수월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전자부품들은 손으로 한땀한땀 납땜하는게 아니라 기계로 한방에 납땜을 하는 SMT방식이죠.

덕분에 제가 가지고 있는 형태의 인두로 납을 녹여내고 고장난 스위치를 떼어내는게 쉬운일이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가 가진 인두는 SMT 방식으로 납땜된 부품을 다루는데 적합하지 않습니다.

특히 열을 가한다고 인두를 주구장창 대고 있다가는 열때문에 주변 부품들까지 손상될 수 있는데다 워낙 작은 부품들이라 제가 가지고 있는 납흡입기를 동원해도 녹인 납이 제대로 빨려들어가지도 않는 상태.

 

작업 과정에서 역시나 전문가와, 전문 공구가 그리워졌으나 해보고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마음을 비운덕에 작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여차저차한 과정을 거쳐 스위치를 바꿔 붙이는데 성공했습니다.

 

작업하는 김에 잠금 스위치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한번 해봤다고, 두번째 스위치는 좀 수월하고 깨끗하게 떼어낼 수 있었습니다.

 

잠금 스위치의 납땜도 마쳤습니다.

눈으로 봤을때는 꽤 무난하게 작업된 것 같은데, 카메라로 찍어보니 냉땜 분위기가 나서 인두를 대고 뭉쳐있는 납을 슬쩍 펴주었습니다.

리모컨 스위치 교체 후에도 여전한 증상. 알고보니 허무했던 고장 원인!

스위치 교체가 끝난 후, 플라스틱 케이스를 씌우고 시험해보니, 제대로 눌리지 않던 잠금 해제 버튼이 딱딱~ 눌립니다.

게다가 누를 때마다 딸깍! 하는 신상 스위치의 느낌은 꽤 상쾌하게 느껴지는군요!

 

그러나, 처음 몇 번 누를 때는 제대로 작동하던 버튼이 또 다시 오락가락하기 시작합니다.

납땜에 문제가 있었나 싶어 스위치의 납땜 상태를 다시 점검하고 테스터로 스위치를 찍어보는 등 제가 아는 지식을 총 동원해봤지만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네요.

 

아예 버튼을 눌러도 작동하지 않는 상태라면 모르겠는데, 어쩌다 꾸욱 누르면 다시 작동되는, 희안한 증상입니다.

역시 무리였군, 아쉽지만 리모컨을 새로 사야겠다, 생각하고 포기하려던 순간, 리모컨 기판과 건전지를 연결하는 접점이 눈에 띕니다.

 

금속을 구부려 완충 작용을 내고 있는 접점. 눌렸다 안눌렸다 하는 버튼, 뭔가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기판에 바싹 붙어 있던 접점을 건전지쪽으로 더 구부려 조립하고 테스트해보니 증상이 조금 나아진 것 같긴한데, 그래도 깔끔하게 해결되지는 않는군요.

 

에잇, 시간 낭비만 했다! 싶은 생각에 다 접으려던 찰나, 케이스에 끼워져 있던 리튬전지(CR-2032)가 똑 떨어졌고, 반대쪽에도 같은 형태의 접점이 눈에 띕니다. 호...혹시???

 

10년 넘게 눌러댔으니 처음보다 많이 눌렸을 것이란 생각에 종이를 몇 겹 접어 접점 아래에 끼웠습니다.

덕분에 접점이 두툼하게 올라왔습니다.

 

다시 리모컨 케이스를 조립하고, 버튼을 눌러보니! 오홋! 이번엔 누르면 누르는대로, 백발 백중입니다!

괜히 되는 듯 하다가 또 이상해지는게 아닌가, 그렇다면 정말 리모컨을 바꿔야겠단 생각으로 여러번 반복하여 눌러봤는데, 이번엔 제대로 잡혔습니다!!

아반떼 XD, 리모컨 스위치가 제대로 눌리지 않는다면 일단 케이스 교체를 권합니다.

저는 10년 이상 쓴 리모컨의 스위치에 이상으로 진단하고 스위치 청소와 납땜까지 하여 스위치를 새것으로 바꿨습니다.

사실 잠금 해제 버튼의 딸깍! 하는 느낌이 남아 있었다면, 고장의 원인을 다른데서 찾았을 것 같아 살짝 허무하기도 합니다.

 

오래된 스위치의 교체에 도전, 다행히 성공했지만 리모컨 기판의 납땜 작업은 생각처럼 녹록치 않은 작업입니다.

굳이 직접 납땜을 하여 스위치를 바꿔 보겠다는 분은, 해보고 안되면 버린다!는 마음을 먹고 도전하는게 나을듯 싶습니다.

 

제 아반떼 XD의 리모컨 스위치가 눌렸다 안눌렸다 하는 이상 증상이 생긴 후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저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분들이 꽤 많은 듯 합니다. 

일단 버튼을 눌러도 아예 작동하지 않는 상태라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저처럼 버튼이 눌렸다 안눌렸다 한다면, 스위치를 교체하기 전에 접점 부위에 종이를 끼워 상태를 확인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의외로 쉽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혹시 종이를 끼워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순정 리모컨 케이스만 바꿔 새 리모컨 처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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