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의 대부분을 장악한 커피나무 화분들
한동안 베란다에서 키우고 있는 커피나무들에 대한 소식이 뜸했습니다.
커피나무들이 쑥쑥 잘 크고 있지만 이미 제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서 여러번 소식을 전했기에 그리 특별하다고 할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따로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었네요.
아마도 커피나무의 세 번째 분갈이, 혹은 커피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소식들을 전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으나 최근에 겪은 두 번의 변고(?)를 통해 슬쩍 커피나무의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저희 집 베란다는 이미 커피나무 화분들에게 점령(?) 당한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일단 베란다 한 쪽 면은 이렇게 커피나무 1, 2, 3호가 차지하고 있고
또 다른 베란다는 커피나무 4, 5, 6호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베란다 공간의 대부분을 커피나무 화분들이 차지하고 있다보니 마눌님의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나무가 우거진 캠핑장에서 '나는 나무의 녹색이 참 좋아'라고 말할 때 옆에서 슬쩍 '커피나무는?'하고 물어보면...'싫어!!'라고 할 정도입니다ㅠㅠ
키가 큰 커피나무 4호, 그보다 작은 5호
2013년 4월, 불과 1년하고 5개월 남짓한 예전에는 여섯 개의 커피나무 화분이 거실용 테이블에 나란히 올려둘 정도로 앙징맞았는데, 이제는 화분도 커지고, 커피나무의 키도 커지고 가지도 점점 옆으로 뻗다보니 이렇게 테이블에 얹어두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때만해도 마눌님은 커피나무를 참 예뻐했었다ㅠㅠ
커피나무, 최근 7개월 동안 얼마나 자랐나?
현재 가장 키와 덩치가 큰 커피나무는 커피나무 3호와 4호입니다.
두 커피나무는 화분 높이를 제외한, 커피나무의 키만 1m를 훌쩍 넘어 커피나무 3호는 102cm, 커피나무 4호는 110cm에 달합니다.
커피나무 키가 1m를 돌파!
커피나무 가지의 굵기도 이제 거의 손가락 정도의 굵기가 되었습니다.
녹색이던 커피나무 줄기가 목질화 되면서 초반에 돋아났던 조그마한 잎들은 다 떨어지고 없는데, 특이하게도 커피나무 4호의 꼬꼬마 잎은 2년이 넘는 지금까지 녹색을 유지하며 꿋꿋이 달려 있습니다.
커피나무 1호~6호의 이름은 화분 크기에 따라 정한 것입니다.
두어번의 커피나무 분갈이를 하면서 가장 잘 자라는 녀석들을 제일 큰 화분에 옮겨심고 커피나무 1호, 2호, 3호라고 이름 붙였고, 나머지 역시 커피나무의 키 순서에 따라 화분에 옮겨심고 4호~6호로 이름붙였습니다.
2013년8월16일, 불과 1년전 커피나무
커피나무 키에 따라 붙여진 이름은 지난해 여름까지만해도 그럭저럭 비슷한 순서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1년전 여름을 지나면서 커피나무 1호와 2호의 성장세나 잎의 기운이 급격히 떨어졌고, 올해 봄을 지나면서 기운을 회복했지만 커피나무 3, 4호 옆에 있는 커피나무 1호와 2호에서는 예전의 기세 등등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2013/11/09 - 커피 찌꺼기 발효 비료, 기운 잃은 커피나무의 구원투수가 될까?
이미 커피나무 3호와 4호의 성장세에 키와 줄기의 굵기, 잎의 무성함은 역전 당해버린지 오래입니다.
커피나무의 키와 줄기의 굵기를 기록하기 시작한 올해 2월부터의 표에서도 성장세가 역전되어버린 것이 잘 나타납니다.
올해 초, 커피나무 1호가 3호에 비해 키가 10cm남짓 더 컸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은 커피나무 3호가 1m가 넘는 반면, 커피나무 1호는 80cm를 겨우 넘는 정도입니다.
2014/01/21 - 식물 관리앱 초록이매니저 사용기. 화분 물관리, 성장 기록용 안드로이드 어플
커피나무 1호와 2호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느려졌지만 그래도 아예 성장을 멈추지는 않았고, 최근 몇 달동안은 다시 가파른 상승세로 자라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옆으로 곁가지가 난 커피나무
커피나무에 곁가지가 돋아나는 것은 이제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닌, 일상적인 일인데, 어느날 보니 커피나무 5호의 곁가지가 옆으로 다시 한번 갈라지면서 잎을 틔워내더군요.
커피나무의 곁가지는 주로 위쪽 방향으로 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옆으로 곁가지가 나는 것은 드문 일이라, 지금도 자주 지켜보고 있습니다.
물을 부쩍 자주 줘야하는 커피나무
올해 봄만해도 커피나무에 물을 주는 주기는 대략 2주~한 달 정도였습니다.
커피나무 덩치에 비해 꽤 큰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 준 덕분이었습니다.
가장 큰 화분인 커피나무 1호는~3호는 대략 3주에서 한 달 간격으로 물을 줄 정도였고, 보다 작은 플라스틱 화분인 커피나무 4호~6호 역시 2주 간격으로 물을 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커피나무 크기에 비해 화분의 크기가 작은 커피나무 4호와 5호는 부쩍 물을 자주 주어야 했습니다.
다시 분갈이가 필요해 보이는 커피나무 4호와 5호
요즘은 거의 2~3일에 한 번씩은 물을 주어야 합니다.
올해 여름, 1주일의 휴가를 떠나면서 커피나무에 물을 흠뻑 주었는데, 1주일이 지나 집에 돌아와봤더니 커피나무 4호와 5호의 잎이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물이 심각하게 부족할 때 잎이 축 늘어지고, 여기서 더 방치할 경우 잎이 노랗게 변색되며 떨어져 버리는 것입니다.
2~3일마다 한 번씩 물을 주어야 할 정도로 물을 많이 마시는 녀석들이긴 했지만 불과 1주일만에 이렇게 말라버리다니, 화들짝 놀랐습니다.
발견 즉시 화분에 물을 흠뻑 주고 잎의 앞 뒷면에도 분무기를 이용해 물을 뿌려주었습니다.
기운없이 축 늘어져 있던 커피나무 4호와 5호의 잎은 5~6시간이 지나 밤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조금씩 기운을 차렸습니다.
예전에도 물 부족으로 인해 커피나무 6호의 아래쪽 잎이 말라 떨어지는 일을 겪은 적이 있어 조마조마했는데, 그나마 그 정도까지 가지 않고 기운을 차려 다행입니다.
커피나무 잎을 갉아먹는 애벌레의 공격
추석 연휴동안 며칠 집을 비우게 되면서 역시 커피나무에 물을 흠뻑 주고 떠났습니다.
다행히 3일 정도 짧은 기간동안 집을 비우게 된터라, 떠나기 전에 물을 흠뻑 주는 것만으로 별 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며칠 집을 비웠다가 돌아온 후 커피나무를 살펴보니 역시 잎이 마르는 증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라??? 커피나무 4호의 잎 중 일부분이 뜯겨나간 것이 보입니다.
잎이 뜯겨나간 모양은 분명 벌레가 뜯어먹은 자국으로 보였고, 즉시 커피나무 잎의 뒷면을 뒤져보기 시작했습니다.
뜯겨 나간 커피나무 잎 뒷면 일부에서 거미줄 같은 허연 줄이 보였고, 그 중 한 장에서 초록색 애벌레가 발견되었습니다.
커피나무 잎을 얼마나 뜯어먹었는지, 몸이 연두색으로 변해 있었고, 일부 껍질 색이 변해 있는 채로, 허연 거미줄 밑에 숨어 있었습니다.
물론 이 애벌레는 발견 즉시, 사진 몇 장을 넘기고 척살되었습니다.
집을 비운 며칠 동안 커피나무 4호의 상단 잎 중 상당수가 뜯어먹힌 상태였습니다.
10여장 이상이 뜯어먹힌 자국을 보고 분명 공범이 더 있을 것이다 싶어 20분 남짓 커피나무들의 잎 뒷면을 샅샅이 뒤져봤지만 저 녀석외에 다른 공범은 발견되지 않았고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커피나무 4호만 피해를 입었더군요.
다른 커피나무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고, 또 여러 마리가 아닌 한 마리의 애벌레만 발견된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지만 평소 베란다의 방충망은 거의 24시간 닫아두고 지내는데, 어디서 저런 애벌레가 들어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진딧물 등의 공격을 받는 경우도 많다지만 저희 집의 식물들은 아직 이렇다할 병충해를 겪은 적이 없어 다행히다 싶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베란다 식물의 병충해와 관련된 증상 및 대책에 대해 미리 공부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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