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의 세 번째 월동 준비. 거실을 점령한 커피나무, 킹벤자민, 파키라 화분들

커피나무의 첫 번째, 두 번째 겨울 나기

가끔 제 블로그를 통해 소식을 전하고 있는 커피나무들, 2012년 6월에 심었으니 햇수로는 2년을 넘어 3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처음 500ml 생수병을 잘라 만든 플라스틱 화분에 심었던 커피콩의 싹들은 거대 파키라 화분 위에 둘러 세워 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작고 앙증 맞았습니다.

 

심은지 한 달만에 싹이 올라온 것도 신기했고, 두꺼운 커피콩 속에서 쪼글쪼글한 잎이 올라오는 것도 무척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한 여름의 땡볕을 가리기 위해 그늘막을 만들어 씌워주고 애지중지하며 초록잎이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게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꼬꼬마 커피콩 새싹들은 이렇게 거대 파키라 화분 아래에서 옹기종기 모여 첫 번째 겨울을 보냈습니다.

커피나무 커피묘목 coffee tree

 

500ml 페트병으로 만든 화분은 커피콩이 자라기에는 너무 비좁은 공간이라는 것을, 6개월이 다된 2012년 겨울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싹 터 올라온 커피콩이 기대했던 것보다 엄청 더딘 속도로 성장했던 것 역시 페트병 화분이 너무 작고 페트병 안에 담긴 흙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500ml 페트병보다 좀 더 큰 도자기 화분과 1.6리터 맥주 큐팩을 잘라만든 화분에 커피콩을 옮겨 심었습니다.

커피나무 커피묘목 coffee tree이 때가 2013년 4월 말

 

2013년 여름, 또 한 번의 분갈이를 하고 여름을 넘기면서 커피 나무들의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커피나무 커피묘목 coffee tree

 

커피나무는 특히 추위에 약한 식물이라 기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커피나무와 화분의 덩치가 모두 커져버린 2013년의 겨울, 커피나무들의 두 번째 월동을 위해 또 한 번 거실로 들여 놓았습니다.

지난 해 10월 초에 쓴 포스팅에도 커피나무의 덩치가 꽤 커졌다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2013/10/09 - 커피나무의 조금 이른 월동준비, 실내로 들여 놓고 화원놀이 하기

커피나무 커피묘목 coffee tree

 

꽤 추운 겨울이었지만 커피나무들은 거실의 볕이 잘 드는 창가 쪽에 놓아둔 덕분인지 겨울에도 성장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시기에 사용하기 시작한 하이포넥스의 공도 꽤 컸으리라 생각됩니다.

2014/01/04 - 식물 영양제 하이포넥스 하이그레이드 사용기. 커피나무에 1달간 사용한 결과!

커피나무 커피묘목 coffee tree

올 해 초만해도 이미 커피나무들의 덩치가 꽤 커져 마눌님께서는 실내에서 키우기엔 너무 크고 숫자가 많다는 얘기를 종종 하곤 했습니다.

2014년 10월, 커피나무의 세 번째 겨울 나기

올해 여름을 지나면서 커피나무 3호와 4호의 키는 1m가 훌쩍 넘을 정도로 커버렸습니다.

키와 함께 사방으로 뻗는 가지가 차지하는 공간도 만만찮게 되어,, 커피나무 화분을 한 줄로 세웠을 뿐인데도 베란다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해버렸습니다.

커피나무 커피묘목 coffee tree

 

거실 문을 열고 나오는 베란다 입구도 역시 커피나무들이 점령해버린지 오래입니다.

커피나무 커피묘목 coffee tree

 

그렇게 덩치가 커져버린 커피나무들을 보면서 즐거운 마음과 함께 겨울나기에 대한 걱정을 함께 하고 있던 10월의 어느 날입니다.

집에 돌아와보니 마눌님께서는 거실의 배치를 확 바꿔 놓았습니다.

멀리 보이는 파키라 나무를 비롯한 화분은 그자리 그대로인데, 벽을 바라보고 있던 소파의 위치가 달라졌습니다.

파키라 커피나무 커피묘목 coffee tree

 

반대쪽에서 본 거실의 그림은 이렇습니다.

벽에 붙어 있던 소파는 거실 한 가운데로 벽을 만들며 이동했고, 소파가 있던 자리에는 거실용 식탁이 붙어 있습니다.

가구의 배치를 달리하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다 생각했는데, 며칠 뒤 마눌님은 베란다의 화분을 거실로 들여놓으라는 명을 내렸습니다.

파키라 거실

 

마눌님의 명을 받들어, 화분을 하나씩 거실로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키가 큰 거대 파키라를 거실의 가장 안쪽으로 들였고, 화분 덩치가 가장 큰 커피나무 1호와 2호를 그 다음으로 들여 놓았고

파키라 커피나무 커피묘목 coffee tree

 

나머지 커피나무 3호~6호를 들여다 놓으니...거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버렸습니다 ㅡㅡ;;;

파키라 커피나무 커피묘목 coffee tree

 

소파 양쪽에 놓아두었던 홈시어터의 후방 스피커는 제 자리에서 쫒겨나 이렇게 가까이 마주보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후방 스피커를 이렇게 놔두면 영화 감상을 할 수 없다는 제 하소연은 영화 본 게 언제였냐고 묻는 마눌님의 한 마디에 꼬리를 내렸습니다.

홈씨어터 스피커 커피나무 식물

 

그렇게 키 큰 파키라와 커피나무들은 거실 안쪽 방향으로, 아직 키가 좀 더 작은 커피나무들은 거실 바깥 방향으로 배치를 했는데

커피나무 커피묘목 coffee tree

 

덩치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킹벤자민 화분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킹벤자민 식물 화분

 

작지만 두 사람이 지내기에는 전혀 무리없었던 아파트의 거실 대부분이 커피나무와 킹벤자민, 파키라 화분에 점령당했습니다.

저는 화분들 사이로 보이는 좌식 의자에서 겨울 저녁 시간을 보내게 될 듯 싶습니다.

사실 며칠 저녁, 저 자리에 앉아 TV 시청을 해 봤는데 초록 잎 사이에서 TV 감상을 하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더군요 ㅡㅡ;;

킹벤자민 파키라 커피나무 커피묘목 coffee tree

언젠가 제 블로그 포스팅에서 어쩌면 화분 때문에 집을 옮겨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별 생각없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얘기였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되어 이사 갈 집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원래 올해 겨울이 되기 전에 옮길 예정이었으나 올해는 현재의 집에서 보내게 될 것 같네요.

 

물론 전적으로 커피화분들 때문에 이사를 가게 된 것은 아니지만 말이 씨가 된다는 얘기, 일리있는 얘기임엔 틀림없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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