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기울어진 커피나무 가지
커피나무는 영상 15도 이하로 떨어지면 냉해를 입는, 추위에 무척 약한 식물입니다.
여름내내 베란다에서 생활하던 커피나무는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진 10월 말부터 거실로 옮겨와 지내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저희 집 거실을 비닐하우스처럼 쓰고 있는 셈인데, 마눌님께서는 좁아진 거실이 내심 불편했던 듯, 3월로 접어들면서 커피나무를 다시 베란다로 내놓을 때가 되지 않았고 종종 묻곤 하지만 기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베란다로 내놓겠다며 나름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박(ㅠㅠ)에도 불구하고 커피나무 6형제는 꿋꿋이 자라주었습니다.
겨울 동안에도 나름 꾸준히 성장을 하여 잎과 가지가 꾸준히 자라고 있는데요, 6그루의 커피나두 중 한 두 그루는 가끔 삐딱선을 타기도 합니다.
바로 이런 식으로 줄기가 기울어 자라는 것이죠.
사실 이렇게 줄기가 기운 것은 커피나무가 싹을 틔우고 줄기를 올릴 무렵부터 였는데, 그동안은 줄기가 슬쩍 기울었을 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커피나무의 키가 점점 커서 50cm를 넘고 곁가지가 나면서 커피나무 위쪽에 점점 무게가 실리는지, 어느날 문득 보니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기가 기울어 있었습니다.
이제 기울어진 커피나무 줄기에 지주대를 세워 바로 잡아야할 시기인 듯 합니다.
옷걸이 철사로 얼기설기 만든 커피나무 지주대
인터넷으로 '지주대'를 검색해보니 다양한 재질의 지주대가 팔리고 있었습니다.
플라스틱부터 코팅된 철제 지주대까지 재료와 길이에 따라 종류가 다양했고 가격은 개당 500원~2000원 사이더군요.
하지만 낱개로 사기에는 가격보다 배송료가 더 많이 나오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밭작물을 키우는 것도 아닌 제가 여러 개 묶음으로 사기도 애매한 물건이었습니다.
결국 옷걸이 철사를 펴서 얼기설기 지주대를 만들어 봤습니다.
지난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커피나무 1호의 경우 곁가지가 무척 길게 자라면서 잎이 주렁주렁 달리다보니, 잎의 무게 때문에 곁가지가 점점 기울더군요.
옷걸이 철사를 펴서 곁가지를 받칠만한 고리를 만든 후, 화분에 고정하는 식으로 커피나무 지주대를 설치했습니다.
옷걸이로 만든 지주대의 화분쪽은 이렇게 흙에 꽂은 뒤 넓은 투명 테이프를 둘러 고정해 놨습니다.
큰 힘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 그런지 지주대의 용도로는 제격이네요.
물론 투명 테이프를 둘둘 감아놓다보니 보기에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투명한 색이라 크게 신경쓰일 정도도 아니었습니다.
키가 크고 곁가지가 나면서 더욱 심하게 기울어진 커피나무에도 옷걸이를 이용해 지주대를 세우기로 했습니다.
역시 투명 테이프를 둘둘 감아볼까 하다가 플라스틱 화분의 테두리 안쪽으로 홈이 파져 있다는게 눈에 띄더군요.
옷걸이 철사를 화분 테두리 모양에 맞춰 구부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플라스틱 화분의 홈에 맞게 옷걸이 철사를 구부려 끼워넣으니 딱 맞아 들어가는군요.
하지만 그냥 이렇게만 두기에는 살짝 불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구부려놓은 옷걸이 지주대의 위쪽을 다시 한 번 구부렸더니 제법 단단하게 고정이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옷걸이 철사를 구부려 플라스틱 화분의 홈을 감싸는 식으로 만든 것인데, 역시 커피나무가 큰 힘을 받을 정도로 거목은 아니다보니 이 정도로만 고정해 둬도 별 무리는 없을 듯 싶습니다.
커피나무 가지가 기울어진 반대 방향으로 옷걸이 지주대를 꽂은 뒤 두꺼운 끈을 이용해 살짝 감아주었고, 옷걸이 지주대는 의도한 바와 같이 기울어졌던 커피나무 가지의 방향을 똑바로 세우기에 충분했습니다.
간단한 작업을 통해 기울어진 커피나무에 옷걸이 지주대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사실 나무의 줄기 모양을 바로 잡을때는 나무 가지 바로 옆에 지주대를 꽂고 줄로 묶어주는게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화분 한 가운데 지주대를 꽂다가 자칫 커피나무의 뿌리가 상할 수도 있을 듯 싶었습니다.
때문에 화분 옆면에 지주대를 세우고 끈으로 살짝 모양을 잡아주는 정도로 지주대를 세워봤습니다.
어린 가지의 모양을 바로 잡기 위해 철사나 철끈 등을 이용해 질끈 묶어두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되는데, 이렇게 동여둔 철사줄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나무 줄기가 굵어지면서 철사가 줄기를 파고 들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은 장인어른 댁에 있던 파키라 나무입니다.
꽤 오래전에 묶어둔 철사줄이 파키라 나무 줄기를 파고 든 것을 발견하고 철사줄을 끊어낸지 6개월 남짓 지난 상태인데요, 처음 발견 당시보다 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깊은 철사줄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커피나무의 폭발적인 성장세, 과연 어디까지?
제 블로그를 통해 커피콩을 심고 싹이 트고 자라는 일련의 과정을 꾸준히 포스팅해오고 있습니다.
가끔 예전 커피나무 포스팅의 사진을 보면 커피나무가 이렇게 작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사진찍은 날짜를 확인하면 더 놀라게 됩니다.
사진의 커피나무 6형제는 2013년 7월말에 찍은 것입니다.
이때만해도 키가 15~20cm 남짓한, 화분이 꽤 커보일 정도로 어린 커피나무였습니다.
2013년 7월 말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은, 2014년 3월의 커피나무입니다.
커피나무 여섯그루 모두 키가 40~60cm로 부쩍 자랐을 뿐 아니라 곁가지를 쑥쑥 내밀게 되면서 각자 차지하는 공간도 꽤 넓어졌습니다.
2014년 3월 말
마눌님께서 자꾸 베란다로 내보낼때가 되지 않았냐고 묻는 이유도 커피나무 화분이 차지하는 공간 자체가 꽤 늘었기 때문인데요, 불과 7~8개월 전의 사진과 비교해봐도 훌쩍 차이가 날 정도인데, 앞으로 6개월, 혹은 1년 뒤에는 커피나무의 키와 너비가 얼마나 클 것인지 슬슬 걱정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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