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명소, 장태산 자연휴양림
나름 여행을 자주 다닌다고 자부해 왔지만 지난 8월 대전으로 이사온 뒤 당일치기 짧은 여행도 다니지 못했을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더운 여름과 가을을 보내면서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생겨 짧게나마 콧바람(?)을 쐬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한때 여행코스 검색 전문이던 마눌님은 집에서 가까운, 대전 명소 몇 곳을 검색한 끝에 장태산 자연휴양림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저는 역시나 다녀올 장소에 대한 사전 지식이라고는 전혀 없이 차에 올라타고 네비게이션에 '장태산 자연휴양림'을 입력한 뒤 운전을 시작했고, 도심을 빠져나와 시골길 느낌의 도로를 좀 달리니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양쪽에 펼쳐진, 장태산 자연휴양림 안내 간판이 나타났습니다.
장태산 자연휴양림 간판을 지난 뒤, 길 옆으로 무료 주차장이 보였습니다.
지하 주차장 없는 구축 아파트로 이사온데다, 대전 시내에는 어지간한 공영주차장도 찾아보기 쉽지 않았는데, 정말 오랫만에 보는 무료 주차장이 색다른 느낌입니다.
넓직한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잠시 걸어가니 장태산 자연휴양림 입구가 보입니다.
장태산 자연휴양림 입구에는 여느 자연휴양림처럼 차량 출입 통제용 차단기와 안내 건물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입장료 무료'라는 안내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간 다녔던 많은 자연휴양림들이 휴양림내 숙소 이용객이 아닌 일반 이용객들에게 입장료를 받는 경우를 자주 봤는데,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주차장부터 입장료까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네요.
장태산 자연휴양림의 산책로는 눈이 깨끗이 치워져 있었는데, 안쪽 개울 위에는 얼음 위로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습니다.
휴양림으로 오는 진입로부터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었는데, 휴양림 안 산책로를 걸어들어오니 본격적인 메타세콰이어 길이 펼쳐집니다.
해가 슬슬 저물어가는 추운 겨울 오후, 파란 하늘에 노란 햇볕, 그리고 시원한 바람까지 더해지니 머리가 확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장태산 자연휴양림 안내도를 보니, 등산로와 산책로로 나뉘어 있는데 저희는 천천히 산책로를 따라 걷기로 했습니다.
산에 가려 어둑어둑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 앞쪽 방향과 달리, 뒤를 돌아보니 황금빛 노을이 나무며 숲을 물들이고 있네요.
쌀쌀한 날씨였지만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제법 많이 보였습니다.
장태산 자연휴양림 메타세콰이어 산책로를 따라 걸어올라가다 보니 곳곳에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나무침대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이라 나무침대는 눈으로만 구경했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철푸덕 누워 산림욕을 즐기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절로들었습니다.
전혀 숨차지 않을 정도의, 경사가 완만한 메타세콰이어 길을 따라 걸어올라가니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매점 겸 까페가 보였고, 매점 길가에는 시와 노래가사를 적은 팻말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장태산 자연휴양림에는 반려견 동반 입장이 허용되는 곳이라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온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 강아지 포토존도 재미있었습니다.
20~30분 남짓 느린 걸음으로 산책을 즐기다 보니 어느덧 숲속의 집 근처까지 도착했습니다.
걸음을 돌려 내려가는 길, 중간에 지나쳤던 출렁다리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숲속 교실까지 올라왔던 길도 그리 높지 않은 편안한 길이었는데 중간 지점에 출렁다리라니, 어떤 모습일까 싶었는데 마치 놀이동산 롤러코스터의 기둥같은 높은 기둥이 보였고
'숲속 어드벤처'라는 간판은 역시 놀이동산의 느낌입니다ㅎㅎ
출렁다리로 올라가는 길은 계절에 따라 이용시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저희는 20분 정도 남겨 놓고 아슬아슬하게 도착했습니다ㅎㅎ
출렁다리로 가는 데크 산책로는, 완만하면서 조금 길게 걷는 길과 제법 경사가 있는 지름길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중간에 지름길을 선택해서 올라가는데, 계단 바닥에 얼음이 있어 난간을 잡고 조심조심 올랐습니다.
그렇게 출렁다리로 가는 지름길을 올라 도착했습니다.
보기에는 그닥 길어보이지 않았지만 출렁다리 앞 현판에는 길이 140m라고 적혀 있네요.
밑에서 올려볼 때는 그리 높지 않다 싶었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출렁다리까지 오는 굽이길이 훌쩍 내려다 보이는 게 높이가 확 체감됩니다.
출렁다리 중간 양쪽에는 아주 조그만 유리 바닥이 설치되어 있는데, 너무 작아 아쉽다 싶다가도 막상 유리 위에 올라서니 다리가 저릿한게 긴장감이 있었습니다ㅎㅎ
이제 해가 거의 넘어가면서 지상은 그림자가 짙게 깔렸지만, 출렁다리 위에서는 숲에 드리워진 황금빛 햇볕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별 기대없이 방문했던 장태산 자연휴양림에서 울창한 숲과 거대한 메타세콰이어 길을 느릿느릿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었고, 출렁다리 위에서 탁트인 숲과 하늘 구경을 실컷할 수 있었습니다.
찬 바람부는 겨울에 찾아도 눈이 탁 트이는 시원한 풍경이 근사했는데 봄여름가을 풍경도 어떨지, 꼭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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