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찾은 옥화자연휴양림
며칠 전 친한 후배들과 2박3일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서울에 갈 때마다 기회가 되면 만나는 후배들인데, 얼마전 우연찮게 여행 얘기가 나왔고, 마눌님의 허락을 받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일은 주말에 걸쳐 머물 숙소를 잡는 것이었는데, 평소 여행일정이나 숙소를 잡는데 일가견이 있는 마눌님께서 수고를 해 주셨습니다.
이번 숙소는 충북청주 옥화자연휴양림의 숲속의 집, 2014년 옥화자연휴양림으로 캠핑을 다녀온 기억이 있는터라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납니다.
5년만에 옥화자연휴양림에 도착해보니 여러 곳이 바뀌었는데, 일단 좀 허름했던 관리사무실이 맞은편의 새 건물로 이동했습니다.
옥화자연휴양림 숲속의 집은 청주시 옥화자연휴양림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5년 전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은 인터넷 예약이 안되고 선착순 운영되었는데, 이제는 인터넷으로 예약 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네요.
2014/05/23 -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 이용후기. 자연휴양림의 울창한 나무가 매력적인 야영장
참고로 위의 포스팅은 2014년 당시 기준이라, 현재는 예약 과정 및 부대 시설이 엄청나게 바뀌었습니다.
확 바뀐 옥화자연휴양림 시설
옥화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간단한 신분증 확인 절차를 거친 뒤(임의적인 예약 양도/양수를 막기 위해 예약자 본인 신분증 확인), 20리터 쓰레기봉투(370원)를 하나 구입한 뒤 저희가 예약한 숲속의 집(진달래 4호)로 향하는 길입니다.
천안은 이미 벚꽃 시즌이 다 끝나고 초록으로 바뀌었는데, 옥화자연휴양림의 벚꽃은 이제 만개했네요.
저희가 예약한 방은 진달래 4호, 안내 표지판을 따라 차를 몰고 와보니 새로 지은 건물에 보도블럭까지 깔린 분위기까지, 확 바뀌었습니다.
5년 전 캠핑 중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찍은 숲속의 집, 마침 진달래 1~5호 건물 사진이 남아 있었네요.
숲속의 단층 건물 한 동을 양쪽으로 나눠 진달래 4호, 5호로 사용하던 예전과는 전혀 다릅니다.
2014년5월 당시, 진달래 4,5호
5년전 사진과 비교해보니 제법 울창하던 나무들까지 싹 정리한 것 처럼 보이는데, 반대 방향에서 찍은 사진을 예전 나무들을 많이 살려두었네요.
기준 인원보다 좁은 진달래4호 실내
옥화자연휴양림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진달래4호 객실은 52제곱미터 규모, 기준인원 10명, 최대 13명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 인원수 기준으로 예약했다면 당황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최대인원 13명??????
진달래4호의 1층 거실 공간은 부엌과 겸하는 형태, 1~1.5평 남짓한 거실은 많이 좁아 보입니다.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보이는 공간 역시, 4~5명 정도 머물면 꽉 찰 정도로 좁은 편입니다.
2층에서 거실을 내려다보면 대략 이런 분위기, TV와 냉장고, 싱크대, 계단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많아 실제 거실에는 2~3명 정도 머물기에 적당해 보입니다.
TV와 냉장고, 무선 인터넷 등 시설
옥화자연휴양림 홈페이지의 인원수를 기준으로 방을 예약하는 것은 크게 무리일 듯 싶습니다.
저희는 다행히(!) 성인남자 4명이 전부였는데, 딱 4명 정도가 적당하다 싶고 6명 정도가 최대 인원이지 싶네요.
거실문을 열면 나오는 바베큐 공간 역시 4~5명 남짓한 인원이 이용할 수 있을 정도지만, 다른 숙소와 마주하는 형태가 아니고 독립된 전경이라 편안합니다.
탁트인 전망이 많은 것을 용서하는 곳
물론 베란다 양 옆이 살짝 트여 옆 집의 시선이 완벽하게 차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전방 뷰가 다른 건물에 가리지 않고 탁 트여 있다는 점은 좁은 실내에 대한 아쉬움을 충분히 잠재울만한 장점이었습니다.
캠핑때 자주 쓰던 테이블보를 깔고, 베란다에 준비되어 있는 화로에서 고기를 구워 한 상차렸습니다.
고기 메뉴와 자잘한 식재료들은 모두 마눌님께서 준비한 것을 가져왔는데, 덕분에 함께 온 동생 녀석들은 '역시 형수님'을 연호하며 맛있는 식사를 즐겼습니다.
동생들과 그동안 밀렸던 얘기에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였지만, 저도 이 녀석들도 제 블로그에 등장하는 것을 원치않는터라, 인물 사진은 남기지 않습니다ㅎㅎ
여전히 울창한 숲과 나무
그간 캠핑을 다녀 본 어지간한 캠핑장들은 산을 끼고 있었고, 숲과 나무가 울창했는데, 옥화자연휴양림은 유난히 짙고 편안한 숲속 산책길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틑날 늦은 아침을 먹고 동생들과 함께 가벼운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저희가 머물고 있는 진달래방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이렇게 근사한 분위기의 산책로가 시작됩니다.
연녹색으로 시작된 산책로는 곧이어 만개한 벚꽃길로 이어집니다.
미세먼지도 싹 사라지고 날씨도 화창하게 맑은 아침에 벚꽃길을 걷고 있는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가벼운 기분으로 산책로를 계속 따라가니 키 큰 나무들이 좌우로 펼쳐져 있고
5년 전에도 인상깊었던 숲속 수영장 시설도 보였는데, 지하수 고갈로 수영장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어 아쉬웠습니다.
숲속 수영장을 지나 조금 더 걸어올라가니, 평지에서 경사로 바뀌는 3갈래 길이 나왔습니다.
평소 산책을 그리 즐기지는 않지만 이 날은 좀 더 걷고 싶었는데, 함께 산책나온 동생들이 돌아가자고 보채어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오랫만에 야외에 나온터라, 속리산 법주사를 다녀왔습니다.
법주사 초입 주차장에 차를 대고, 법주사와 세조길을 걷는게 원래의 계획이었고 큼직한 벚나무와 소나무가 줄지어 있는 풍경도 참 좋더군요.
다만 주말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분위기에 기온도 훌쩍 오르다보니, 동생들은 한적한 숙소로 돌아가고 싶다합니다.
실은 저도 긴 산책은 즐기는 편이 아니다보니, 얼씨구나 하면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5년전 추억과 겹치는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
숙소로 돌아와 동생들이 오후 휴식(?)을 취하는 동안 저는 카메라를 들고 캠핑장 쪽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전 날 차를 몰고 들어왔던 길이라 잘 몰랐는데, 걸으면서 보니 벚꽃잎이 흩뿌려진 길이 북적거리던 법주사보다는 훨씬 낫다 싶네요ㅎㅎ
어제 옥화자연휴양림 입구를 들어설 때도 잠시 살펴봤지만, 캠핑장 시설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보도 블럭과 잔디밭, 그리고 깨끗한 나무데크들로 구획이 잘 정리되어 있고, 개수대나 화장실 등의 캠핑장 시설들 역시 깨끗한 건물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5년 전, 허름하고 낡은 나무데크와 쇠파이프에 검정 비닐로 햇볕을 가리고 있던, 먼지 날리는 운동장 분위기의 캠핑장과는 그야말로 격세지감입니다.
2014년 5월, 흙먼지 날리던 운동장 캠핑
5년 전 저희가 텐트를 쳤던 50번 사이트 역시 규격화된 나무데크와 난간이 깔끔하게 쳐 있었고, 흙비탈이었던 길도 깔끔한 나무 계단이 만들어져 있네요.
5년 전과 비슷한 뷰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다른 가족들이 쉬고 있는터라 소심한 각도에서 한 장 찍었습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예전 블로그 포스팅의 사진을 들여다보니 해먹을 걸었던 비스듬한 나무를 비롯한 예전 나무들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군요.
2014년, 옥화자연휴양림의 추억
단지 하룻동안 텐트를 치고 묵었을 뿐인데,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와서 예전 사진과 함께 보니 왠지 추억이 물씬 묻어나는 그런 곳이 된 느낌입니다.
예전 옥화자연휴양림이 좀 낡고 거칠지만 나무가 울창한 산책길이 좋았던 곳이라면, 지금의 옥화자연휴양림은 깔끔하고 세련된 시설까지 갖춘 곳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깔끔한 현대식 시설을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예전의 부족한 시설이 더 많이 생각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시간이 흐르고 추억이 깃든 곳이라 그런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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