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유량동 태조석갈비의 돼지석갈비. 뜨거운 돌판에 나오는 담백한 돼지 갈비

천안, 유량동, 석갈비

천안에 살았던 기간에 비하면 맛집(?)을 그리 많이 찾아다닌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천안 유량동에는 꽤 많은 맛집들이 모여 있어 나름 즐겨 찾았던 동네입니다.

 

산길을 낀 2차선의 좁은 차로를 천천히 따라가다보면 길 양쪽으로 꽤 큼직한 음식점들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 중 석갈비 전문인 태조석갈비는 마눌님께서 특히 좋아하는 메뉴입니다.

 

얼마 전 천안에 일이 있어 토요일 오전부터 고속도로를 달렸고, 천안에서 일을 마친 뒤 점심을 먹기 위해 태조석갈비에 들렀습니다.

 

토요일 점심시간 답게, 넓은 주차장에는 꽤 많은 차가, 가게 입구에는 두 세팀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천안 태조석갈비 주차장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팀도 있었고, 가게 안에는 토요일 점심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했는데, 대략 10분이 안되어 자리 안내를 받아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참고로 사진 왼쪽으로도 테이블이 있는데, 1년 전쯤 왔을 때는 좌식 테이블이 있었지만 모두 일반 테이블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태조석갈비 실내

 

태조석갈비의 주 메뉴는 돼지석갈비, 저희는 돼지석갈비 2인분에 공기밥 2개, 된장찌개 1개를 추가했습니다.

이 곳은 공기밥과 된장찌개를 따로 시켜야 하며, 평일에는 돌솥밥을 주문할 수 있지만 손님 많은 토요일이라 그런지 이 날은 돌솥밥 주문이 불가했습니다.

태조석갈비 메뉴판 가격

아, 메뉴판 사진을 찍다보니 지난 번에 방문했을 때보다 석갈비 가격이 2000원 남짓 오른 듯 싶습니다.

 

석갈비 주문을 마친 잠시 후, 기본 반찬들이 차려졌습니다.

명이나물, 양념게장, 잡채, 된장고추절임, 샐러드 등으로 이루어진 비교적 평범(?)한 고기집 반찬 구성이지만, 각 반찬들이 신선, 아삭해 고기가 나오기 전 입맛을 돋구어주었습니다.

태조석갈비 기본 반찬

 

초딩입맛인 저는 참깨드레싱이 뿌려진 샐러드와 우엉초절임 등 새콤한 샐러드류가 특히 맛있었고, 따끈하고 탱글한 잡채도 맛이 좋았으며 고추 된장절임도 아삭아삭해 고기에 잘 어울렸습니다.

고추 된장 절임

 

잠시 후 연기와 함께 뜨거운 석갈비가 조리가 완료된 상태로 등장했습니다.

석갈비라는 메뉴 이름이, 뜨겁게 달군 돌에 올린 갈비라고 하던데 고기가 더 타는 것을 막기 위함인지 큼직하게 썰어 놓은 양파 위에 올려져 나옵니다.

태조석갈비 돼지석갈비

 

석갈비의 크기는 제 손크기보다 살짝 작습니다.

양에 대해서는 각자 의견이 다를 수 있겠는데 일반인 수준의 식사량인 저희 두사람에게는 충분한 양이었습니다.

태조석갈비 크기 양

다만 뼈무게가 포함된 200g이니 만큼, 고기를 많이 드시는 분은 좀 더 넉넉히 시키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일단 집게와 가위를 이용해 뼈에서 고기부분만 먹기 좋게 잘라냈고, 저는 첫 고기는 습관대로 아무 양념없이 고기만 집어 먹었습니다.

석갈비의 양념은 일반 양념 갈비에 비하면 매우 적당한 정도의 단짠 간장 양념으로, 삼겹의 고소한 맛이 주가되고 간장 양념 맛이 보조하는 느낌입니다.

태조석갈비 맛

아울러 미리 구워져 나오약간의 불향이 감도는데 고기만 그냥 먹어도 딱 괜찮을 정도의 양념입니다.

 

쌈을 좋아하는 마눌님은 역시 상추쌈에 파무침, 마늘과 고기를 얹어 제게 내 미는군요ㅎㅎ

태조석갈비 상추쌈

 

개인적으로 오랜 전통의 식당을 가면, 나무 테이블 표면이 끈적거린다거나 가위나 집게가 그리 깨끗하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곳은 끈적이기 딱 좋은(?) 마감의, 오래된 나무 테이블이지만 부지런히 닦아낸 덕분인지 끈적이는 느낌이 없었고 각종 집기류들도 깨끗하게 관리되는 등 위생 상태가 깨끗했습니다.

천안 태조석갈비 위생상태

 

저는 상추쌈보다 고기와 된장고추 절임이 입에 잘 맞았습니다.

살코기에 간장 양념이 푹 배어나오는 흔한 돼지갈비에 비하면 담백하다 할 정도의 양념이다보니 된장 고추절임이나 매운 소스 등을 찍어먹는 게 제 입맛에는 잘 맞았습니다.

돼지갈비 고추 된장절임

 

여러 반찬과 함께 석갈비만 부지런히 먹는 중, 밥과 된장찌개가 나왔고 돌판에서 적당히 익은 양파를 매운 양념에 찍어 함께 먹는데 불향 배인 양념 갈비와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석갈비 양파 돼지갈비

 

다만 따로 시킨 된장찌개는 호박과 게 집게발 등 다양한 내용물이 들어가 있었지만, 좀 덜 끓인 듯한 된장 풋내가 느껴져 아쉬웠습니다.

된장찌내 내용물은 꽤 괜찮은 터라, 좀 더 팔팔 끓여 나왔더라면 돼지갈비의 느끼함을 씻어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태조석갈비 된장찌개

 

그렇게 2인분의 석갈비와 공기밥을 깨끗이 비웠습니다.

사진을 보니 제 입맛에 잘 맞았던 우엉초절임이나 된장 고추절임, 돌쟁반위에 올려졌던 양파 등이 인기 였네요ㅎㅎ

태조석갈비 맛

된장찌개를 한 두 숟갈 떠먹고 말았던 터라, 석갈비 쟁반이 비어갈 무렵에는 살짝 식은 뼈삼겹이 좀 느끼해져, 덜 끓은 된장찌개는 계속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아울러 미리 구워져 돌판에 얹혀 나오는 석갈비는 서빙 초반에는 매우 고소하고 촉촉하지만, 식사를 마칠 무렵이되면 고기가 식으면서 삼겹살 지방이 서걱 씹히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사실 제가 밥을 좀 느리게 먹는데다 중간중간 사진을 찍느라 시간을 더 지체한 것도 있는데, 석갈비는 가급적 돌판의 열기가 식기전에 빠르게 드실 것을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태조석갈비 내부는 깨끗하지만, 실내 조명은 맑은 낮인데도 어둡게 느껴졌고 연기가 빠지지 않아 천천히, 여유있는 식사를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식탁에 숯불이 올려져 바로 고기를 굽는 식당에 비하면 미리 구워져 돌판에 얹혀 나오는 석갈비는 연기가 적을 듯 싶지만, 테이블에 연기를 배출하는 설비가 없고 손님이 몰리니 실내에 연기가 많이 차는 느낌입니다.

태조석갈비 실내 연기

예전 평일에 왔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고, 저희가 다녀온 토요일에 유난히 손님이 많았던 것 같은데 가능하면 평일에 찾는 게 더 좋을 듯 합니다.

 

그렇게 석갈비 2인분과 공기밥, 된장찌개를 해치우고(!) 가게를 나섰습니다.

이제 천안, 유량동의 식당을 언제 또 올까 하는 묘한 아쉬움이 남는군요.

태조석갈비 주소 전화번호

 

본 리뷰는 블로거라 티내지 않고,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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