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황부자 칼국수의 칼국수와 물총. 탱글한 수타면발, 시원 칼칼한 국물

비오는 날 점심, 칼국수

새벽부터 비가 내리며 훌쩍 쌀쌀해진 오전, 마눌님과 함께 일찌감치 은행 업무를 본 뒤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후둑후둑 비가 내리는 날씨에 뜨끈한 짬뽕이 어떠냐 했는데, 마눌님께서는 대전 토박이가 추천한 칼국수 맛집이 있다면서 가보자는군요.

 

집에서 15분 정도 걸려 도착한 곳은 오씨칼국수 집이었는데, 마침 월요일 휴무날에 딱 걸렸네요.

비가 오는데다 어둑어둑하기까지 한 날씨에 헛걸음했구나 싶었는데, 마눌님은 2안이 있다면서 50미터쯤 떨어진 황부자 칼국수 집으로 안내했습니다.

 

저는 주차를 편하게 할 수 있는 곳을 좋아하는데, 황부자 손칼국수 가게 앞에 4~5대 정도의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가게 옆에도 꽤 넓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대전 황부자 칼국수

 

황부자 손칼국수 가게 내부는 꽤 넓고 깨끗했습니다.

비오는 이른 월요일 시간대라 넓은 가게 내부에는 3~4팀 정도의 손님이 있었습니다.

황부자 손칼국수 내부

 

가게를 들어서면 입구 정면에서 칼국수 면발을 만들고 있는 사장님이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칼국수 면을 칼로 썰어내면서도 오가는 손님들을 모두에게 인사를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황부자 손칼국수 수타면

 

칼국수 면발은 숙성시킨 반죽을 직접 방망이로 밀고 큰 칼로 직접 썰어내어 만드는데, 손님이 적어 조용한 가게에 나무판 위에서 또각또각 면을 써는 소리가 왠지 편안한 느낌입니다.

황부자 칼국수 수타면

 

차림표를 보니 오징어 쟁반국수, 황부자칼국수, 해물조개탕, 그리고 물총 등의 메뉴가 있습니다.

사전 정보없이 왔다면 '물총'이라는 메뉴가 뭔지 몰랐을 텐데, 마눌님은 지인으로 부터 일단 칼국수와 물총을 먹어보라는 조언'을 들었고, 그대로 칼국수 하나, 물총 하나를 시켰습니다.

황부자 칼국수 메뉴판

 

여느 칼국수집처럼 항아리에 김치가 담겨 원하는 만큼 덜어먹을 수 있습니다.

김치는 완전히 새로 담근 맛이었는데, 흔한 칼국수집 김치이면서도 살짝 더 매콤한 듯 싶습니다.

칼국수집 김치

앞서 메뉴판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배추는 국내산, 고추가루는 국내산/중국산 이라는 원산지 표시가 조그맣게 적혀 있습니다.

 

그렇게 김치 맛을 보며 잠시 기다리는 동안, 물총이 나왔습니다.

넙적한 냄비에 물총(동죽)을 넣고 끓여낸 메뉴인데, 매우 심플하지만 왠지 술이 땡기는 비주얼입니다.

황부자 칼국수 물총

 

어찌보면 흔한 조개탕 느낌이지만, 국물이 진하고 시원한데다 청양고추의 칼칼한 맛이 더해져 비오는 날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물총 조개

특히 탱글탱글한 물총의 식감도 꽤 인상적이었는데, 아마도 집에서 끓인 조개탕이 국물은 시원하지만 조개살은 왠지 푹 익어 퍽퍽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런 듯 싶습니다.

 

조개를 하나둘씩 건져먹고 국물을 먹는 동안, 칼국수가 나왔습니다.

칼국수에도 조개가 들어가며, 함께 올려진 호박은 양이 좀 적은 편이었지만 탱글탱글하고 윤기나는 면발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황부자 물총칼국수

서빙해 준 직원분께서 칼국수 국물은 물총 국물과 달리 칼칼한 맛은 아니라 하셨는데, 매운 맛 없이 시원하고 진한 멸치 육수 맛이 인상적입니다.

 

벽에는 칼국수 국물이 10여종 이상의 재료를 함께 넣어 끓여낸다고 하는데, 멸치와 황태 등이 주로 느껴지는, 시원하고 맛있는 육수입니다.

 

그리고 육수맛 보다 더 인상적인, 극강의 탱글함이 보이는 손칼국수 면발입니다.

적당히 굵고 탱글한 칼국수 면발에 시원하고 진한 육수맛이 어우러지면서 젓가락이 빠르게 움직입니다.

대전 황부자칼국수 수타면발

 

앞서 흔한 칼국수집 김치라 했지만, 역시 굵은 칼국수 면발에는 갓 담근 김치 맛이 잘 어울립니다ㅎㅎ

칼국수면발 김치

 

칼국수 한 그릇의 양은 결코 적지는 않았지만, 둘이 흡입하듯 먹다보니 또 살짝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진하고 시원한 국물이 제법 많이 남아 왠지 섭섭한 느낌이 있었는데

황부자 칼국수 맛

 

공기밥 주문이 가능했고, 한 그릇을 둘이 나눠 먹으니 저희는 더할나위없이 적당한 양이었습니다.

황부자 칼국수 공기밥

 

그렇게 칼국수 한그릇, 물총 하나에 공기밥을 추가한 뒤 깔끔하게 비웠습니다.

물총은 탱글한 조개 식감과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맛, 칼국수는 역시 탱글한 면발에 진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왠지 비슷하면서도 다양한 조합을 맛 본 듯 싶습니다.

황부자 칼국수 대전 맛집

아쉬웠던 점이라면, 처음 나와 뜨거울 때는 시원하고 진했던 국물이 식으면서 살짝 짜다 싶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냄비에 담겨 나온 물총은 그야말로 술국으로 딱 어울리는 비주얼인데, 가스레인지에 올려 끓이면서 뜨끈함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비 내리고 쌀쌀한 날, 뜨끈하고 시원한 물총칼국수는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고, 오늘 시키지 않았던 조개칼국수도 한 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부자 칼국수 주소 전화번호

아, 빼먹을 뻔했는데 황부자 칼국수는 매주 화요일 휴무입니다.

본 리뷰는 블로거라 티내지 않고,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