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만의, 유무선 전화기
최근 마눌님께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고, 저는 옆에서 자잘한(?) 일거리들을 지원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새로 매장을 여는 것이다보니 여러 매장용 비품들도 구매 중인데, 그 중 하나가 유무선 전화기입니다.
사실 이제 유선 전화는 휴대폰에 밀려 왠만한 가정에서도 찾아보기 어렵고, 규모가 있는 사무실에서는 키폰 등을 사용하느라 구시대의 유물 같은 느낌이지만, 작은 개인 매장에서는 유무선 전화기가 꼭 필요한 물건이었습니다.
덕분에 제법 공을 들여 인터넷 검색을 진행, 심사숙고 끝에 필립스 DCTG492라는 유무선 전화기 세트를 구매했습니다.
제가 유무선전화기를 마지막으로 구매했던 것이 2000년대 초반으로 기억되니, 거의 십수년만에 제품을 검색해 보게 되었네요.
그리고 이제는 사양길에 접어든 제품군임을 입증하듯, 제품 출시일이 2010년부터 2017년 까지 3~10년 전에 출시된 제품들이 아직 현역으로 판매 중입니다.
어쨌든 제품 선택의 폭이 매우 좁은 상황이라, 5~10만원 사이에서 깔끔한 디자인과 사용자 평가가 괜찮은 제품을 고르려고 하는데, 개인의 경험에 따라 평가도 극과극이라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제품을 구분할 사양을 살펴보다가 유무선 전화기의 주파수 대역이 1.7GHz와 2.4GHz로 나뉜 것을 알게 되었고, 2.4GHz 제품들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유무선 전화기에서 1.7GHz와 2.4GHz의 차이가 무엇인지 검색해보니 2.4GHz 제품들이 대역폭이 넓어 좀 더 음질이 좀 더 깨끗한 반면, 요즘의 2.4GHz 무선 공유기와 혼선이 있을 수 있어 특정 조건에서는 1.7GHz 유무선 전화기의 통화 품질이 더 나을 수 있다고 합니다.
무선 공유기의 2.4GHz 대역과 혼선 가능이란 얘기에 1.7GHz로 잠시 기울었지만, 혼선이 발생할 경우 무선 공유기의 채널 변경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일단 스펙이 높은 2.4GHz로 결정했습니다.
2021.07.29 - 무선 공유기 와이파이 채널 확인/변경 요령. Wifi Analyzer로 주변 무선 채널 확인/설정
필립스? 맥슨?
그렇게 필립스 DCTG492로 결정, 주문하고 제품을 받았는데, 판매원 및 A/S가 맥슨전자라고 적혀 있네요.
사실 90년대 초중반에는 맥슨이나 바텔 무선전화기의 TV CF가 꽤 많이 방영되었고 덕분에 맥슨이라는 이름이 익숙하지만, 선택에 큰 역할을 한 것은 필립스였는데 느닷없이 맥슨전자라는 스티커를 보니 살짝 당황스럽습니다.
뭐 어쨌든 맥슨전자는 유무선 전화기 전문업체이니 문제 발생시 대응은 괜찮겠지, 위로해 봅니다.
그리 크지 않은 종이박스의 스티커 봉인을 뜯고 박스를 열자 안쪽에 내용물이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DCTG492의 내용물은 유선 전화기 본체와 수화기, 무선전화기 본체와 거치대, 두 개의 어댑터와 전화선, 전화 플러그 등이 담겨 있습니다.
필립스 DCTG492의 유선 전화부는 꽤 깔끔한 디자인에 멤브레인 키보드, 또는 촉감 좋은 리모컨 버튼을 누르는 듯한 버튼 감촉도 좋습니다.
버튼은 백라이트 없는 불투명이지만 매장 조명이 꽤 밝은터라 오히려 깔끔한 느낌입니다.
완만한 곡선의 무선 전화기 본체와 충전 거치대도 깔끔합니다.
무선 전화기 본체 크기가 생각보다 작은 듯 싶지만, 생각해보면 무선 전화기가 한창이던 시절의 일반 사이즈입니다.
다만 처음 다나와 상품 설명에서는 제품 색상이 무광에 가까왔지만, 실제 제품은 유선/무선 몸체 모두 매우 반짝거리는 유광 검정입니다.
유광 플라스틱의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손자국이 쉽게 남는다는 것인데, 실제로 얼마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유무선 전화기 몸체에 지문이 꽤 많이 눈에 띄는군요.
다나와 상품 설명과 달리 개별 쇼핑몰 상품 설명은 반광 수준의 이미지가 올라와 있는데, 어쨌든 DCTG492는 매우 반짝거리는 유광 재질입니다.
AAA 니켈수소 충전지
DCTG492의 배터리는 AAA 사이즈 니켈수소 충전지 2개가 들어갑니다.
예전 무선전화기가 리튬이온 배터리이고 지금도 리튬이온 배터리 사용 제품들이 많지만, 1년이 채 되기 전에 배터리가 부풀어 올랐고, 새로 구매한 배터리도 다시 부풀었던 경험을 했던터라 이번에는 굳이 AAA 사이즈 충전지 사용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패키지에 포함된 AAA 니켈수소 충전지는 수명을 다하더라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구하기 쉬워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을 듯 싶습니다.
2개의 AAA 배터리는 무선 전화기 뒷면 커버를 열고 장착하게 되는데, 충전식 배터리만 사용하라는 경고 메시지가 인상적입니다.
유선전화 본체와 무선전화 거치대에 각 하나씩 연결하는 어댑터는 6V 0.4A로 크기가 작습니다.
전화기 설치와 기본 설정
전화기 설치는, 유선전화 본체와 수화부를 케이블로 연결하고 본체에 전화선을 연결한 뒤
유선/무선 전화기에 각각 어댑터를 연결하면 간단히 켜집니다.
일단 유무선 전화기의 액정은 한글이 표시되는데, 요즘 스마트폰에 익숙한 눈으로 보면 단순/조악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숫자와 영문만 표현하는 8 Digit LCD에 비하면 훨씬 직관적이고 편리합니다.
단, DCTG492의 액정은 한글 메뉴가 표시되지만 전화번호부 이름 저장은 영문만 가능하다고 하는데, 어차피 이 전화기의 내장 전화번호부를 사용할 일은 없을 듯 싶습니다.
DCTG492의 액정 백라이트는 파란색이지만, 천장 조명이 강한 환경에서는 흑백 액정처럼 보였습니다.
화면 밝기가 좀 어두운 듯 싶어 메뉴로 들어가보니 3단계 밝기 중 2단계로 설정되어 있었고 3단계로 높이니 가독성이 좀 더 좋아졌습니다.
DCTG492 제품 설명에는 16종류의 벨소리가 내장되어 있다고 하는데, 본체 벨소리는 2가지만 설정할 수 있고 무선전화는 2가지 벨소리와 14가지 음악소리 중 고를 수 있었습니다.
다만 무선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는 즉시 추억소환 모드가 될 정도로 고색창연한 느낌이라 잠시 들어본 뒤 바로 2번 벨소리로 바꿨습니다.
다행이라면, 1~2번 벨소리는 매우 깔끔/명료한 느낌에 분위기가 좋았고, 벨소리 음량도 꽤 우렁차 마눌님 매장에서는 총 5단계 중 2단계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경쓰였던 전화기의 음질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유선전화 본체의 통화 음량이 살짝 작다 싶기도 했지만 음질은 깨끗했고, 무선전화 음질은 기존 사용했던 무선 전화에 비해 훨씬 맑고 또렷하다며 매우 만족스러운 반응이었습니다.
저는 유무선 전화를 사용한지 매우 오래되어 음질을 평가할 상황이 아니었지만, 마눌님은 최근까지 유무선 전화기를 사용해 왔던터라 음질 차이를 쉽게 인지할 수 있었는데 기존 매장의 무선전화기 방식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주 사용자가 만족스럽다고 하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손자국이 잘 남는 유광 검정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외형이나 버튼 촉감, 한글 지원 LCD 등 분위기 있는 공간에 어울리는 디자인에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적당한 벨소리 등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쨌든 몇 안되는 업체가 오래전에 내놓은 비슷한 모양에 비슷한 기능의 유무선 전화기들이고, 상품 설명만 보고 골라야 하는터라 선택이 쉽지 않았지만, 만족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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