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 부품 재활용한 자작 커피로스터 제작 과정 공개

이런저런 부품들로 만들어본 커피 로스터

요즘 커피 로스팅이나 생두, 커피콩 심기 등 커피에 관련된 포스팅을 몇 개 올리다보니, 커피와 관련된 검색으로 제 블로그를 찾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 중에는 제가 얼핏 공개한 자작 커피로스터, 일명 '킴스로스터 2호'는 어떻게 만드는지, 물어보는 분들도 계십니다.

 

사실 이걸 만들때는 포스팅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은 터라, 스마트폰, 똑딱이 카메라 등 손에 집히는 대로 막 찍은 사진이 전부입니다.

 

때문에 질문을 주셨던 분들께도 제대로 된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고, 간단히 말로 설명하기만 했는데, 여기저기 흩어진 사진을 모아보니 제작 과정이 어떤지, 대충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 포스팅합니다.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

 

일단, 지금 사용중인 완성품, 킴스로스터 2호 입니다.

18mm의 꽤 두꺼운 원목 판자로 박스 형태로 만들었고 앞면은 비스듬하게 각을 주었습니다.

뒷면은 굳이 막을 필요가 없을 듯 싶어 뻥 뚫어 놓은 상태입니다.

 

위에 달린 황동 손잡이는, 옥X에서 구한 것인데, 처음에는 밋밋한 박스의 장식 용도로 달았지만, 직접 써보니 로스팅한 원두를 쏟아낼 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품입니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 쓱쓱 그려낸 설계도입니다. 굳이 이걸 그렸던 이유는, 목공소에서 나무를 재단해 오기 위함이었는데요, 이 나무 재단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뒤에서 하겠습니다.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

 

킴스로스터 2호의 핵심 부품이라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생두가 담길 망은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찜기입니다.

그리고 이를 지지하는 봉은 아주 옛날 자동차에 쓰이던 안테나입니다. 요즘엔 이런 안테나 달린 차가 없죠.

찜기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자동차용 안테나는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넷에서 적당한 금속 봉을 찾아보시면 되겠습니다.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

 

안테나와 찜기의 결합은 이러한 굵은 나사로 했습니다.

속이 빈 금속 봉에 나사를 어떻게 고정했냐면, 요행히 봉의 내부 직경에 맞는 굵은 나사를 구할 수 있었던 덕분인데, 봉과 나사의 굵기가 맞지 않는다면 봉 안쪽을 퍼티 등으로 메우고 나사를 고정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

 

 

자작 로스터를 만들게된 계기는 손으로 수망을 계속 흔들어주어야 하는 수망 로스팅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로스터는 처음부터 모터로 구동하는게 목표였으며, 다행히 본가의 창고에서 20살은 훌쩍 넘어보이는 모터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1분에 10회전하는 저속 회전 모터인데요, 220볼트 전원을 그대로 연결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인터넷에서 '감속모터'라고 검색하면 적당한 제품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

 

오래된 모터라 연결 부속따위는 없습니다. 

결속할 수 있는 부품들을 찾다가 결국은 자작을 했는데요,

감속 모터를 구해 사용하실 분이라면, 모터에 결속 부품 포함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없다면 구해 놓아야 합니다.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

 

여차저차해서 만든 킴스로스터 1호의 모양은 이렇습니다. 어라? 처음 본 사진과 다르죠?

사실, 처음부터 나무 재단은 목공소를 이용하려고 마음먹었으나, 이렇게 작은 사이즈의 나무를 재단해 주는 곳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기계로 재단을 하는 것이라 작은 사이즈는 위험하여 잘 안해주려고 하고, 특히나 옆판이 비스듬한 형태로 재단해주는 곳은 더욱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집근처 목공소에 전화하고, 옥X의 인터넷 목공소 몇 군데에 전화해 보다 포기하고, 집에 굴러다니던 MDF를 톱으로 잘라 얼기설기 만들어보았습니다.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

 

이런 부끄러운 사진을 굳이 공개하는 이유는 모터를 고정한 형태를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킴스로스터 1호의 안쪽을 보시면, MDF 막대가 가로질러있고 거기에 모터를 고정한 것이 보이죠?

비스듬한 각도를 주기 위해 이런 방식을 썼는데, 사진과 같이 한쪽만 고정을 했더니 나중에는 이게 점점 기울어버립니다.

덕분에 모터 양쪽을 모두 고정해야한다는 교훈을 얻었고, 킴스로스터 2호에서는 양쪽을 고정했습니다.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테스트를 위해 아몬드를 볶았는데, 무척 고소했던 기억이 ㅎㅎ

 

옥X의 목공소에 모조리 연락하다보니 겨우 빗금 재단이 가능하다는 목공소와 연결이 되었습니다.

MDF나 합판이 아닌 원목 판재를 주문했고, 킴스로스터 1호를 만들어보니 목재의 두께가 18mm이상은 되어야 튼튼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

 

그런데, 도착한 목재가 새하얗게 깨끗하기만 합니다.

스테인이라도 칠해야하나 살짝 고민하던 중, 마침 커피를 내려마신 찌꺼기가 눈에 띄는군요.

커피 찌꺼기를 위에 올리고 키친타올로 마구 문질렀더니, 의외로 커피 로스터에 썩 어울리는 색상이 나옵니다!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

 

칠을 마친 나무판입니다.

얼핏 봐도 꽤 두꺼워보이죠? 나무판의 결합은 나사못을 이용했는데, 드릴로 미리 구멍을 내놓은 상태로 작업을 하면 무척 깔끔합니다.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

 

또 다른 고물 재활용 사례입니다.

이 똑딱이 스위치 역시 본가의 창고에서 찾아낸 것인데요, 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60년대 미제 오디오에 달렸던 것이라고 합니다. 저보다 나이가 더 많은 스위치네요 ㅎㅎ

인터넷을 뒤져보면 훨씬 깔끔한 스위치를 쉽게 살 수 있지만 고풍스러운 똑딱이 스위치가 왠지 커피 로스터에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

 

창고에서 방치되던 고물 부품을 모아 만든 킴스로스터 2호는 오늘도 이렇게 열심히 커피를 볶아대고 있습니다!

자작 커피 로스터 Coffee Roasting

마지막으로, 이 로스터는 쉽게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 터라 실용적인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한 번에 볶을 수 있는 커피 양이 50~60g에 불과하다는게 대표적인 단점인데요, 인터넷에서 로스팅 관련 동호회 등을 찾아보시면 훨씬 실용적인 자작 로스터가 많으니 그쪽 자료를 참고하시는게, 훨씬 도움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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