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를 거듭하는 자작 커피 로스터, 킴스로스터 3호
얼마전 자작 커피 로스터인 킴스로스터 2호의 대규모 개조를 단행했습니다.
1회 로스팅양이 60g 정도라는게 개조의 가장 큰 이유였고, 찜기의 틈새로 생두가 끼거나 밑으로 빠져버리는 증상이 두번째 이유였는데, 이러한 문제점들은 찜기대신 스테인레스 재질의 다시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2013/03/01 - 자작 커피로스터, 킴스로스터 3호! 가내 수공업 제작기
비록 기존에 사용했던 모터가 무거워진 회전축과 다시통, 생두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해 새로운 모터와 커플러를 구매하는 등, 처음 계획보다 일이 커졌지만, 의도했던 방향으로 꽤 그럴듯한 결과물이 나와 만족스러웠습니다.
모양은 레이저나 벌컨이 나갈 기세! 잘 구워진 생두를 쏟아내거라!
킴스로스터 3호의 완성 직후 볶았던 생두는 불조절 실패로 썩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두번째 로스팅에서 불조절에 대한 감을 잡고 나니 원두의 로스팅 상태도 썩 만족스럽습니다.
무엇보다, 200g 남짓한 생두를 한번에 로스팅할 수 있게 되었다는게 큰 만족감을 줍니다.
첫번째 로스팅은 실패했지만 이후 불조절을 통해 만족스러운 원두 탄생!
시험 가동 후 발견된 자작 커피로스터, 킴스로스터 3호의 문제점들
하지만 두 세번의 시험 가동 후, 몇가지 불편한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관측창이 없어 생두의 로스팅 정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점은 지난 포스팅에서 이미 언급했고, 이 밖에 다시통의 뚜껑 결속 방법도 불편합니다.
로스팅이 끝나면 장갑을 끼고 잡아야할 정도로 뜨거워진 다시통의 결속 장치 3개를 풀고, 뚜껑을 뽑아내야 합니다.
로스팅이 끝난 즉시 다른 망으로 쏟아부어 냉각 작업을 시작할 수 있던 킴스로스터 2호에 비하면 시간을 지체하게 되는 점이 계속 맘에 걸립니다.
해결 방법을 생각하다가 스테인레스 뚜껑은 제거하고, 나무 받침대로 막아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로스터의 한쪽 축을 지지할 받침대가 필요한 상황이라 축도 받치면서 뚜껑의 역할도 하는 일석이조의 방법이 될 듯 싶었습니다.
나무판자의 한쪽 면을 둥근 로스터에 맞춰 깎아내고 회전하는 아이디어는 괜찮았지만 기계를 이용하여 정확한 치수에 따라 재단한 것이 아니다보니 나무판과 다시통은 정확히 밀착되지 않았고, 틈새로 생두가 흘러내리기 일쑤였습니다.
나무판자를 받침대 겸 뚜껑으로 사용하려던 계획은 보기 좋게 실패
뭔가 방법이 있을텐데...고심한 끝에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일단 다시통에 붙어 있던 뚜껑 결속 장치들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스팟 용접으로 붙여져 있는 결속 장치는 프라이어와 약간의 힘으로 깨끗하게 뜯어낼 수 있었습니다.
결속 장치 제거 완료!
쇠톱을 이용해 둥근 뚜껑을 반으로 잘랐습니다. 스테인레스 재질이라 그나마 깨끗하게 잘라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통은 뱅글뱅글 돌아가더라도 생두가 쏟아지지 않도록 뚜껑은 현재 위치에 그대로 남아 있도록 하는게 관건인데요,
뚜껑을 움직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황동선을 이용해 뚜껑과 로스터 몸체를 고정했습니다.
황동선은 프라모델 제작시 디테일업을 위해 사두었던 것인데, 꽤 탄력이 있으면서도 원하는대로 쉽게 구부러지는 성질이 있어 이런 용도로는 안성마춤이었습니다.
로스터를 가동해도 뚜껑은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는군요!
사진만으로 이해가 잘 안될 수 있겠다 싶어 작동 동영상을 첨부합니다.
통이 돌아가도 반으로 자른 뚜껑은 제 위치를 유지하는게 이번 개조의 핵심입니다.
킴스로스터 2호의 부산물로 로스팅 통을 강하게 개조
킴스로스터 3호의 다시통은 회전하는 축에 고정되어 함께 돌아가는 핵심 부품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회전축과 다시통을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장치는 스테인레스 너트와 작은 와셔가 전부였습니다.
결국 스테인레스 다시통의 바닥면은 작은 와셔 하나로 다시통과 생두의 무게 전체를 견뎌야 하는 것인데요, 스테인레스가 그리 단단한 금속은 아니다보니 사용하다 보면 아무래도 다시통 바닥면이 휘어질 것 같이 불안했습니다.
커다란 다시통을 와셔 하나로 고정하니 불안불안!
처음에는 좀더 직경이 큰 와셔를 찾아봤지만, 맘에 드는 크기의 와셔를 구할 수 없었고, 설령 사이즈가 맞더라도 와셔 하나로는 그리 든든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킴스로스터 2호에 사용했던 찜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미 찜기의 날개 중 몇 개는 교반날개로 사용했지만, 둥근 바닥면을 쓸 생각을 못했는데요, 힘을 받는데 이 정도로 적절한 제품은 또 없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킴스로스터 2호에 사용됐던 찜기. 날개를 떼어내기 전 상태
찜기의 바닥판을 떼어내어 이렇게 다시통 바닥에 고정했습니다.
찜기와 다시통 바닥에 이미 구멍이 뚫려있던 터라 볼트와 너트 몇개로 결속시켜 놓으니 손으로 일부러 힘을 주어도 휘어지지 않을만큼, 축과 튼튼하게 고정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다시통의 바닥면을 보강 작업까지 마치고 나니, 킴스로스터 2호를 쓸 때와 같이 로스터 몸체의 손잡이만 잡고 휙휙 움직여도 다시통 바닥면이 휘어질 염려가 없어 안심이 되는군요.
이로서 킴스로스터 3호에 관측창이 만들어졌고, 로스팅 후 뚜껑을 열기 위해 장갑을 끼지 않고 바로 로스터를 들어 원두를 쏟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다시통 바닥면의 보강 작업까지 이루어졌으니 80% 정도였던 만족도가 95% 정도로 급상승하는군요 ㅎㅎ
이제 킴스로스터 3호는 의도했던 대로 제작이 거의 완료되었습니다.
단 한가지, 스테인레스 다시통 전체를 덮을 만한 덮개를 제작하는 숙제가 남았네요.
나무, 혹은 스테인레스 재질로 덮개를 만들면 로스팅 과정에서 열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어 아이디어 스케치에는 포함된 것인데, 여기까지 오면서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데다, 덮개가 없는 상태의 로스팅 결과물 역시 썩 만족스러워 조금 시간을 두고 제작하게 될 듯 합니다.
환골탈태한 자작로스터, 킴스로스터 3호로 더 맛있는 커피 생활을 즐길 생각을 하니 무척 뿌듯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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