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제법 무성한 커피나무
지난 9월, 커피나무에 대대적인 가지치기를 했습니다.
한동안 커피나무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보니, 식물 LED 조명과 가까운 꼭대기쪽 가지가 지나치게 무성해져 아래쪽으로는 빛이 적게 닿는 상황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식물 LED 조명에 의존해야 하는터라, 커피나무의 가지와 잎을 삼각형에 가깝게 가꾸어야겠다 생각했고, 위쪽에 집중된 가지와 잎, 그리고 나무 중간에 겹쳐 올라오면서 서로 경쟁하던 잎을 시원하게 쳐냈습니다.
오랫만에 가지치기를 하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양을 쳐내게 되었고 가지치기를 마친 뒤의 모습이 좀 앙상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두 달 전 가지치기 직후
그리고 약 두 달이 지난 며칠 전, 커피나무에는 새 잎과 가지들이 솟아올랐고 다시 나무 위쪽이 무성해졌습니다.
지난 번 가지치기를 한 뒤, 앞으로는 조금씩 자주 모양을 다듬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다시 전지 가위를 집어들었습니다.
두 달만에 제법 빽빽한 상단 가지
천장에 달아 놓은 식물 LED 조명에 가까운 꼭대기쪽 가지가 상대적으로 더 왕성하게 자라나는데 그냥 놔두면 점점 무성해져버리게 됩니다.
왼쪽의 커피나무는 특히 나무 중간이 허전하게 비어있는 상황이라 그런지 위쪽의 가지들이 더 무성하게, 사방팔방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이미 중간 생장점에서 여러 개의 가지가 마구잡이로 자라는 상황인데, 특히 나무 중심에서 바깥으로 자라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자란 가지들 위주로 쳐내는게 제 가지치기 '원칙'입니다.
역시 바깥쪽 가지에서 반대쪽으로, 커피나무의 중심을 가로질러 자란 가지들도 잘라냈고
커피나무 하단의, 끝부분에만 잎이 달린 상태로 계속 자라는 가지도 잘라냈습니다.
지난 해 식물 LED를 설치하기 전까지 70~80% 이상의 잎이 떨어지면서 죽다 살아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잎이 아예 없이 휑한 부분과 잎과 가지가 뭉쳐 올라오는 부분이 극명하게 나뉘는게 문제입니다.
어쨌든 가지가 한 점에서 뭉쳐 올라오면서 빽빽해진 부분은 경쟁을 줄이기 위해 잘라주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상태가 더 좋다고 할 수 있는 왼쪽의 커피나무 역시 위쪽에 쑥쑥 길어지고 있는 가지들을 쳐냈습니다.
가지치기를 하다보면 듬성듬성 꽃이 피었다 진 자리며 커피 열매가 자라나는 곳도 있는데, 예전 상태가 좋을 때에 비하면 그야말로 보잘 것 없는 수준입니다.
이처럼 가지 끝부분에 새 잎과 가지가 올라오면서 점점 길어지고, 결국 끝부분에 대롱대롱 잎이 몰리는 현상이 반복되곤 하는데, 이렇게 자라고 있는 끝부분의 잎과 가지들을 잘라내어 가지 안쪽에서 새 잎이 올라오게 하는 것이 제 의도입니다.
역시 하나의 생장점에서 여러 줄기의 가지가 솟아나고, 결국 서로 경쟁하게 되는데, 중간중간 솎아주고 있습니다.
뭉쳐서 올라오는 가지들을 꽤 많이 쳐냈다 싶은데, 두어 달만에 또 다시 무성하게 올라왔네요.
역시 가지 끝부분에만 잎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긴 가지들은 절반 이상 과감하게 쳐냈습니다.
불과 두 달만에 다시 하는 터라, 얼마 안되겠지 싶었는데 바닥에 잎과 가지가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그래도 저번보단 훨씬 적다옹
이렇게 두 달만의 커피나무 가지치기를 완료했는데, 사진을 찍고 보니 꼭대기 가지가 여전히 무성합니다.
역시 가지치기를 할 때는 천천히, 그리고 중간중간 몇 걸음 뒤로 물러서서 전체적인 모양을 보면서 작업을 해야하는데, 하다보면 그냥 가까이서 눈에 띄는대로 쳐내게 되는군요.
앞으로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더 자주, 조금씩 수형을 잡아주려고 하는데, 한 번 망가진 나무를 원하는 모양으로 잡기가 쉽지 않다는 점, 그리고 햇볕을 잘 받고 건강하게 자랄 때의 수형이 가장 예뻤다는 것을 매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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