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 작은뿌리파리 방제 시도
햇볕 부족으로 기운을 잃고 잎이 다 떨어졌던 커피나무는 6개월 남짓 식물 LED 등을 켜주면서 녹색 잎이 새로 돋아났고 이제는 잎이 꽤 무성해졌습니다.
물론 커피나무 잎이 가장 빽빽하고 건강할 때에 비하면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듯 보이지만, 잎이 우수수 떨어지던 지난 여름에 비하면 엄청나게 건강해진 모습입니다.
이제 커피나무가 어느정도 기운을 차린 듯 보이는 만큼, 지나치게 빽빽하게 몰려 있는 잎과 가지를 정리해 주는 작업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그 전에 오랫동안 미뤄왔던 작업 하나를 또 진행해 봤습니다.
바로 집안 화분의 작은뿌리파리, 흔히 뿌리혹파리라고 불리는 작은 날벌레의 방제 작업입니다.
저희 집 화분에 작은뿌리파리가 서식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수 년 전, 꽤 오래된 편입니다.
작은뿌리파리는 1~2mm 남짓한 크기의 작은 날벌레로, 화분의 흙 근처를 주로 날아다니며, 가끔은 거실 화분과 멀리 떨어져 있는 제 방 책상에서까지 눈에 띄기도 합니다.
작은뿌리파리는 일반 파리처럼 재빠르지 않은 터라 손가락으로 쉽게 눌러 잡을 수 있고, 심지어 분무기의 물을 세게 뿜어도 잡힐 정도로 느린데, 수가 많은 게 문제입니다.
파리 끈끈이를 이용한 방제
사실 화분 근처에 부쩍 늘어난 작은뿌리파리를 잡기 위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커피 씨앗이 싹을 틔우고 줄기가 자라 목질화가 막 진행되던 2014년 2월에도 이미 작은뿌리파리가 신경쓰여 파리 끈끈이를 이용해 방제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화분 주변에 올려 놓은 파리 끈끈이는 보기엔 썩 좋지 않았지만, 1주일 남짓 올려 놓으면 2mm 남짓한 작은뿌리파리가 까맣게 달라붙어 있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파리 끈끈이는 성충이 되어 날아다니는 녀석들만 잡아 들이는데, 사실 더 큰 문제는 작은뿌리파리가 흙에다 알을 낳고 알에서 부화한 유충에는 효과가 없다는 점입니다.
실내 화분의 스프레이 방제
작은뿌리파리의 유충은 뿌리를 갉아 먹어 식물을 말라죽게 만든다는데, 사실 느릿한 날벌레 정도로만 생각했던터라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수 년간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올 겨울을 지나면서 화분에 물을 줄 때마다 후루룩 날아오르는 작은뿌리파리의 수가 너무 많아졌다 싶었고, 겨우 건강을 회복한 커피나무를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되겠다 싶어 약제를 이용한 방제를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저는 2017년 여름, 고추 모종의 진딧물을 방제하기 위해 구입했던 버그올킬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스프레이 두 병 중 한 병만 쓰고 나머지 한 병은 고이 모셔두었던 것인데, 2년 남짓 지나 살충 성분이 남아 있을까 싶었지만 시원한 곳에 보관해 두었고 특유의 향이 남아 있어 일단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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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고양이를 키우는 거실에서 약을 뿌려야 하는터라, 주방용 랩을 이용해 보호장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특대형 화분 위쪽에 랩을 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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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56cm의 특대형 화분이다보니 랩을 한 번 씌우는 것으로는 화분의 절반이 겨우 가릴 정도입니다.
저희 집은 온라인에서 구입한 락앤락 랩을 사용 중입니다.
이 주방용 랩의 가장 큰 장점은 랩을 잘라내는 흔한 칼날 대신 플라스틱 손잡이를 밀어 랩을 깔끔하게 잘라내는 방식이라는 점인데, 실제 써보니 매우 편리해서 다음에도 이 제품을 구입할 생각입니다.
어쨌든 코스트코의 특대형 화분은 너비 30cm 랩 두 장으로 완전히 덮히지 않아
커피나무 기둥을 중심으로 테이프 등을 이용해 붙이고 빈 공간이 많이 남는 부분은 랩을 좀 더 잘라 덮어주었습니다.
커피나무보다 좀 작은, 킹벤자민의 경우 랩 두 장으로 완전히 덮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화분 윗면을 랩으로 덮은 이유는, 스프레이 방식의 약재가 거실에 퍼질 것을 염려해서 입니다.
제가 사용한 약재가 동식물에 안전한 저독성이라고는 하지만, 특유의 냄새가 나는 약품이 거실로 퍼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스프레이를 뿌리면 미세하게 분무된 약재가 무조건 퍼지게 되며,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 입장에서 결코 반갑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처음 계획은 랩을 씌운 위쪽의 틈으로 스프레이를 기울여 뿌리려고 했는데, 스프레이 구조상 이렇게 기울인 상태에서는 약재가 나오질 않았습니다.
때문에 화분에 씌운 랩의 옆면을 들어 올리고 화분을 돌려가며 스프레이로 약을 뿌렸습니다.
3개의 대형 화분에 500ml 스프레이 한 통을 전부 사용했고, 분무를 마친 뒤 랩을 다시 밀봉했습니다.
거실 화분 약재 살포 후 1주일
거실 화분에 약을 뿌리고 랩을 씌운 상태로 1주일 정도를 보냈습니다.
랩을 1주일이나 씌워 놓은 이유라면, 제가 사용한 살충제가 광분해성이라 햇볕에 1주일 정도 노출되면 분해되어 사라진다는 점과 약재가 거실로 증발하지 않고 흙에 오래 작용하도록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화분에 랩을 씌워 놓으니 화분에서 올라온 습기가 랩에 꽉 차있는 상황입니다.
씌워 놓았던 랩을 조심조심 걷어내고
작은뿌리파리를 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상황이 화분에 물을 줄 때입니다.
이렇게 물을 뿌리면 흙 위쪽과 아래쪽에서 1~2mm 남짓한 무리들이 솟아 오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일단 약을 뿌린 덕분인지 평소에 비해 날아오르는 파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작은뿌리파리가 박멸된 것은 아니었고, 랩을 벗기고 물을 뿌린 후 시간이 조금 지나자 하나둘 스물스물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뿌린 약재가 살충제(농약)이라기 보다 액비에 가까운 성분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스프레이 형태로 뿌리는 약재의 특성상 흙 위쪽의 벌레들은 어느정도 잡았지만, 흙 속의 벌레와 유충, 알까지 박멸하기는 역부족인 듯 싶습니다.
사실 이번 방제 작업의 경우 거실 식물에 부담없이 약재를 뿌리기에 적당한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시험삼아 시도해 본 것이었고 거실에 약이 퍼지는 것을 막는데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다만 이제는 작은뿌리파리를 박멸시켜야 하는 상황인 만큼, 빅카드 등 좀 더 강한 약품을 이용한 본격적인 방제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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