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중고(?) 캣타워 선물하기. 다른 고양이가 쓰던 캣타워, 소독 및 적응 과정

캣타워에서 창밖구경 즐기는 고양이

여느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제 고양이 뚜기도 캣타워를 무척 즐깁니다.


특히 거실 창가에 놓아 둔 캣타워에 올라가 창밖의 풍경을 조용히 즐기는 모습도 많이 보곤 하는데, 이런 자세로 창밖 구경을 하고 있을 때 슬그머니 옆으로 가 뭘 구경하는지 살펴보며, 함께 창밖 구경을 하기도 합니다.


뭐 제가 슬그머니 옆으로 가 고개를 내밀고 창밖을 구경하면, 잠시 후 바깥보다는 저를 쳐다보면서 놀자고 장난치는 통에 길게 구경할 수는 없지만, 고개를 앞으로 쭉 빼고 창밖 구경을 하는 모습이 막 장난을 걸고 싶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ㅎㅎ

고양이 창밖구경


창가에 놔둔 캣타워는 튼튼하고 넙적한 구조인 점은 마음에 들지만, 가장 높은 층이 제 가슴 정도밖에 안될 정도로 낮은 게 아쉽습니다.


사실 고양이 앞발이 닿아 있는 지점이 캣해먹이 설치되어 있던 곳인데, 제 고양이는 바닥이 고정되지 않는 공간은 무던히 올라가지 않는 터라 캣해먹은 제거하고 길다란 수직 스크래처로 사용 중입니다.

캣타워 수직 스크래처

개인적으로는 고공 캣타워나 캣브릿지를 만들어주고 싶었고, 재료로 쓸만한 나무들도 거의 준비해 두었는데, 요즘 도저히 목공 작업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아 계속 미뤄지는 중입니다.

나눔 받아 들여 온 캣타워

그리고 약 1주일 전, 자주 가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캣타워를 나눔한다는 게시물을 보게 되었고, 연락한 끝에 운좋게 받아 올 수 있었습니다.


집성목 재질의 캣타워였고, 전 주인께서 운반하기 편하게 모두 분해해서 나눠 주셨습니다.


캣타워 상태는 매우 깨끗했지만, 아무래도 사용하던 제품이다보니 집에 들여오기 전 소독을 해야할 것 같아 약국에서 산 알콜을 물과 1:1로 희석한 뒤 분무기로 뿌려 소독을 했습니다.

캣타워 알콜 소독


나무 앞뒤, 그리고 모서리까지, 그리고 숨숨집과 매트도 앞뒷면에 알콜을 꼼꼼하게 뿌려 소독했고 두어시간 주차장에서 알콜을 날린 뒤 집으로 가지고 들어왔습니다.

캣타워 숨숨집 알콜 소독


집으로 들여온 캣타워 부품들을 본 고양이 뚜기의 반응은 생각보다 꽤 격렬(?)했는데, 이리저리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더니 (평소 거의 하지 않던) 하악질을 하더군요.

고양이 캣타워 부품

알콜 냄새가 완전히 날아가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 캣타워를 사용했던 고양이의 냄새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두세 번 연속 하악질은 평소 볼 수 없었던 낯선 모습입니다.


어쩌면 알콜 냄새가 완전히 빠지지 않은 것 때문일지 모른다 싶어 베란다로 넣고 반나절 정도 방치했다가 저녁에 거실로 들여와 조립을 시작했습니다.

원목 캣타워 부품


캣타워는 육각 렌치 볼트로 고정하는 방식으로 손으로 적당히 돌린 뒤 육각 렌치를 이용해 완전히 고정하는 식입니다.

원목 캣타워 조립


분해된 캣타워를 들여오던 때와 달리, 저녁에는 진정된 모습으로 캣타워 조립 모습을 지켜봅니다.

원목 캣타워 조립 고양이


고양이 뚜기는 조용히, 하지만 단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시선 캣타워 조립


캣타워 부품들이 하나둘씩 결합되며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자 다시 한 번 냄새를 맡으며 평가를 시작합니다.

원목 캣타워 고양이 검수


여기저기 꼼꼼히 킁킁대며 냄새를 확인하는 김뚜기양(여, 3세)

고양이 캣타워 조립


수직 기둥이 고정되어 직립이 가능한 상태가 되자 잠시 떨어져 꼭대기쪽을 살피더니

캣타워 고양이


또 다시 반대편으로 가 냄새를 맡고

고양이 마징가귀 캣타워


또 뭔가 발견한 것 처럼 냄새를 킁킁거립니다.

고양이 원목 캣타워 검수


약 20분 남짓한 조립이 끝나고, 일단 제 방 옆에 두기로 합니다.

캣타워 옮기기


새 캣타워가 자리잡은 첫 날, 캣타워 바닥까지는 머무르지만, 절대 몸을 부빈다거나 2층으로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는군요.

고양이 캣타워 적응첫째 날 : 난 올라가지 않을테다

아무래도 본인의 페로몬을 묻히는게 좋겠다 싶어 자주 깔고 앉았던 천으로 캣타워 주변을 쓱쓱 문지르기도 했고 캣닢가루를 매트에 뿌려줬지만 딱히 경계를 푸는데는 실패했습니다.


그나마 3일째 되는 날에는 캣타워에 대한 경계를 조금 풀고 발을 길게 뻗어 올리며 염탐을 했고

고양이 캣타워 적응3일 째 : 앞 발만 올려볼꺼다옹


4일째 되는 날, 드디어 장난감으로 유인하는데 성공

캣타워 고양이 적응4일째 : 장난감을 흔드니 한 번 놀아준 것 뿐이다옹


6일째 되는 날은 딱히 유인을 하지 않았지만 오다가다 한 번씩 올라가 멋적은 듯 주변을 딴 곳을 쳐다보기도 하더니

캣타워 고양이 적응6일째 : 왜? 뭐? 어쩌라고?


그날 저녁에는 캣타워 꼭대기에 올라가 식빵을 구우며 졸고 있는 모습도 보여줍니다ㅎㅎ

캣타워 고양이 적응


이제 완전히 경계를 풀고 자기 것이라고 인식한 듯 싶었고, 캣타워의 넓은 중앙 기둥에 면줄을 감아주었습니다.

캣타워에 면줄 감는 방법에 대해서는 제 블로그에서 몇 번 다룬 적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2018/06/01 - 캣타워 스크래처에 감은 면줄 유지보수 DIY. 고양이가 아끼는 캣타워 깔끔히 손보기

캣타워 면줄 감기단디 잘 감아달라옹

다만, 저는 분리되어 있는 캣타워 기둥에 면줄을 감아왔는데, 이번에는 조립이 완료된 캣타워 기둥에 면줄을 감는 작업이다보니, 면줄 덩어리를 기둥 주변으로 부지런히 돌리며 감아야 했고, 시간도 훨씬 많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캣타워에 면줄을 감을 때는 면줄의 움직임에 따라 이리 뛰고 저리 뛰던 녀석인데, 면줄을 다 감아 수직 스크래처를 완성해 두니 또 멀찍이 떨어져 관심없다는 표정이네요.

캣타워 면줄 수직 스크래처

평소에 자신이 사용하는 스크래처에 제가 손을 박박 문지르면 바로 뛰어와 스크래치를 시작하곤 하는데, 새 스크래처라서 그런지 아무리 문질러도 멀뚱멀뚱한 반응이었는데


숨숨집에 들어가 고개를 빼꼼히 기울이고 쳐다보는 것을 보니, 이건 여지없이 숨기 놀이하자는 모양새군요ㅎㅎ

캣타워 면줄 스크래처 고양이

어쨌든 1주일이라는 꽤 긴 시간동안 천천히, 스스로 캣타워에 익숙해진 만큼 새로 만들어 준 수직 스크래처 역시 천천히 사용 법을 익히게 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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