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어온 캣타워 청소와 수리
저희 집에는 고양이 뚜기를 위한 캣타워가 이미 하나 있습니다.
뚜기는 캣타워 기둥 스크래처의 면줄이 헤어지도록 스크래치를 즐기는데다, 꼭대기 펜트하우스는 뚜기가 매우 즐겨 찾는 아지트로 사용 중입니다.
하지만 평소 창밖구경을 즐기는 뚜기를 위해 적당히 높은 캣타워가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지인의 고양이가 쓰던 캣타워 하나를 얻어오게 되었습니다.
심드렁하게 잘 사용하지 않아 처분한다기에 선뜻 받아왔는데, 일단 다른 고양이가 쓰던 것이니 만큼 소독과 청소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심드렁해졌다지만 어쨌든 사용감은 있는 캣타워라고 하는데, 캣타워 곳곳에 이전 집주인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일단 눈에 띄는 고양이 털을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빨아들였습니다.
이 캣타워는 2층 기둥부터 삼줄이 감겨져 있고, 1층 기둥은 천이 감겨 있는데 천 스크래처는 모두 너덜너덜해진 상태입니다.
뭐 너덜너덜해진 천은 떼어내고 면줄을 감아주면 되니, 이정도는 전혀 문제없습니다.
본격적인 청소와 손질을 시작하기 전, 분무기에 무수알콜을 넣고 캣타워 곳곳에 뿌려 소독했습니다.
예전 캣타워 수리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알콜을 분무기에 넣고 뿌리면 독한 알콜냄새가 확 풍겨오니, 분무된 알콜을 맡지 않도록 주의하고,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가동해야 합니다.
알콜 분무 소독을 마친 뒤, 두어시간 문을 닫고 환풍기를 가동한 채로 알콜이 날아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청소기에 솔을 달아 본격적인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입구가 좁은 집 안쪽에 아무래도 고양이 털이 많이 숨어 있을 것 같네요.
생각같아서는 천으로 된 구성품을 모두 떼어내 세탁을 하고 싶지만, 프레임에 바로 박음질되어 세탁이 불가능합니다.
청소기 솔에 이전 집주인의 털이 엄청나게 붙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충전식 청소기로는 감당이 안될 것 같고, 유선 청소기를 동원해야 할 듯 싶네요.
이 캣타워의 꼭대기에는 2개의 해먹이 달려 있습니다.
이 녀석들 역시 금속 프레임에 천을 박음질한 상태라, 세탁은 좀 어렵겠네요.
생각같아서는 천을 다 뜯고 극세사 천을 이용해 리폼하고 싶은데, 이미 저희 집에서 꽤 오랜 시간 묵혀 두었던 것이다보니, 천갈이 작업은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 소독과 청소만 진행해야 할 듯 싶습니다.
대부분의 캣타워가 그러하듯, 이 제품 역시 기둥은 두꺼운 지관으로 되어 있어 손으로 돌려 풀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MDF 재질로 된 수평판은 육각렌치를 이용해 풀도록 되어 있습니다.
가장 하단의 기둥을 풀어내기 위해 위에서부터 한층한층 캣타워를 분해해 갑니다.
판에 가려 보이지 않던 부분도 풀어주고
캣타워가 한층한층 낮아져 갑니다.
단순히 캣타워를 풀어내는 작업 뿐 아니라 가려져 있던 부분이 드러나면 맹렬한 청소가 반복됩니다.
캣타워 스크래처 새 면줄 감기
드디어 1층의 기둥이 드러나고, 천 스크래처들이 드러납니다.
천스크래처는 위아래가 글루건으로 접착되어 있어 칼로 살짝 긋고 쉽게 떼어낼 수 있었습니다.
스크래처에 감을 때 즐겨 사용했던, 6.5mm 면줄입니다.
길이가 80m 짜리를 구입했는데, 스크래처 기둥 전체를 감기에는 많이 부족하겠고 1층 기둥 3개를 감고 나면 어느정도 남을 듯 싶습니다.
스크래처에 면줄을 감기 전, 원형으로 감겨 있는 면줄을 공처럼 감아두어야 합니다.
이렇게 공으로 감아두지 않으면, 스크래처에 감으면서 줄이 꼬이고 엉키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스크래처에 면줄 감는 것도 어지간히 익숙해져서 속도가 무척 빠르네요.
직경 70mm, 길이 25cm 원통 3개에 면줄을 감는데 얼추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스크래처에 면줄 감는 요령에 대해서는 예전 포스팅에서 자세히 설명한 바 있습니다.
2017/08/23 - 고양이 스크래처에 줄 감는 다양한 방법. 캣타워 스크래처에 놀이용 끈 만들기
다만 스크래처에 면줄 감는 동영상은 따로 올렸던 적이 없는 듯 싶어, 이번에 새로 영상을 찍어 봤습니다.
분해한 캣타워 재조립과 청소 마무리
이제 면줄을 감아 놓은 캣타워 기둥을 다시 조립할 차례입니다.
캣타워 기둥을 조립할 때 주의할 점이라면, 기둥 위아래 방향에 따라 볼트가 제대로 고정되거나, 고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볼트를 기둥에 넣고 돌리다보면 화살표 부분에서 딱 고정이 되고 멈추는게 정상입니다.
반면 볼트를 기둥 반대쪽 바닥에 넣고 돌릴 경우, 화살표에서 걸리지 않고 계속 들어가게 되는데, 볼트가 정확히 고정되어야 캣타워 기둥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기둥에서 볼트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다면 위아래가 바뀔 염려는 없지만, 캣타워 분해 과정에서 볼트까지 모두 제거한 경우에는 볼트가 잘 고정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충전식 청소기보다는 유선 청소기의 힘을 빌리는게 낫겠다 싶어 오랫만에 유선청소기를 꺼내 안쪽까지 싹싹 청소했습니다.
처음에는 면줄 감은 기둥을 1층에 배치했지만, 평소 제 고양이가 허리를 쭉 펴고 스크래치를 하면 2층 이상의 높이를 사용한다는 게 생각나서 면줄 스크래처의 위치를 다시 바꿨습니다.
조립했던 걸 다시 풀어내는게 좀 번거롭긴 하지만, 나름 묘체공학을 고려한 재조립입니다.
80m 면줄로 캣타워 기둥 5개를 감을 수 있었는데, 이는 높이 180cm 캣타워의 기둥 절반이 채 안되는 양입니다.
현재 남겨 놓은 삼줄 스크래처 역시 면줄로 싹 교체할 생각입니다.
진공청소기를 어지간히 돌렸는데도, 조립을 하다보면 또 이전 집주인의 흔적이 보이는군요.
그렇게 간단한 소독과 스크래처 면줄 교체 작업을 거친 뒤, 조립을 완료했습니다.
새 캣타워, 경계와 탐색
그렇게 작업을 마친 캣타워는 거실 창가쪽으로 가져왔고, 고양이 뚜기는 기다렸다는 듯 새 캣타워 탐색을 시작합니다.
우선 1층 바닥부터 냄새를 확인한 뒤
잠시 후 2층으로 올라가는데, 역시 길쭉길쭉한 뚜기에 비해 2층도 많이 낮아 보입니다.
입구가 좁은 숨숨집 형태라, 청소는 좀 번거롭지만 바로 들어가 내부 점검을 실시하는군요.
아무래도 낯설어 할 것 같아, 고양이 이동가방에 깔아 두었던 방석을 내부에 깔아주니 거부감이 적은 듯 싶습니다.
잠시 후 2층 집에서 나와 3층으로 발을 디디고, 작게 뚫린 썬루프에 머리를 빼꼼히 밀어봅니다.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는 상태, 꼭대기의 해먹도 꼼꼼히 냄새를 확인하는군요.
그렇게 잠시 꼭대기층에 앉아 있다가
잠시 후 3층 탐색까지 완료합니다.
여전히 낯선 캣타워에 경계와 긴장을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캣타워 안팎을 꼼꼼히 살피는 걸 보니 싫지 않은 듯 싶습니다.
햇볕을 보며 해먹을 즐겼으면 하는게 제 바램인데, 역시 이 녀석이 해먹에 폭 안겨있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인 듯 싶습니다.
그래도 해먹을 올려다보는 모습을 보니, 조만간 해먹의 즐거움을 알게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상 얻어 온 캣타워의 소독과 정비 과정이었습니다.
아, 살짝 까끌까끌한 느낌의 천 커버가 나쁘진 않지만, 아무래도 조만간 극세사 천을 이용해 리폼을 해야겠다 싶은 생각은 더 강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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