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보울 스크래쳐 사용 후기. 크고 묵직한 고양이 휴식처 겸 스크래쳐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고양이

제 고양이 뚜기는 여느 고양이들 처럼 박스를 좋아합니다.


덕분에 택배 박스 중 튼튼한 녀석은 한동안 실내에서 뚜기의 차지가 되고 마트에서 물건을 담을 박스를 고를 때도 물건을 담기 적당한 박스 보다는 고양이가 가지고 놀기에 적당한 크기와 두께의 박스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뚜기는 특정 박스에 지나치게 집착하지는 않는터라, 새로 들어온 박스를 적당히 사용하고 버리곤 합니다.


다른 집 고양이들은 몸이 꽉 차는 박스를 즐긴다는데, 제 고양이는 몸이 꽉 차는 박스보다는 좀 크고 넉넉한 박스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꼭 맞는 작은 박스에 들어가 앉은 사진은 꽤 건지기 힘든 장면이기도 합니다.

고양이 박스


1년6개월 전, 아깽이때부터 사용했던 스크래처는 여전히 저희 집에서 현역으로 사용 중입니다.

비록 3단 스크래처의 겉박스는 잘근잘근 물어뜯으면서 헤져 버렸지만, 알맹이 스크래처는 여전히 좌석으로 사용 중입니다.

골판지 스크래쳐


오전에 햇볕이 들어오는 소파 역시 뚜기가 즐겨 앉는 장소지만

소파 위 고양이일광욕 즐기기 좋은 소파


TV를 좀 보고 있노라면 또 TV 선반 앞에 앉아 눈을 감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댑니다.

TV 장식장 고양이시끄러운데 잠이 오긴 오냥?

한마디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잘 앉는 고양이입니다.

무릎냥이 집사의 고충

그런데 제 고양이는 전형적인 무릎냥이 입니다.


제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거나, 좌탁 앞에 앉아 뭐라도 먹고 있으려면 슬그머니 무릎으로 올라와 몸을 돌돌 말고 쏙 자리를 잡습니다.

무릎냥이


아마도 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접어들어 날씨가 좀 쌀쌀해지면서 부쩍 무릎냥이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같은데, 문제는 제가 작업실의 컴퓨터를 사용하느라 의자에 앉아 있을 때도 무릎위로 올라오는 것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무릎냥이이...이봐...!


이 녀석이 제 무릎위로 올라오는 순서는 일단 제 책상 위로 훌쩍 뛰어오른 뒤 키보드 앞쪽으로 와서 제 무릎위로 올라와 자리를 잡는 식입니다.

무릎냥이 냥모나이트팔베게를 해다옹!

뭐 쌀쌀해진 날씨에 무릎위에 고양이 난로가 생긴 것은 좋은데, 이제 4kg을 훌쩍 넘은 고양이를 무릎위에 올려두고 30분, 혹은 1시간씩 꼼짝도 못하고 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이 녀석은 무릎위로 올라와 제 왼팔을 끌어당겨 팔베게까지 요구하곤 합니다.


마우스는 오른손으로 사용하더라도 키보드는 양손을 모두 사용해야 하니, 뚜기가 제 무릎위에 올라오면 키보드를 두드리는 작업은 하지 못하고 마우스로 웹서핑만 해야 합니다.


때로는 이 녀석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 싶어 거실로 내보내고 문을 닫고 있노라면, 아주 구성진 애~~~옹~~~소리를 내며 울곤합니다.


구성진 울음소리가 좀 잦아들고 이제 캣타워에 올라갔나 문을 열어보면, 제 방문 앞에 둔 공기청정기(실은 고양이 화장실 앞에 둔 공기청정기) 위로 올라가 제 방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네요.

공기청정기 고양이문 열어 달라옹!!!

또 다른 휴식처, 캣보울 스크래쳐

이미 집에 캣타워를 비롯한 다양한 고양이 쉼터가 있고, 나름 잘 사용하고 있지만 무릎냥이의 집사 무릎 집착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의도에서 고양이 쉘터를 찾아봤고, 캣보울 스크래쳐라는 제품을 발견했습니다.


캣보울 스크래쳐는 둥글게 돌돌 말린 골판지가 그릇처럼 오목한 모양을 이루는 스크래쳐로 사용후기를 보니 고양이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합니다.

캣보울 스크래쳐 포장

캣보울 스크래쳐의 가격은 14000~18000원 사이였고, 저는 다른 몇 가지 고양이 용품들과 함께 주문했습니다.


지름 40cm, 높이 13.5cm 정도의 캣보울 스크래처는 꽤 큼직하고 묵직한 느낌입니다.

캣보울 스크래쳐 크기


캣보울 스크래처는 탄탄한 판지로 만들어진 외부 뼈대에 둥글게 돌돌 말아 놓은 스크래쳐를 넣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캣보울 스크래쳐 리필


내부 스크래처는 밖으로 꺼내면 이렇게 평평한 모양이 됩니다.

캣보울 리필 스크래쳐

참고로 스크래처는 쭉 이어진 한 줄의 골판지를 돌돌 말아 만들어져 있습니다.


캣보울 스크래쳐 틀 안쪽의 완만한 곡선 받침대가 내부 스크래쳐를 오목한 곡선으로 만들어 줍니다.

캣보울 스크래쳐 내부

틀 중앙의 가이드는 곡선 뼈대와 좀 어긋나 있어 손으로 다시 자리를 잡아주는 등 허술한 부분도 있었지만, 골판지를 겹쳐 튼튼하게 만든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캣보울 스크래쳐는 베이지, 다크브라운, 브라운의 세 가지 색상인데 제가 구입한 색상은 베이지 색입니다.

다만 베이지 색상의 나무무늬 시트지를 적당히 붙여 놓은 것이라 색상이나 마감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캣보울 스크래쳐 시트지 마감


뭐든 새로운 것이 집에 들어오면 킁킁 냄새를 맡는 고양이 뚜기를 보니, 이 캣보울 스크래쳐도 잘 사용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캣보울 스크래쳐 고양이 탐색


고양이가 좋아하는 스프레이를 뿌려주면 더 잘 적응한다는 얘기에 캣닙 스프레이도 조금 뿌려주었습니다.

캣보울 스크래쳐 캣닙 스프레이

사실 캣보울 스크래쳐의 구성품 중에 마따따비 가루도 있다고 하는데, 제가 받은 제품에는 가루가 빠진 상태였습니다.

한 달 열흘만에 쓰기 시작한 캣보울 스크래쳐

그렇게 야심차게 구입한 캣보울 스크래쳐였지만, 제 고양이의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스프레이를 살짝 뿌려주어도 근처에서 잠시 데굴데굴하기만 하고 캣보울 스크래쳐 안에 들어가 앉는 시간은 극히 짧았습니다.


대신 제 무릎으로 올라오는 시간은 점점 늘어났고, 저는 고양이를 무릎위에 올려두고 양손을 모두 사용하기 위한 비책(!)으로 무릎위에 쿠션을 올려두었습니다.

무릎냥이 쿠션

그렇게 캣보울 스크래쳐를 구입한 지 한 달하고 열흘 가까이 흘렀고, 마눌님께서는 괜히 부피만 크고 쓸데 없는 걸 샀다는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약 열흘 전부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동안 거들떠보지도 않던 캣보울 스크래쳐에 들어가 앉기 시작했습니다.


따뜻한 햇볕이 드는 아침 시간, 제 방에서 거실로 나왔다가 캣보울 스크래쳐에 올라앉은 모습을 보인 뒤로, 캣보울 스크래쳐 안에 들어가 있는 모습을 자주 보곤 합니다.

캣보울 스크래쳐 고양이 사용


완전히 편안한 모습으로 누워 있기도 하고, 뭔가에 꽂혔을 때 주로 보이는 앉은 모습으로도 자주 올라가 있는 것을 보면, 캣보울 스크래쳐의 오목한 모양에 나름 잘 적응한 듯 싶습니다.

캣보울 스크래쳐 고양이 적응

다만 제 고양이는 캣보울 스크래쳐를 '스크래쳐'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고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캣타워의 면줄 스크래쳐는 곧잘 사용하는 반면, 골판지 스크래쳐는 깔고 앉는 방석 용도가 되는 것을 보면, 아마 다른 스크래쳐의 유무에 따라 스크래쳐의 역할 여부가 결정되는 듯 싶습니다.


덕분에 6000원 남짓한 가격에 추가로 구입한 캣보울 리필은, 몇 년 후에나 개봉을 하게 될 듯 싶습니다. 

캣보울 스크래쳐 리필

캣보울 스크래쳐 설명서를 보면 다른 골판지 스크래쳐와 마찬가지로 뒤집어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니, 기본 스크래쳐의 수명도 꽤 긴 편이라, 어지간하면 미리 리필을 사둘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캣보울 스크래쳐는 골판지 스크래쳐 중에서는 꽤 실용적이고 움푹하게 파인 곡선이 고양이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는 듯 보입니다.


다만 저희 고양이처럼 적응(?)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 수 있으며, 14000원~18000원 사이의 캣보울 스크래쳐 본체 가격은 살짝 비싸게 느껴지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고양이 용품이라는게, 한 달 열흘만에 내리는 평가입니다.


캣보울 스크래쳐를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집사의 무릎과 허벅지로 올라와 즐기는 꿀잠 타임은 여전합니다.

냥모나이트

그르릉 소리와 함께 끼이잉~ 하는 잠꼬대를 보고 있노라면 저도 일 보다는 고양이를 쓰담쓰담 주물럭거리게 되는군요ㅎㅎ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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