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따라 바뀌는 고양이 쉼터
제 고양이 뚜기는 계절마다 애용하는 쉼터가 바뀌곤 합니다.
올해 봄부터 가을까지는 둥근 캣보울 스크래처에서 대부분의 쉬는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특히 여름내내 제가 만들어준 두꺼운 캣보울 스크래처를 정말 마르고 닳도록 애용했습니다.
2019/06/26 - 골판지로 만든 캣보울 스크래처 제작 과정. 고양이가 익숙하게 쓰는 캣보울 DIY
집사가 사다 준 장난감을 잘 갖고 놀기만해도 뿌듯하지만, 직접 만들어 준 무언가를 즐겨 사용하는 것은 훨씬 더 뿌듯한 경험이었고 조만간 이 녀석을 위한 무언가를 또 만들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창문을 열어놓고 지내던 여름과 가을에는 창가에 놓아둔 캣타워도 사용하긴 했는데, 올해는 바닥의 캣보울 스크래처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느라 캣타워에 올라가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는 없었습니다.
덕분에 이런 각도에서 찍은 사진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집사 곁에 머무는 고양이
무엇보다 제 고양이 뚜기는 저와 마눌님 곁을 좋아합니다.
소파는 평소 고양이가 이동통로로 사용할 뿐, 머무는 장소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데, 제가 거실에 나와 소파 근처에서 TV를 보고 있으면 이 녀석도 소파에 올라가 철푸덕 눕곤 합니다.
얼마 전 거실에 전기 장판을 켜기 시작했고 따끈한 전기 장판 위에 머물곤 하지만 그 역시 저나 마눌님이 근처에 있을 때만 머물 뿐이네요.
추워지면 발동하는 무릎냥이 본능
날씨가 추워지면 제 고양이는 무릎냥이가 됩니다.
제가 업무를 보기 위해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느새 이 녀석은 훌쩍 점프를 해 무릎위로 올라오곤 합니다.
제 오른쪽에서 점프를 해 무릎위로 바로 올라오거나, 책상 위로 점프를 한 뒤 무릎으로 내려오는 식인데 아무튼 이 녀석은 제 왼팔을 베게삼아 꼭 안고 자리를 잡습니다.
그렇게 제 팔에 안겨 제가 보는 모니터를 주시하기도 하고, 제 얼굴을 올려다보기도 하다가 어느새 꿀잠에 빠져들곤 합니다.
지난 해 겨울부터 매일같이 무릎냥이 모드로 제 무릎위에 올라오곤 했는데, 봄이 되어 날씨가 푸근해지자 제 무릎 대신 바닥에 놓은 캣보울 스크래처나 캣타워로 돌아갔습니다.
고양이 난로, 1년만에 다시 가동
평소 제 곁을 뜨기 싫어하는 고양이 때문에 제 방에 들어올 때면 캣보울 스크래처를 문 옆에 두었고, 고양이는 문 옆에서 머물렀습니다.
그렇게 올해는 무릎냥이가 아닌 캣보울 냥이로 지내나 했는데, 며칠 전 부터 또 제 무릎 위로 풀쩍 뛰어 올라 예전의 그 자세 그대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고양이가 제 무릎에 올라와 머무는 게 전혀 나쁠 게 없지만, 무릎 위에 머물 때 제 왼팔이 고정되면서 키보드를 두드릴 수 없는 게 문제입니다.
때문에 지난 해에는 10분~20분 정도 무릎 위에 두었다가 일을 해야겠다 싶으면 바닥으로 내려 놓곤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한 가지 묘책, 넓직한 쿠션을 무릎위로 올리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냥 무릎위에 올라올 때는 자세가 불안정하여 자꾸 제 왼손을 베게삼아 머무르곤 했는데, 넓고 평평한 쿠션이라면 굳이 제 손을 내주지 않아도 될 것 같더군요.
평소 익숙하게 올라오던 집사의 무릎 위에 넓직한 쿠션이 올려져 있자 잠시 낯선 반응을 보였던 고양이는 곧 발로 쿠션을 다지면서 상황을 파악했고
곧 쿠션 위로 풀썩 드러누워 무릎냥이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양 손이 자유로와진 저는 마음껏 키보드를 두드릴 수 있었는데, 제 키보드가 비교적 소음이 큰 청축 기계식 키보드였지만 오랫동안 익숙했던 소음이라 그런지, 전혀 개의치 않고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더 오랜 시간 동안 제 무릎위에 안정적으로 머물게 된 고양이는 중간중간 자세를 바꿔가며 꿀잠에 빠져드는데
4.5kg의 고양이 난로를 무릎위에 오래 올려두면 지긋한 무게감이 점차 크게 느껴집니다.
이럴 때는 쿠션 한 쪽을 쑥 들어올려 책상 모서리에 걸쳐두면 무게감이 줄어들고 고양이는 더 오랜 시간 머물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의자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언제까지 무릎에 머무는지 실험해 보기도 했는데, 3시간은 거뜬히 머물더군요.
빨리 돌아와라옹
제가 잠깐 움직여야 할 때는 쿠션을 훌쩍 들어다가 의자 위에 올려두곤 했는데, 잠깐 자리를 비우는 동안에는 꿋꿋하게 기다리는 놀라운(!) 인내심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무릎냥이는 집사들의 로망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사실 무릎냥이 집사가 되어보니 무릎에 진득하니 자리잡고 꿀잠에 빠진 고양이를 떨궈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 고양이가 무릎 위에 올라오는 게 귀찮지 않고, 중간중간 뜨끈한 고양이 난로를 만지면서 업무 스트레스도 해소하며 힐링타임을 즐길 수 있기에 집사와 고양이 모두 윈윈하고 있습니다.
제 고양이처럼 무릎을 좋아하고, 동시에 무릎위에 올린 쿠션까지 좋아할 고양이가 몇이나 될지 모르지만, 혹시라도 양손을 자유롭게 올려 놓고 싶다면 쿠션을 이용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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