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깽이때부터 즐기던 공놀이
제 고양이 뚜기는 아깽이때부터 공놀이를 즐겼습니다.
구조 직후, 딱히 놀만한 장난감이 없던 상황에서 바닥에 떨어진 페트병 뚜껑을 축구공처럼 앞발로 이리저리 차고 다니며 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공놀이를 즐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페트병 뚜껑은 높이가 낮아 툭하면 소파 밑, 냉장고 밑으로 숨어버리기 일쑤였고, 덕분에 집에서 먹은 생수병의 뚜껑이 집안 구석구석에 숨어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페트병 뚜껑이 바닥으로 쓸려가지 않도록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적용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페트병 뚜껑 2개를 글루건으로 붙여 두껍게 만들어 틈새로 숨어들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고
페트병 뚜껑에 구멍을 뚫고 캣타워에 사용했던 면줄 조각을 매달아 두기도 했습니다.
2017/08/27 - 페트병 뚜껑과 면실 조각으로 고양이 장난감 만들기. 아기 고양이의 저렴한 장난감들
평소 드리블을 즐기던 페트병 뚜껑에 다른 장치를 해 두니 좀 더 흥미롭게 놀기도 했고, 틈새로 빠져 버리는 일도 줄어들었지만, 틈새로 숨는 시간이 늦춰질 뿐 결국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립니다.
좀 더 큰 공이라면 틈새로 빠지지 않겠다 싶어 애완견용 고무공을 줘 봤는데, 고무 냄새 때문인지 덩치에 비해 공이 너무 컸던 때문인지 잘 가지고 놀지는 않았습니다.
공의 덩치와는 무관하다 싶기도 한 것은, 캣타워에 감기 위해 주문한 면줄을 실타래처럼 둥글게 말아 놓자, 면줄에 환장하고 달려들더군요.
털뭉치가 실뭉치를 가지노 노는 광경
비록 '공'에 달려든게 아니라 자꾸 움직이는 면줄 끝을 보고 달려든 것이긴 하지만 제 덩치보다 훌쩍 큰 면줄 공에 달려드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귀엽고 인상적인 것과는 달리, 캣타워에 면줄을 감으려는 순간순간 면줄에 덤벼드는 터라, 고양이를 떼어내랴 면줄을 감으랴, 집사의 작업속도는 도무지 나질 않았습니다ㅎㅎ
고양이와 탁구공
그렇게 공놀이를 즐기는 고양이를 위해 토이거 팡팡 디스크볼을 사주었는데, 탁구공과 비슷한 사이즈의 플라스틱 공이 원통을 따라 뱅글뱅글 도는 장난감을 꽤 즐겨 사용했습니다.
2018/10/20 - 토이거 팡팡 디스크볼 고양이 장난감 사용기. 고양이를 제법 집중시키는 장난감
그리고 드디어 고양이 뚜기에게 탁구공을 선물하게 되었습니다.
통통 튀는 공을 즐겨 쫒는 고양이의 행동은 이미 파악하고 있었지만, 탁구공 서너개는 아무래도 금새 숨어버릴 것 같아 구입을 미루고 있었는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연습용 탁구공 50개 들이 한 봉지에 5000원 정도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넉넉하게 놀아보자는 생각에, 탁구공 50개들이 2봉지를 구입했고
한 달 전부터 제 고양이는 지금까지 쭉 탁구공 축구를 즐기고 있습니다.
집사가 있을 때는 공을 툭툭 던져 주어야 놀고 혼자 있을 때는 탁구공을 드리블하곤 하는데, 탁구공을 던지는 각도에 따라 반응이 조금씩 다릅니다.
고양이의 키보다 높게 수직으로 튕겨주는 것도 즐기지만 대각선 방향으로 공을 던져 주면 보다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처음에는 탁구공에 헛스윙만했지만, 이제는 한 손으로 쳐낸다거나 두손으로 탁구공을 잡아채어 바닥에 멈춰버리는 묘기를 보이기도 합니다ㅎㅎ
탁구공의 통통 튀는 소리와 탄성이 고양이의 사냥 본능과 잘 맞아 떨어지는 듯 싶고, 한 달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즐기는 것도 매력 포인트입니다.
무엇보다 어디 숨어버려도 크게 아쉽지 않은 저렴한 가격도 매력적인데다 탁구공의 크기 때문인지 한 달 남짓 된 현재 사라진 탁구공은 5~6개에 불과하여 앞으로도 오랫동안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아, 그리고 예전 토이거 팡팡 디스크볼 리뷰때, 토이거 팡팡 디스크볼의 공과 탁구공은 크기가 같아 호환될 것 같다고 했는데, 실제로 탁구공과 사이즈가 일치하여 토이거 팡팡 디스크볼에도 서너개 넣어 사용 중입니다.
어지간한 고양이 장난감 가격들이 1만원은 우습게 넘어가는데, 이 탁구공 장난감을 참 저렴하면서 잘 가지고 노는, 추천할만한 장난감입니다.
다만 탁구공 드리블 소리와 함께 새벽잠을 깨게 된다는 자그마한(?) 단점이 있는데, 이 역시 지날 수록 익숙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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