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떨어진 컴퓨터, 쿨러 청소와 바이오스 업그레이드로 해결

컴퓨터 전원이 안켜져요 ㅠㅠ

"컴퓨터 속도가 예전보다 훨씬 느려진데다, 얼마전 부터는 컴퓨터가 켜지질 않아요" 라는 전화에 컴터맨은 "전원 스위치를 눌러도 전원이 안들어오는 건가요? 아니면 전원은 켜지는데 윈도우가 안뜨는건가요?" 라고 물어봤습니다.

대답은 컴터 전원 스위치를 눌러도 반응이 없다는군요. 음...일단은 입고 수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댁을 방문했습니다.

입고 수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지만, 일단 상태를 확인해봐야겠기에 전원 버튼을 누르니, 어라? 전원은 잘 들어옵니다.

BIOS CMOS 컴퓨터 Computer PC POST 부팅화면

"어머니, 전원은 잘 들어오는데요?" 다시 여쭤봤더니, 그건되는데 그다음으로 안넘어 간다는군요.

그렇습니다...대개 A/S를 의뢰하시는 분들은 대개 컴퓨터의 전원이 안켜지는 것과 윈도우가 뜨지 않는 것을 똑같이 보십니다. 증상 파악을 위해 전원이 안들어오는건지, 전원은 켜지는데 윈도우가 안뜬다는건지 확인차 여쭤봐도 실제로 보면 다를때가 많습니다ㅠㅠ

FSB가 1/4로 줄어든 컴퓨터

전원이 정상적으로 들어오는 상태라면, 윈도우 재설치 작업이면 되겠다 싶어 상황을 말씀드리고 작업에 들어가려고 리셋 스위치를 다시 한번 누르고, POST^[각주:1] 화면이 뜨는 순간, 뭔가 좀 이상합니다...뭔가 굉장히 낯설다는 느낌...뭘까...

네...문제가 있었습니다.

셀러론 D 1.6GHz CPU지만
CPU의 클럭 속도는 400MHz로, FSB는 50MHz 잡히고 있었고
메모리 클럭 역시 166MHz로 잡힌 상태였습니다

400MHz CPU라면 10년도 훨씬 전, 펜티엄III 계열의 셀러론의 클럭 속도였고, 요즘에 나오는 컴퓨터들은 왠만큼 오래되었다 하더라도 최소 1GHz 이상이었기에 낯설게 보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BIOS CMOS 컴퓨터 Computer PC POST FSB가 1/4로 줄어든 상태

어쨌거나 정상 속도의 1/4로 밖에 잡히지 않는 상황이니 제일 먼저 바이오스 셋업으로 들어가 CPU의 FSB 설정을 살펴봐야 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스의 FSB 설정은 200MHz로 정상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조금씩 설정을 바꾸기도 해보았지만, 50MHz에서 요지부동이네요.

FSB가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이라면 2009/09/10 - [컴퓨터 이야기/다나와 동영상 강좌] - [동영상 강좌] Hello PC 1회 - CPU 동영상 강좌를 보세요.

그 다음으로 해본 작업이 CMOS Clear 작업, 하지만 이 작업을 해봐도 역시나 증상은 개선되는 것이 없네요. 게다가 바이오스 셋업에서 몇가지 설정을 바꾸고 재부팅을 해보려는데, 롬 바이오스에 이상이 있음을 뜻하는 메시지가 표시되는군요.

ROM BIOS Checksum error 발생

불행중 다행으로 잠시 전원을 껐다가 켜보니 POST 화면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일단 컴터맨 선에서 해볼 수 있는 작업은 바이오스 업그레이드이고, 바이오스 업그레이드로도 증상이 고쳐지지 않을 경우, 제조사 A/S 센터로 메인보드를 입고시켜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메인보드 제조사 웹사이트에서 해당 메인보드의 바이오스 파일을 검색해보니 다행히 새 버전의 롬 바이오스 파일이 올라와 있어서 다운로드 한 후 업그레이드 작업을 끝내고, POST 화면을 보니, CPU 클럭은 1.6GHz, FSB 200MHz로 정상적인 클럭으로 잡히는 것이 확인됩니다.

(바이오스 업그레이드 작업이 잘못될 경우 메인보드를 A/S 보내야 하는 위험이 있으므로, 현재 사용중인 바이오스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업그레이드 작업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스티커와 다른 CPU, 언제부터 그랬던 걸까???

CPU 클럭이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남은 것은 윈도우 재설치 작업, 이 작업은 별다른 어려움없이 끝났습니다. 윈도우 업데이트까지 완료 후 CPU 쿨러에 잔뜩 끼어있는 먼지까지 깨끗이 청소하고 케이스를 덮은 후 컴퓨터를 넘겨드렸습니다.

먼지가 잔뜩 낀 CPU 쿨러

쿨러 청소 후

작업은 끝났지만, 한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고객분의 PC는 컴퓨터가 느리다하여 약 1년전, 6개월전에 각각 20만원 가량을 주고 2차례 업그레이드를 했다고 합니다.

먼지가 잔뜩 낀 CPU 쿨러와 달리 메인보드는 아주 깨끗한 상태인 것으로 보아, 메인보드와 CPU를 업그레이드한 듯 합니다.

기왕 메인보드하고 CPU 갈아끼우는거면 CPU 쿨러도 좀 청소하시지...하는 생각이야...뭐 바빠서, 혹은 쿨러 청소는 비용에 포함되지 않아서...그렇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CPU 클럭이 1/4로 표시되고, 그것이 바이오스 업그레이드로 해결될만한 문제라면, 이것이 컴퓨터 사용중에 발생한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컴터맨의 생각으로는, 업그레이드(?)를 할 당시부터 그랬다는 것인데...POST 화면에서 표시되는 FSB가 정상의 1/4로 줄어든 것을 못 본것인지, 보고도 그냥 넘긴 것인지, 못 본 것이라면 돈을 받고 A/S를 할 자격이 없는 것이며, 알고서도 그냥 넘긴 것이라면...더 이상 말이 필요없겠죠...

Core2Duo와 셀러론 D의 수수께끼

한가지 더...고객분 PC의 케이스 앞에는 Core2Duo 스티커가 붙어 있었습니다. Core2Duo 중 어떤 제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저 스티커를 길에서 주워 붙이지 않은 이상, 듀얼 코어 CPU가 들어있었던 적이 있었다는 얘기겠죠?

BIOS CMOS 컴퓨터 Computer PC POST Core2duo Inside

하지만 현재 PC에 설치된 CPU는 셀러론 D420 CPU로, 싱글코어 제품입니다. 이 CPU라면 당연히 셀러론 인사이드 로고 스티커가 붙어 있었어야겠죠.

BIOS CMOS 컴퓨터 Computer PC POST Celeron Inside

어찌된 것일까요?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20만원이나 지불했다는데...마침 Core2Duo 스티커가 남아서 그 스티커를 붙여둔 것일까요???

교체를 받은지 이미 6개월이나 지났고, 소비자께서 기존 사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고, 저 역시 스티커 하나만 가지고, 짐작만으로 왈가왈부하기도 그렇고, 업자가 또 다른 업자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 같아 소비자에게 별다른 얘길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Power On Self Test의 약자로 컴퓨터의 전원을 켜면 가장 먼저 시행되는 자체 검사 과정입니다. [본문으로]

'컴퓨터 활용, 최적화 > 컴퓨터 정비, 하드웨어 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웹서핑, 문서작성과 간단한 게임을 위한 컴퓨터 부품 구성 (6)	2009.09.29
공짜 먼지 필터 만들기 (13)	2009.09.26
윈도우 설치 중 무한 재부팅 증상, 지우개로 해결 (6)	2009.09.18
10년전 명품 노트북, 컴팩 아마다 M700 수리 (12)	2009.09.17
먼지는 컴퓨터를 좋아해 (10)	2009.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