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없이 맑았던 여수 하늘
TV나 라디오를 통해 미세먼지 얘기가 나오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미세먼지에 신경쓰며 살아가는 요즘입니다.
제가 사는 천안도 하루종일 창문을 활짝 열고 지내본 게 언제인지 모를 정도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 많았고, 마눌님께서는 여수에 가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여수에 도착하니 정말 파란 하늘과 바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일기예보에서는 여수의 미세먼지 역시 나쁨 상태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와 살짝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바람은 많이 불지만 날씨는 따뜻했고 미세먼지 역시 맑음 수준이었습니다.
그렇게 오후에 펜션에 도착해 짐을 푼 뒤, 마눌님께서는 펜션 주변을 돌아다니며 바다를 구경하고 노을을 구경하는 동안
전날 늦게까지 잠을 설친데다 300km 남짓한 거리를 운전해 온 저는 뚜기와 함께 널부러져 있다가 달게 잠들었고, 늦은 밤에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이미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오랫만에 보는 쨍한 하늘과 바다
그렇게 여행 첫째날을 온전히 숙소에서 보낸 다음 날, 아침을 먹은 뒤 바닷가 도로를 따라 달렸습니다.
첫 날도 하늘은 맑았지만 먼 하늘은 살짝 뿌옇게 보였는데, 둘째날은 그야말로 파란 하늘에 햇볕이 쨍한, 여행하기 좋은 날씨였습니다.
마눌님이 정해 놓은 코스에 따라 가 본 화태대교는 듣던대로 아주 드문드문 차가 지나다니는 덕분에 긴 다리를 혼자 건너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화태대교를 건넌 뒤 돌아오려다가 이정표에 적힌 '묘두'라는 마을 이름을 보고 호기심에 달려갔더니, 역시 쨍한 하늘과 녹색의 바다가 펼쳐져 있는 평범한 바닷가 마을이었습니다.
바다 풍경이 펼쳐진 비스토니 커피숍
쨍하고 푸른 바다 구경을 실컷 한 뒤 숙소로 돌아오는 길, 건너편에 세련된 느낌의 검은 벽돌 건물로 된 커피숍이 눈에 띄어 차를 돌렸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니 비스토니 커피(BSTONY COFFEE)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 왔고, 건물 옆 계단으로 내려왔습니다.
비스토니 커피숍 안으로 들어가니 지붕이 높은 콘크리트 건물에 통유리를 통해 바다가 보이고
안쪽으로는 유리 천장으로 햇볕이 쏟아져 들어오는 분위기가 따뜻합니다.
평일인데도 테이블 곳곳에 손님들이 있었고, 빈 테이블을 찾아 자리를 잡았습니다.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하여 자칫 딱딱한 느낌일 수 있는데 여기저기 큼직한 화분이 놓여 있고 테이블 위에도 녹색의 식물들이 올려져 있어 편안한 느낌입니다.
마눌님은 스트로베리 민트티 에이드를, 저는 아메리카노를 시켰습니다.
아메리카노의 맛은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테이블 위로 내려온 따뜻한 햇볕에 편안하니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비스토니 커피숍의 테이블과 의자들은 오래된 물건들을 여기저기서 수집한 듯 모두들 제각각이었습니다.
같은 것들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 다른 것들이라 좀 산만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테이블에 의자가 달린 이런 테이블은 꽤 관심이 가더군요ㅎㅎ
실내 한쪽은 유리 천장을 통해 햇볕이 들어오고 제법 키 큰 나무들이 자라고 있네요.
마당 있는 집에 하우스를 짓고 커피나무를 키우고 싶다는 꿈을 꾸는터라, 이런 구조의 집이 참 부러웠습니다ㅎㅎ
건물 앞쪽의 넓직한 정원도 펼쳐져 있고
부러운 마음으로 천장 높은 건물과 정원을 구경하고 있는데, 마눌님은 어느새 정원 옆의 계단을 내려가 녹색으로 변해가는 벚나무와 유채꽃 구경에 한창입니다.
비록 제주도 유채밭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바로 앞에 펼쳐진 바다 풍경과 함께 눈도 마음도 편안해 집니다.
가끔 여행을 할 때면 분위기가 괜찮은 동네 커피숍을 찾아 보곤 하는데, 이번 여수 여행에서도 근사한 커피숍을 발견한 듯 싶습니다.
바다가 펼쳐진 전경도 근사했고, 햇볕이 내리쬐는 유리 천장에 인테리어도 편안했고 늘 회색이나 빨간색이던 미세먼지 알림앱이 파란색 화면이라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메리카노의 맛은 좀 밋밋했지만 실내 분위기에 날씨까지 참 근사한 기억으로 남았고, 나중에 여수를 다시 여행하게 되면 꼭 다시 들러볼 장소로 저장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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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4. 1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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