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들밥 가든의 묵밥과 보리밥 정식. 심심한 듯 편히 즐긴 시골 묵밥과 보리밥, 나물

천안 토박이가 소개한 묵밥집

업무 특성상 지역 주민들을 많이 만나는 마눌님께서는 가끔 지역 맛집에 대한 정보들을 듣곤 합니다.


얼마전에는 30년 천안 토박이라는 분이 적극 추천했다면서, 천안독립기념관 근처에 있는 묵밥집을 가보자고 하더군요.


잘게 썬 김치와 도토리묵, 그리고 깨가 잔뜩 뿌려진 육수에 밥을 말아 후루룩 들이키는 묵밥은 제가 즐기는 음식이라 가끔 밖에서 사먹기도 하고 냉면 육수를 이용해 만들어 먹기도 하는 음식인데, 지역 주민이 적극 추천하는 묵밥집이라니 어떨까 궁금했습니다.


저희가 찾은 곳은 독립기념관 근처에 있다는 '들밥'이라는 곳이었는데, 네비를 찍고 출발하니 20km 남짓한 거리임에도 굳이 고속도로 타는 길을 안내하더군요ㅎㅎ


초행길이다보니, 어쨌든 네비의 안내에 따라 도착했고 한적한 도로 안쪽에 자리잡은 들밥 묵밥집이 보입니다.

천안 들밥 가든 묵밥집


사실 티맵 네비를 따라 독립기념관을 지나 충절로를 달리다보면, 골목길을 향해 비보호 좌회전을 하라고 안내하는데, 네비 지시를 따를 경우 식당이 있을 것이라고는 짐작되지 않는 좁은 골목길을 한참 두리번 거려야 합니다.

돌아올 때 보니 L자 형태의 도로를 나름 지름길이라며 대각선 골목길로 안내한 것이었는데, 골목길로 좌회전하지 말고 계속 도로를 따라가다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위례성로로 접어들 것을 권합니다.


어쨌든 건물위에 '들밥'이라는 간판을 확인한 뒤 마당으로 들어서니 잘 가꿔진 주차장겸 정원이 보입니다.

천안 들밥 가든 묵밥집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 건물은 넓직한 마당이 인상적입니다.

천안 들밥 가든 묵밥집

사실 얼마전 다녀왔던 평택의 고기집, '우화한날'은 음식맛은 괜찮았지만 건물 위치며 내부 분위기가 좀 아니다 싶었는데, 이 곳 들밥은 넓직한 정원이 편안한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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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인사하는 주인장의 안내에 따라 들어온 가게안, 평범하지만 넓직하고 시원합니다.

평일 오전이라 손님은 저희 뿐이었는데,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하나둘 손님들이 들어오더군요.

들밥 가든 내부


들밥의 여러 메뉴 중에서 저는 시골묵밥을, 마눌님은 보리밥 정식을 시켰습니다.

이런 식사류들은 2인분 이상 시켜야 한다는 곳이 많아 각기 다른 메뉴를 시켜도 되는지 물어보니, 흔쾌히 가능하다고 하네요.

들밥 가든 메뉴


잠시 후 된장찌개가 먼저 나왔습니다.

들밥 가든 보리밥정식 된장


커다란 대접에 담긴 묵밥과 각종 나물들이 한 상 가득 차려졌습니다.

들밥 가든 시골묵밥 보리밥정식


묵밥과 보리밥이 담겨 나온 대접은, 흔치 않은 특대 사이즈라 인상적입니다.

묵밥의 비주얼은 흔히 볼수 있는 스타일이었는데, 뿌려진 김가루를 걷어보니 잘게 썬 김치와 오이, 그리고 묵이 잔뜩 들어 있었습니다.

묵밥 도토리묵밥


도토리묵은 탱글탱글하니 식감이 좋았는데, 떠먹어본 육수는 좀 심심한 듯 싶습니다.

묵밥 도토리묵밥

묵밥하면 워낙 새콤달콤한 육수 스타일에 익숙해 있었는데, 들밥의 묵밥 육수는 간이 덜 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심하더군요.


입맛에 따라 간을 해서 먹는건가? 싶었지만 일단 밥을 말고 숟가락 하나 가득 떠먹었습니다.

잘게 썬 김치까지 함께 떠 먹으니, 그제서야 간이 맞았습니다.

묵밥 도토리묵밥

김치를 함께 떠 먹어야 간이 맞는 묵밥인 셈인데, 그래도 새콤달콤한 묵밥에 익숙한 입맛이라면 좀 심심하게 느껴질 듯 싶긴 하더군요.


하지만 조금씩 담겨진 나물들을 맛보면서 소금간이 약하다 싶으면서도 참기름향이 감도는 게 이 집의 음식 스타일이다 싶었습니다.

들밥 나물


조금씩 담겨 나온 다양한 나물들은 하나같이 간이 심심한 편이었지만 나물 고유의 향을 느낄 수 있어 맛있었습니다.

들밥 나물


사실 이 나물 반찬들은 마눌님께서 시킨 보리밥 정식 덕분에 맛볼 수 있었던 것 같고, 묵밥만 시켜도 나오는지 여부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 묵밥 못지 않게 나물 맛이 참 좋아 젓가락이 쉬지 않았습니다ㅎㅎ

들밥 나물


처음에는 양이 꽤 부담스럽다 싶었던 묵밥인데, 자꾸 떠먹다보니 어느새 바닥이 드러났습니다.

함께 나온 반찬 중 동치미는 살짝 쿰쿰한 뒷맛이 나서 아쉬웠는데, 마눌님께서는 이것도 시골 동치미 국물 맛이라며 웃는군요ㅎㅎ

천안 들밥 가든 묵밥


그렇게 아침겸 점심으로 묵밥과 보리밥 정식을 배부르게 먹고 나왔습니다.

천안 들밥 가든

새콤달콤한 맛이 강한 묵밥만 먹어왔던 저는 심심한 묵밥 육수 맛이 좀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먹다보니 계속 먹게되는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만일 다른 반찬들의 간이 강했다면, 묵밥 육수의 간을 제대로 못 맞췄구나 싶었을텐데 짜지 않고, 오히려 심심한 축에 가깝지만 맛있었던 나물들을 덕분에 입이 편안한 느낌이었습니다ㅎㅎ

고추 텃밭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고, 시원한 가게 내부의 분위기도 참 편안했는데 굳이 아쉬운 점을 찾자면, 나오면서 마당에 즐비하게 심어진 고추를 보니 밥상에 풋고추 몇 개 나왔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물론, 농담입니다ㅎㅎ)


본 리뷰는 블로거라 티내지 않고,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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