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한 묵밥. 캠핑장에서 만들어보자
묵밥이란 걸 처음 먹어본 것은 몇 년 전 어느 일요일, 누님댁 식구들과 점심을 먹을 때였습니다.
그때도 한창 더운 여름이었고 시원하게 먹을게 없을까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들어가봤는데, 더운 날씨에 후루룩 들이키는 시원한 묵밥의 맛이 기억에 꽤 강렬하게 남았네요.
그 후로도 묵밥 생각에 식당을 찾아갔는데, 아쉽게도 묵밥 식당 자리에 다른 가게가 들어서 있더군요.
맛집을 찾아다닐 정도의 열정은 아니라, '아, 그때 그 묵밥 참 맜있었는데'하고 입맛만 다셨는데, 제 얘길들은 마눌님 왈, 묵밥 레시피 어렵지 않다며 이번 캠핑에서 만들어주겠다는군요.
2박 3일의 캠핑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텐트며 타프의 철수 준비가 한창이었던 점심시간, 마눌님은 드디어 묵밥을 시작하겠다 합니다.
재료는, 도토리묵 한봉, 김치, 대파, 오이, 간장 약간, 그리고 동치미 냉면 육수입니다.
집에서 정성껏 우린 육수를 기대하신 분이라면 동치미 냉면 육수가 왠말이냐 하시겠지만, 찌는 여름에 불앞에서 육수를 끓이는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여기는 빠르고 간편한 레시피가 미덕인, 캠핑장입니다.
10분이면 만드는 즉석(!) 묵밥 조리 시작!
도토리 묵은 길쭉하게 잘라줍니다. 취향에 따라 깍뚝 썰기를 해도 무방하지만 묵밥의 묘미는 길쭉하면서 탱글한 묵을 숟가락만으로 떠서 먹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가끔 건져올린 묵을 국물에 첨벙 떨어뜨리기도 하면서 말이죠 ㅎㅎ
마트에서 판매되는 도토리 묵 한 팩이면 대략 두 사람이 먹을만한 양이 됩니다.
묵이 살짝 두꺼운 느낌이 있어 옆으로도 잘라주었습니다.
대파도 큼직큼직하게 잘라 준비해둡니다.
신김치도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잘라줍니다.
여름 음식 단골 손님, 오이가 빠지면 섭섭하죠.
오이도 길쭉길쭉하게 잘라줍니다.
대파, 신김치, 오이만으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제 밥그릇에 밥을 조금 담습니다. 밥위에 묵이 듬뿍 올라갈 예정이므로 밥은 조금만 담았는데요, 따뜻한 밥보다는 식은 밥이 더 잘 어울립니다.
밥위데 썰어놓은 도토리묵을 듬뿍듬뿍 얹은 후
준비했던 김치, 대파, 오이도 보기 좋게 얹어줍니다.
마지막으로 동치미 냉면 육수를 부어줍니다.
살얼음이 있는 동치미 냉면 육수라면 더 좋을 것 같아 냉면 육수도 미리 얼려왔는데, 뜨거운 여름 2박 3일의 캠핑 일정 중 마지막 날이 되고 보니 기대했던 살얼음은 없습니다.
그리고 살얼음 쯤 없어도 그만입니다 ㅎㅎ
매콤한걸 좋아하는 저희는 잘게 자른 청양고추 몇 개도 위에 올렸습니다.
이미 김치를 이용해 어느정도 간이 맞은데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동치미 냉면 육수가 꽤 짭잘하게 간이 된 상태이므로 냉면 육수만 붓지말고 생수를 이용해 소금의 양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얼음 조달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얼음 몇 개를 동동 띄워도 되겠네요.
뜨거운 여름, 불과 씨름하는 대신 간편한 묵밥!
도토리 묵 1봉과 동치미 냉면 육수 1봉으로 두 그릇의 도토리 묵밥이 뚝딱 만들어졌습니다.
도토리 묵밥 제조에 걸린 시간은 대략 10분, 중간에 사진 찍느라 방해받은 시간을 빼면 5분~10분이면 충분히 내놓을 수 있는 간편 요리입니다.
캠핑장에서 초간단 레시피로 만든 도토리 묵밥, 그 맛이 어떨지 저도 궁금했습니다.
집에서도 아직 먹어본 적이 없는 묵밥이었는데, 그 맛은 역시 일품이었습니다.
새콤 달콤한 육수에 탱글탱글한 도토리 묵의 식감, 게다가 신김치 특유의 맛과 오이, 대파의 신선한 느낌이 한데 어우러져 한 그릇 뚝딱 해치웠습니다.
사실 맛 평가는 뒷 전이었고 시원한 국물에 말아진 묵밥을 거의 흡입하다시피, 순식간에 뚝딱 비워버렸네요 ㅎㅎ
준비물도 간단하고 조리 과정도 간단해야 캠핑요리의 미덕을 갖췄다 할 수 있는데, 이 묵밥은 그런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뜨거운 여름, 캠핑장에까지 가서 불과 씨름하는 대신 시원한 묵밥 한 그릇 뚝딱 만들어 보시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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