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가 맛있는 계절. 천안으로 이사온 뒤 알게 된 천안 명물, 포도

포도 농원이 줄지어 있는 천안

천안으로 이사와서 살게 된지 5개월 남짓 되었습니다.

 

'천안' 하면 천안삼거리나 호두과자 등을 떠올렸지만, 사실 천안으로 이사온 뒤에도 천안삼거리를 지나 본 적도, 따로 호두과자를 먹어본 적도 없습니다.

 

대신 아침저녁으로 지나는 천안 망향로 길가에 있는 여러 포도 농장(포도 가게)들은 매일같이 보곤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불을 밝히고 포도 박스를 쌓아두고 판매하는 도로 옆의 가게들은 8월부터 10월까지 짧은 기간동안 포도를 판매한다고 합니다.

 

사실 도로가의 과일 가게에서 과일을 사는 것 보다는 마트를 이용하는게 더 익숙한터라, 매일같이 지나면서도 포도를 살 생각은 못했습니다.

그러다 한 달전 쯤, 집에 오신 손님께 선물할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도로가의 포도 농원에 들러 포도 한 상자를 산 뒤로 단골이 되었습니다.

 

저희가 단골로 찾는 천안의 포도 가게는 '다산농원'이라는 곳입니다.

 

천안 망향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꽤 많은 포도 가게들이 보이지만, 도로에 차를 세우지 않고 넓은 마당 안쪽으로 차를 들여 올 수 있다는 지극히 단순한 이유에서 찾게 된 곳입니다.

 

차 안에서 지나가며 볼 때는 쌓여 있는 포도박스만 눈에 띄던 곳입니다.

 

하지만 포도 농장의 마당에 차를 세우고 천장을 올려다보면 머리위쪽으로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송이들이 인상적이라, 가끔 갈 때마다 고개를 들어올려 포도송이들을 감상하곤 합니다.

 

포도 가게 마당 옆으로는 나무로 세운 커다란 정자가 있고

 

그 뒤로는 꽤 규모가 큰 포도밭이 있는데, 사실 이 포도밭은 다산농원의 본진(?)은 아니라고 합니다.

판매되는 포도는 입장면에 있는 다산농원에서 가져오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얼마전 본가, 처가 부모님들께 포도 한 상자씩을 보내드렸는데 본가에서는 그새 포도를 다 드셨다고 연락이 왔기에 간만에 들러 포도 두 상자를 샀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는 택배로 포도를 부치다 보면 포도 송이에서 포도 알맹이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어 포도송이마다 따로 포장을 하고 스티로폼 박스에 되도록 꽉 채워넣는다고 하십니다.

 

단골이 되다보니, 이제는 저희 집 포도 택배 포장을 돕기도 하는데, 오늘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택배차가 이미 떠나 버린 시간이었습니다.

내일 보내야하나 살짝 고민하다가 본가와 처가에 보낼 포도 박스를 싣고 입장우체국에 직접 왔습니다.

다산농원 주인아주머니에 따르면 원래 우체국에서는 포도 택배를 안받는데, 입장우체국은 포도철에 한해 택배 접수를 받는다는군요.

 

우체국 트럭이 짐싣기가 거의 끝나가는 아슬아슬한 시간에 도착해 포도 박스 접수를 완료했습니다.

우체국 직원분께서 박스에 찍은 '포도'라는 도장을 두 개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ㅎㅎ

 

다산농원에서는 부모님들께 보낼 두 박스의 포도만 구입했지만, 언제나처럼 덤으로 포도 송이들을 넉넉히 챙겨주어 저희도 집에서 포도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망향로 주변에 수많은 포도 농원들 중에서 다산농원을 찾게 된 것은 가게 안쪽으로 차를 댈 수 있다는 지극히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되었고, 주인아주머니도 무척 친절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달달하고 싱싱한 포도가 맛있었던 이유가 큽니다.

 

올해는 가뭄 때문인지 과일 맛들이 별로였는데, 포도는 참 달고 맛있었습니다.

 

덕분에 올 여름에는 그 어느때보다 포도를 많이 먹었고, 본가, 처가,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포도 선물도 꽤 많이 했습니다.

시골 사람(?)이 되어보니, 지역 특산품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재미도 꽤 쏠쏠하네요ㅎㅎ

 

아, 인터넷 지도 서비스에서 '다산농원'이라 검색하면 제가 포도를 구입했던 구입했던 망향로 도로변의 가게 대신, 입장면에 있는 다산농원 포도밭(본진)이 나오더군요.

 

덕분에 로드뷰 지도를 따라 가며 다산농원 가게의 주소(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망향로 307)를 확인했으니, 혹시 필요한 분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ㅎㅎ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관련글

• 2016/09/08 - 4년차 베란다 커피나무에 열린 커피열매. 제법 옹기종기 모인 두 번째 커피열매들
• 2015/09/22 - 커피나무의 커피열매가 빨갛게 익어가는 가을. 3년 3개월차 베란다 커피나무의 일상
• 2012/10/11 - 숙취에 효과 만점, 장모님표 초간단 생과일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