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산 자연휴양림, 뜻밖의 3순위 당첨
얼마 전 장인어른의 생신 모임을 유명산 자연휴양림으로 다녀왔습니다.
원래 인천의 형님 댁에서 모이려고 했는데 불과 며칠 전에 유명산 자연휴양림에서 예약 가능하다는 문자가 왔다고 하여 급히 예약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이런저런 일 때문에 캠핑이나 여행도 자주 못다녔으니 자연휴양림에서 하루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싶었습니다.
알고보니 유명산 자연휴양림은 서울에서 가까운 경치 좋은 휴양림으로 소문난 덕분에 어지간히 운이 좋지 않으면 예약할 수 없을 정도로 꽉꽉 차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마눌님도 3순위로 예약을 걸어 놓고 아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한밤중에 도착한 문자메시지 덕분에 유명산 자연휴양림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유명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는 내내 꽤 굵은 비가 오락가락했습니다.
'국립유명산자연휴양림' 표지판을 따라 잠시 올라다가 휴양림 입구에서 예약 여부를 확인하고 들어왔습니다.
얼핏 봐도 꽤 멋지게 꾸며져 있는 유명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031-589-5487)에서 숲속의집 예약 확인 후 열쇠를 받아 왔습니다.
유명산 자연휴양림 숲속의집 입실 시간은 오후 3시부터이며, 숲속의집 키를 받아야 주차장 끝의 차단기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리 출발하신 부모님들은 1시간 남짓 일찍 도착했기에 차는 주차장에 두고 숲속 데크산책로를 걸어갔다고 하십니다.
입실시간 30분 전에 도착한 저희는 숲속의집 키를 받아 숙소인 '반달곰' 방으로 향하는 길인데, 차로 가는 길이 좁고 오르락 내리락 경사도 심한 편이었습니다.
실제 차를 몰고 올 때도 거리가 꽤 된다 싶었는데, 나중에 지도를 보니 주차장 입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었네요.
미리 도착해있던 부모님으로 부터 들어보니 차길과 달리 데크길은 완만하니 걷기 쉬웠다고 하는데 지도를 봐도 부모님이 걷기엔 만만찮은 거리였다 싶습니다.
유명산 자연휴양림 반달곰 방
반달곰 방은 길쭉한 모양으로 뒤쪽에 데크 시설이 되어 있고, 계곡 물 흐르는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유명산 자연휴양림 숲속의집 중에서 가장 큰 8인실(46m2) 방으로 성수기 평일/주말 요금이 13만4천원입니다.
가장 큰 방인데다 성수기 요금이라 좀 비싸다 싶기도 하지만, 모든 자연휴양림 숲속의집이 사이즈/기간 별로 요금이 동일합니다.
2017/05/19 - 가는 길도 아름다웠던 운장산자연휴양림. 숲속의집에서 편안히 즐긴 1박2일
부엌에는 냉장고, 전기렌지, 정수기, 전기밥솥과 식기류 등이 준비되어 있고
화장실은 깨끗했고 뜨거운 물도 잘 나옵니다.
참고로 자연휴양림 숲속의집에는 침구류는 갖춰져 있으나 수건은 없으니 각자 준비해야 합니다.
가끔 다른 자연휴양림의 경우 샤워실 안쪽 벽에 온수기가 달려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저희가 머물렀던 반달곰 방은 온수기가 밖에 설치되어 있어 깔끔했습니다.
8인실이지만 4~5명이 자기에 적당해 보이는 방이 하나만 있으니 거실과 방에 나눠 자야 합니다.
울창한 숲이 마주하고 있는 반달곰 방 뒷편의 데크는 꽤 넓고,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는 데다, 식탁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만 저희가 갔던 날은 굵은 비가 오락가락해서 이용하기 어려웠는데, 준비해간 타프를 이용해 결국 데크 식당을 열기로 했습니다.
나무 데크 난간에 타프 줄을 묶으니 팩을 사용하지 않아도 타프 설치는 가능했습니다.
타프 길이에 비하면 데크 공간이 좁은 편이라 타프가 쭈글쭈글 했지만 이리저리 잡아 당겨 칠 수 있었습니다.
타프 설치 후 장모님과 마눌님이 준비한 음식들이 펼쳐졌고
오늘의 주 메뉴는 장모님이 재워온 LA 갈비 구이와
저희 집 근처 수산시장에서 구입한 대하(라고 하기엔 좀 작은)구이 입니다.
참고로 자연휴양림은 산불조심기간을 제외하면 야외바베큐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때도 숯만 사용할 수 있고 모닥불, 장작불을 사용할 수 없는데, 저는 캠핑 화로와 차콜을 사용했습니다.
장인 어른께 생신축하주도 한 잔 따라드리고 즐거운 식사를 했습니다.
갈비며 새우며 준비해 온 것들을 배부르게 먹었다 싶은데 마눌님께서는 남은 갈비 양념을 이용해 볶음밥을 해주시는군요ㅎㅎ
울창한 숲, 흐르는 물이 좋았던 유명산 자연휴양림
저희가 머물렀던 반달곰 방이 원래 물 흐르는 소리가 잘 들리는 곳인데다, 오락가락하던 비가 밤에는 꽤 세차게 내려 물소리, 빗소리는 정말 원없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캠핑을 왔더라면 물이 들이치지 않도록 이리저리 살펴야 했을텐데 숲속의집이다보니 그런 걱정없이 느긋하게 비구경을 했습니다ㅎㅎ
그래도 아침에는 잠시나마 쨍한 해가 비췄고, 장모님과 이모님은 숲속을 바라보며 여유있게 커피 한 잔 하셨네요ㅎㅎ
뒤늦게 일어난 저도 데크에서 숲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하는데, 몸통이 작고 다리가 긴 거미가 데크를 걸어다녀 한동안 신기하게 구경했습니다.
아침 일찍 해가 반짝하더니, 오전이 되니 다시 산 전체가 운무로 덮이고 간간히 비를 뿌리는 날씨가 계속됐습니다.
흐르는 물에 발담그고 놀고 싶다던 마눌님께서는 비 내리는 날씨를 몹시 안타까워 했고, 눈으로 구경이라도 하겠다며 아침 산책을 나섰습니다.
저희가 머물렀던 숲속의집 뒷 길로 20~30m 남짓 걸어가니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비가와서 물이 불어난 것도 있지만, 계곡 아래쪽은 폭이 넓어지면서 한 눈에 봐도 꽤 깊어 보이네요.
물놀이는 할 수 없었지만, 물기를 머금은 숲속을 걷는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그렇게 유명산 자연휴양림에서 하루를 보낸 뒤, 부모님들은 2차로 강원도 여행을 떠나셨고 저희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눌님께서는 그동안 돌아봤던 여러 자연휴양림 중, 유명산 자연휴양림이 최고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마 다음 자연휴양림을 가면, 또 그 곳이 최고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장모님께서도 오랫만에 함께한 짧은 여행이 무척 마음에 드셨다고 하시더군요ㅎㅎ
서울 근교의 경치 좋은 휴양림이라 예약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만, 참 좋은 자연휴양림임에는 틀림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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