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도 아름다웠던 운장산자연휴양림. 숲속의 집에서 편안히 즐긴 1박2일

뜻밖에 발견한 아름다운 길

조카네 식구들과 함께 강화도로 캠핑을 다녀온 지 며칠 되지 않은 평일, 마눌님과 함께 운장산 자연휴양림으로 1박2일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한동안 온 나라를 뒤덮었던 미세먼지도 싹 개어 맑은 오후, 천안에서 운장산 자연휴양림으로 네비를 찍고 달렸고, 전라북도 진안으로 들어서자 도로 양쪽에 녹색을 잔뜩 머금은 나무들이 서 있는 모습이 정말 상쾌했습니다.

 

사실 천안에서 출발할 때 찍은 네비게이션의 경로는 정주천로를 통과하는 코스가 아니었고, 중간에 마트를 다녀오느라 차를 돌렸다가 접어든 길이 정주천로입니다.

 

말하자면 이 길은 예정에 없던 우연히 잡게 된 경로인데 산을 하나 넘어가는 길이었지만 이 길을 놓쳤더라면 정말 아까울 뻔 했습니다.

전북 진안군 정주천로 드라이브 코스

 

나무들이 만든 천연 터널을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 (과장을 좀 보태)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 못지 않은 메타세콰이어 길이 나타났고, 이 풍경을 좀 더 오랫동안 보고 싶어 또 길 한 쪽에 차를 세웠습니다.

전북 진안군 정주천로 메타세콰이어길

 

그렇게 오후의 햇볕과 녹색을 잔뜩 머금은 길을 달려 운장산자연휴양림 표지판이 보이는 길로 들어섰고

운장산자연휴양림

 

조금 더 올라가니 운장산자연휴양림 관리소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예약사항을 확인한 뒤, 쓰레기 봉투 값 500원을 지불하고 올라왔습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관리소 매표소

 

운장산자연휴양림에는 숲속의 집과 캠핑장이 있고, 저희는 입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소쩍새' 방으로 예약했습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배치도

사실 마눌님께서는 캠핑장으로 예약을 잡을까 했는데, 며칠 전 조카들과 다녀왔던 캠핑의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라 숲속의 집으로 예약할 것을 간곡히 부탁했습니다ㅎㅎ

운장산자연휴양림 숲속의 집 소쩍새 방

저희가 묵었던 소쩍새 방은 운장산자연휴양림 관리소에서 100여 미터 남짓 떨어진 곳으로, 나무계단 끝의 집입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숲속의 집

 

방마다 나무 테이블이 하나씩 준비되어 있는 것은 여느 자연휴양림과 비슷하지만, 이 곳은 집마다 높이가 다른 구조라 좀 더 아늑하고 분리된 느낌이 듭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소쩍새방

 

6~7인실로 분류된 소쩍새 방은 나무 데크 베란다가 있는 거실과 방 하나로 구성되어 있고 침구류 등이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소쩍새방 실내

단, 세면도구와 수건은 없으니 각자 준비해야 합니다.

 

32인치 정도로 보이는 LED TV, 전기 난방 시설 등도 다른 자연 휴양림의 시설과 흡사합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소쩍새방 시설

 

냉장고, 전기레인지가 갖춰진 부엌에는 정수기도 준비되어 있어 굳이 마실 물을 사 오지 않아도 됩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소쩍새방 시설

 

욕실은 특이하게도 바닥까지 전기 난방이 들어오는데다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지만, 샤워기 수압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소쩍새방 시설

 

6~7인실 숲속의 집 주중 이용 가격은 58000원을 지불했고, 이 가격은 다른 자연휴양림 숲속의 집도 동일합니다.

자연휴양림 숲속의 방 예약은 국립자연휴양림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국립자연휴양림 이용료

이 정도 경관과 시설을 이 정도의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참 매력적인데다, 비수기 주중에는 장애인, 국가유공자, 지역주민, 다자녀 가정 등에 추가 할인 혜택이 있습니다.

 

방에 짐을 막 올리고 잠시 쉬다보니 거실 유리창에 반창고가 붙어 있더군요.

운장산자연휴양림 숲속의집

 

어떤 매너없는 사람들이 쓰던 반창고를 저기다 붙였나 싶어 문을 열었더니, 살짝 찢어진 방충망을 반창고로 떼워 놓았더군요.

찢어진 방충망을 나름 잘 잡아주고 있는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오랫만에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날 숲속에 오니 기분이 참 상쾌했고, 저희가 묵었던 소쩍새 방은 다른 집들보다 높이 있는 구조다 보니 시야가 탁 트여 더 좋았습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숲속의집

 

이제 늦은 점심 겸 저녁 시간, 새우와 갈비살을 준비하고 된장찌개를 끓여 내 왔습니다.

숲속의 집 나무 식탁

마눌님이 캠핑 가방에서 테이블보를 챙길 때 마다 그냥 가지...생각 하는데, 역시 깔아 놓는게 낫군요ㅎㅎ

 

1차로 새우를 구워 흡입하고 2차로 소금과 후추를 뿌린 갈비살을 구워 흡입했습니다.

숲속의 집 식사

운장산 자연휴양림의 산책로, 마당바위, 캠핑장

새우와 갈비살과 된장찌개로 배부른 점심 겸 저녁을 먹은 뒤, 산책을 가보자는 마눌님의 성화에 못이기는 척 따라나섰습니다.

여느 자연휴양림과 마찬가지로 운장산 자연휴양림 역시 울창한 나무 숲이 한창입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산책로

 

아스팔트 길을 따라 가다보니 징검다리가 나와 건너고

운장산자연휴양림 징검다리

 

다시 1km 남짓한 길을 따라 걸어갔습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산책로

 

그렇게 길을 따라 걷다보니 길 옆 계곡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났고

운장산자연휴양림 마당바위

 

마당바위란 이름의, 계곡물이 흐르는 넓은 바위가 나타났습니다.

아직 더운철이 아니지만, 여름에는 매력적인 피서장소임에 틀림없어 보이는 넓은 바위였습니다.

운장산 마당바위

 

마당바위에서 다시 산책로로 올라와 좀 더 걸어가니 야영데크장이 나타났습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야영데크장

 

야영데크장은 숲속 한 가운데 데크들을 설치해 놓아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저렴한 비용(비수기/주중 7000원, 주차료, 입장료 별도)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데크들이 너무 빽빽히 배치되어 답답했는데, 4줄로 배치된 데크를 3줄 정도로만 넓혀도 훨씬 나을 듯 싶었습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야영데크

그렇게 짧은 산책을 하는 동안 날이 어둑어둑해졌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 아침도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씨, 정말 오랫만에 맑은 날씨의 연속이라 또 잠깐의 산책을 하고

진안 운장산 민들레

 

12시 퇴실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커피 한 잔을 내리고

야외 핸드드립 커피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으면서 느긋하게 오늘의 여행 일정을 준비했습니다.

운장산자연휴양림

 

지금까지 여러 자연휴양림의 숲속의 집들과 캠핑장들을 이용했고, 운장산 자연휴양림의 숲이 딱히 새로울 것도 없었는데, 유난히 여유있고 편안한 기분이었습니다.

딱히 특별할 것이 없었는데 무엇 때문일까, 오랫만에 맑은 하늘이 보이는 미세먼지 없는 날씨라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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