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 늦가을 낮은 햇볕과 숲이 좋았던 설매재 캠핑장

어느덧 볕이 좋은 가을, 설매재 휴양림 캠핑장

시원한 그늘과 발을 담글 물이 있는 캠핑장을 찾던게 불과 얼마전 일인데, 어느새 저녁의 기온이 무척 쌀쌀하게 느껴지는 가을입니다.

 

원래 이번 캠핑장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으로 다녀올 계획이었지만 며칠새 부쩍 쌀쌀해진 밤공기 덕분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캠핑장으로 목적지를 급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다녀오기로 한 캠핑장은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에 자리잡고 있는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입니다.

 

캠핑을 나가기 불과 하루 전에 목적지를 바꾸었지만 역시 저희는 평일 캠핑을 다니는 덕에 왠만한 캠핑장은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되는 특권을 누리고 있고 설매재 휴양림 캠핑장 역시 따로 예약을 하지 않고 가는 길입니다.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 입구

 

저희가 살고 있는 동탄에서 경부고속도로 - 중부 고속도로 - 하남IC를 빠져나와 팔당호를 따라 달리다보면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이 가까와집니다.

설매'재'라는 이름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설매재 휴양림에 들어서기까지 꽤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지도를 찾아보니 해발 400~550m 정도인데 눈이 내리는 겨울에는 왠만해서는 엄두를 내지 못할만큼 꽤 가파른 길입니다.

 

설매재 휴양림 입구에 들어서 관리실에서 캠핑장 이용요금 등을 계산했습니다.

저희는 평일에 찾아온터라 별도의 예약을 하지 않고 관리실에서 비수기 주중 요금인 15000원과 전기사용요금 5000원, 합계 2만원을 카드로 결제했습니다.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 입구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의 1박 이용요금은 성수기(7월중순~8월말) 3만원, 비수기 주중 1.5만원, 주말/휴일 2만원입니다.

설매재자연휴양림 홈페이지에서 이용요금 확인 및 예약을 할 수 있는데 사이트 예약은 할 수 없고 현장에 도착 후 선착순으로 사이트를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설매재 휴양림 관리실에서 캠핑장까지, 또 한 번의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하는데, 포장된 길이지만 꽤 가파른 길을 올라가게 됩니다.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 입구

나무가 많은 데크 사이트, 배전반이 관건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오면 넓은 운동장이 나타나고, 캠핑용 데크는 운동장 주변의 숲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운동장 너머로 펜션 느낌이 나는 건물들이 보이는데,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있는데다 나무가 우거져서 그런지 크게 신경쓰이진 않네요.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의 데크들은 운동장 주변으로 세 군데 정도로 구역이 나뉩니다.

제 맘대로 A, B, C의 세 구역으로 나눠봤는데 데크의 크기나 배치가 제각각이라 머물 데크를 정하기 위해 주변을 꼼꼼히 둘러봤습니다.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나름대로 붙여본 A, B, C 구역

 

운동장에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타나는 A구역 데크들은 데크들은 크기가 좀 작은 느낌입니다.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운동장에 들어서기전,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보이는 C구역의 데크들은 꽤 큼직한데다 키 큰 나무들 사이에 만들어져 있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그중에서도 가장 안쪽의 데크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이번 캠핑은 여기다 싶어 차를 세우고 짐을 풀려는 찰라, 전기 배전반 시설이 보이질 않는군요.

잉? 배전반이 어디있지? 싶어 열심히 찾아봤지만 주변에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점찍었던 이 멋진 데크는 배전반에서 거의 100m는 떨어진 듯 싶더군요.

알고보니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은 전기 시설이 불편하기로 꽤 유명한 곳이라, 사람들이 몰릴때는 서로의 릴선을 이어이어 전기를 끌어다 쓰곤 한다는군요.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깨끗한 데크, 전기는 어디서??

 

저희가 갔던 평일은 사람도 드문드문, 저희 릴선은 20m 짜리라서 결국 배전반에서 가까운 B구역의 데크로 옮겨야 했는데요, 이 곳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을 이용할 때는 50m 릴선정도는 기본 준비해야 할 듯 싶었습니다.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B구역의 데크들도 나무 사이에 자리잡고 있고 따뜻한 가을의 볕이 잘 드는 곳이라 썩 괜찮은 느낌입니다.

저희가 이용했던 평일에는 이쪽에 한 팀도 들어오지 않아 데크 사이로 차를 가져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자리는 송진이 많이 떨어지는 자리더군요.

전세 캠핑을 하기 위해 텐트를 치건, 자동차를 데크 옆으로 가지고 내려오든, 송진은 미리 감안해야 합니다ㅎㅎ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송진주의!

 

길쭉한 데크에 돔스크린을 후다닥 설치하고 살림살이들을 넣은 뒤 해먹까지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평소보다 좀 일찍 출발했고, 시간도 오후 세 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해가 많이 낮아졌더군요.

가을 특유의 황금빛 햇볕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오후입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가을캠핑

 

산에서의 해는 유난히 일찍 떨어지는데, 이 날은 특히 황금빛 노을이 썩 괜찮았습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가을캠핑

 

장작불에 구운 삼겹살과 맥주 한 잔과 함께 밤이 깊어갑니다.

그리고 얼마전 야심차게 개조한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의 노란 LED는 분위기는 참 좋지만 기대보다 어두웠습니다.

마눌님은 주황색에 가까운, 노란 불빛의 느낌이 참 좋다고 했지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캠핑장에서 메인 랜턴으로 사용하기는 무리다 싶은 생각이 들어 추가로 손봐야할 것들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2014/09/30 -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를 LED로 개조 프로젝트. 캠핑용 충전식 LED랜턴 만들기

설매재 자연휴양림

 

다음날 아침, 지저귀는 새소리에 비몽사몽 잠이 깬 후, 들려오기 시작한 포 사격 소리, 기관총 사격 소리에 잠이 완전히 깼습니다.

아마도 근처에 군부대가 있는 듯 싶은데 머리위를 넘어가는 포 소리를 들으며 어느 분이 선물로 보내준 더치커피 한 잔을 마시는 기분도 색다르네요ㅎㅎ

설매재 자연휴양림대포소리와 함께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에서 만난, 아기고양이와의 묘연

마눌님이 야심차게 준비한 아침 메뉴는 '매운닭고기찌개' 입니다.

레시피에 따르면 닭볽음탕같이 걸쭉한 쪽에 가까운, 찌개처럼 먹는 요리인데 오늘은 속풀이를 위해 국물을 많이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매운닭고기찌개 캠핑요리레시피는 다음 편에...

 

저는 커피 한 잔을 하면서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었고, 마눌님은 닭찌개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는데, 어디선가 '애옹~애옹~' 소리가 들리는군요.

텐트 옆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조그만 아기고양이가 저희 텐트쪽을 향해 야무지게 울고 있습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고양이

 

슬쩍 다가가면 후다닥 뒤로 비켜나면서도 돌아서면 또 다가와 애옹애옹 울어대는 것이 아무래도 배가 많이 고파보였습니다.

마침 닭에 양념을 하기 전, 준비하던 마눌님께 닭고기를 좀 떼어내 데쳐달라고 했고 이 녀석, 예상대로 데친 닭고기를 게눈 감추듯 먹더군요.

자그마한 덩치에 꽤 먹었다 싶은데도 계속 애옹거립니다.

먹일만한게 마땅찮았던지라 국물을 낸 멸치, 데친 생삼겹살, 약간의 햇반까지 먹는 식성 좋은 녀석이었습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고양이

 

아기 고양이의 식사, 그리고 저희 식사까지 모두 마친 뒤 저는 노트북 삼매경, 마눌님은 해먹 삼매경에 빠져 있는데 이 아기 고양이는 저희 텐트 주변을 떠나지 않고 제 집처럼 주변을 서성입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고양이

 

떠나지 않는 녀석에게 놀아줄 요량으로 끈에다가 마른 나뭇잎을 매달아 흔들어주니 살짝 놀아주시는 군요.

설매재 자연휴양림 고양이

 

아침이 지나고, 점심이 지나도 이 녀석은 저희 텐트 주변을 떠나지 않고 볕이 좋은 바닥에 누워 식빵을 굽다가, 졸고 있습니다.

옆에 머물면서 어지간히 친해졌다 싶은데도 쓰담쓰담은 결코 허락하지 않는, 밖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 녀석이었습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고양이

 

대개의 캠핑장이 그렇지만, 캠핑 손님이 적은 평일에는 철수하는 시간이 한결 느긋해지기 마련입니다.

이 곳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역시 무척 여유있게,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천천히 철수를 준비했는데, 이 녀석 이 때까지도 저희 텐트 옆을 떠나지 않는군요.

나른한 햇볕이 내리쬐는 가을날 오후, 이 아기 고양이 덕분에 한결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고양이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시설과는 별개의 묘한 매력

설매재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은 기존에 다녔던 시설 좋은 캠핑장에 비하면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실내 개수대 한 곳과 더불어 야외 개수대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부대시설

 

화장실 시설은, 중-중하 수준이며, 화장실과 딱 붙은 샤워시설 역시 글쎄요...

특히 화장실 냄새가 바람에 간간히(!) 실려와 모기향을 피워 냄새를 쫒기도 했습니다.

배전반이 부족하여 화장실과 가까운 B구역에 자리잡을 수 밖에 없었던 고충이라고 할까요?

설매재 자연휴양림 부대시설

 

펜션 건물 아래쪽의 깨끗한 화장실과 샤워실이 개방되어 있었지만, 캠핑장 이용객들에게 온전히 개방된 것인지의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부대시설

 

MBC 사극을 이곳에서 촬영했는지 다모숲, 소서노숲이라고 이름이 붙어 있는, 키 큰 나무들이 우거진 분위기 좋은 산책로는 좋았지만

설매재 자연휴양림 숲속 산책로

 

캠핑장 데크 시설, 혹은 다른 시설을 늘리려는 것인지 울창한 숲의 중간중간에 넓게 베어진 나무들에서 을씨년 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숲속 산책로

 

그래도 가을 느낌이 물씬 나는 황금빛 햇볕과 울창한 나무들, 그리고 아기 고양이 덕분에 기분 좋은 캠핑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50m짜리 긴 릴선과, 참치캔을 가지고 찾으리라 생각해봅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2014년 10월6일~7일,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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