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5월의 캠핑, 옥화자연휴양림 야영장
봄을 넘어서면서 날이 많이 따뜻해졌고, 한낮에는 살짝 더울 때도 있네요.
뉴스를 보면 올해 더위가 빨리 찾아올 것이라고 하던데, 부디 지난 해처럼 폭염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희는 충북 청원군에 있는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으로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평일에 떠나는 캠핑, 날씨는 맑았지만 먼 하늘이 뿌옇게 보여 살짝 아쉬웠는데, 옥화자연휴양림에 가까워지면서 뿌옇던 하늘이 점차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네비게이션은 옥화자연휴양림에 거의 도착했다고 알려주었고, 1차선 남짓한 논밭 옆의 길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산길을 따라 올라가니 캠핑장 데크들이 눈에 들어왔고, 이제 다 왔구나 싶었는데 왠지 휑한 운동장의 느낌이 물씬 풍겨옵니다.
뭐랄까, 지난해 봄에 다녀왔던 백미리 희망 캠핑장에 들어설 때와 같은 그런 느낌이 살짝 들기도 했습니다.
2013/05/24 - 백미리 희망캠핑장, 시원한 바닷 바람과 함께 한 오토 캠핑
어쨌든 운동장으로 들어서기 전, 관리사무소 화살표가 있는 언덕길로 더 올라가 봅니다.
운동장 느낌이 나는 야영장 입구
언덕길을 조금 따라 올라가자 오른쪽으로 관리사무소 건물이 나와 차를 세우고 들어갔습니다.
캠핑장 사용에 대한 간단한 안내를 받은 뒤 자리는 좀 둘러보고 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평일 캠핑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입니다ㅎㅎ
저희가 갔을 때는 남자 직원 두 명과 아주머니 두 명이 계셨는데 모두 무척 친절했습니다.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는 것은 물로, 필요하면 쓰라며 모기향을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은 인터넷 예약을 받지않고 선착순으로 운영되며 전화문의는 043-283-3200으로 하면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용요금은 데크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3.5m*7m의 일반 데크 이용료는 전기, 주차료 등을 포함 21000원이며 현장에서 카드 결제도 가능하지만 카드 결제시 부가세가 추가된다고 합니다.
옥화자연휴양림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정보를 살펴볼 수 있는데 자연휴양림과 펜션 시설에 대한 정보 위주로 꾸며져 있고 캠핑장에 대한 정보는 적은게 아쉽습니다.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 시설과 데크 배치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 배치도입니다.
왼쪽의 1번부터 20번까지는 넓은 운동장(?) 주변으로 만들어진 데크이며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간 21번부터 40번대의 사이트는 좀 더 우거진 그늘 느낌이 많이 드는 데크입니다.
50번부터 61번까지는 관리사무소 옆길에 인접한 데크로 운동장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전망이 좋은 자리입니다.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의 1번부터 13번 데크 라인입니다.
데크 앞쪽은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운동장이 있고 멀리 화장실 건물이 보입니다.
1번부터 13번 데크의 앞쪽은 꽤 우거진 나무들이 있으며 멀리 보이는 풍경에도 시원한 녹색의 나무들이 가득차 있습니다.
가꾸지 않은, 야생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숲이 있어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에서 꽤 괜찮은 자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법 원시림의 느낌도 나는 숲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의 7번과 8번 데크 사이에는 가파른 계단이 있습니다.
아래쪽에는 물 흐르는 소리가 나는 걸 보니 개울이 있는 듯 싶은데 숲에 가려 물은 보이지 않더군요.
여름에 물놀이를 했다는 캠퍼들의 후기도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계단이 무척 가파른데다 계단 아래쪽의 우거진 풀숲이 왠지 내려가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ㅎㅎ
개울로 내려가는 길, 헬게이트는 아니겠지?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의 1번 라인 데크쪽은 나무 그늘이 시원하지만 그 맞은편, 14번 라인의 데크들은 그늘을 만들만한 나무가 없습니다.
나무가 있긴하지만 데크 뒤쪽이라 데크에 그늘이 없는 것이죠.
그늘을 위해 공사장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쇠파이프 구조물에 그늘막을 매달아 놓았는데요, 나름의 배려가 느껴지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머물고 싶지 않은 데크입니다.
나무 그늘 대신 설치한 인공 차양막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 관리인께서 추천한 명당자리는 28번과 29번 데크였는데요, 무성한 나무 그늘이 매력적입니다.
다만 뒤쪽에 샤워장과 개수대가 있는 것이, 사람이 많을 때는 꽤 번잡스러운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캠핑장 관리인이 추천한 명당자리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의 47, 48번 데크는 다른 데크보다 2배 넓은 7*7m 크기입니다.
2배 넓이의 데크라 이용료 역시 1일 41000원으로 비싸지만 2가족이 함께 지내기에 넉넉한 대형 데크입니다.
7*7m의 대형 나무데크. 가격도 2배
50~60번 데크는 앞서 살펴본 데크들보다 높은 언덕에 설치되어 있어 전망이 좋습니다.
단, 데크 간격이 좁아 이용객이 붐빌때는 꽤 복작거릴 듯 싶었고, 데크 뒤쪽의 길로 가끔 다니는 차 소리와 흙먼지가 약점입니다.
전망이 좋지만 자동차소리가 시끄러운 언덕위의 데크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 중간에 자리잡고 있는 개수대입니다.
동파 방지를 위해 비닐 구조물을 씌워 놓았는데요,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관리 아주머니 두분이 골프 카트를 타고 다니며 청소를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ㅎㅎ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의 샤워장 시설 역시 비닐 구조물에 씌워져 있습니다.
남자 샤워장을 들여다보니 3개의 샤워기와 전기 온수기가 설치되어 온수는 잘 나왔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좀 부족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지간한 더위가 아니면 캠핑장 샤워시설을 이용한 적이 없기에 개인적으로는 큰 문제될 것 없는 기준입니다.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 50번 데크, 언덕위에 집을 짓다
앞쪽 풀숲의 전경이 근사한 1번 라인 데크, 캠핑장 구석에 자리잡아 조용한 41번 라인 데크 등 몇 군데 후보 데크 중에서 고심한 끝에 저희가 자리잡은 곳은 50번 데크입니다.
다른 데크들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어 전망이 좋았고 개수대가 가까운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데크 뒤쪽 길로 가끔 다니는 차 소리가 좀 시끄러운 장소란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전망이 워낙 좋은 자리라 편하게 머물 수 있었습니다.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의 전기 시설은 5개 남짓한 데크마다 1개의 배전반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자리잡은 데크에서는 20m 릴선으로 충분히 전기를 끌어쓸 수 있지만, 데크에 따라서 더 긴 릴선이 필요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요즘 저희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더캠퍼 돔스크린을 후다닥 쳤습니다.
날씨가 많이 풀려서 돔스크린만 설치하고 별도의 텐트는 설치하지 않고 에어매트와 침낭만 설치했는데 밤에는 아직 좀 쌀쌀하더군요.
자동차를 바로 옆에 세우고 짐을 풀 수 있는 아래쪽 운동장(?)의 데크들과 달리 언덕위에 자리잡은 50~60번 데크는 길 옆에 차를 세워두고 짐을 옮겨야 합니다.
뭐 4~5개 정도의 나무 계단을 이동하면 되는 정도라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에서 사이트 구축이 끝나고 해먹도 처음 설치해봤습니다.
2014/05/22 - 더블 사이즈 해먹 사용기. 처음 설치한 해먹, 캠핑의 또 다른 즐거움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 관리인이 명당으로 추천한 28번 데크를 마다하고 이곳 50번 데크로 자리잡은 이유, 바로 눈 앞에 펼쳐진 우거진 나무들이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입니다.
수령이 꽤 오래된 듯 싶은 굵직한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자연휴양림은 불 피우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지만 이곳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은 모닥불 피우는 것이 허가되어 있습니다.
화로불에 구운 고기와 쏘세지를 안주 삼아 맥주와 와인이 함께하는 저녁을 맞이했습니다.
뻐꾹이를 비롯한 여러가지 새소리로 시끌벅적한 아침, 식사는 만두국입니다.
속풀이를 위한 시원하고 매콤한 국물에 든든한 만두로 속을 채우는 일석이조의 요리, 실은 어제 구워먹고 남은 소고기와 버섯이 듬뿍 들어갔습니다.
준비하는 식재료의 가짓 수나 양이 점점 줄어드는 대신, 다음 날 아침은 전날 먹고 남은 짜투리 식재료들을 모아모아 만들곤 합니다.
캠핑을 반복하면서 쌓인 마눌님의 캠핑 요리 스킬이라고 할까요? ㅎㅎ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의 최대 장점? 울창한 숲과 나무!
만두국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후식으로 드립 커피까지 한 잔 마신 후, 마눌님과 함께 산책에 나섰습니다.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의 최대 장점은 울창한 숲과 나무입니다.
산책길로 가기 위해 관리사무소를 지나다보니 동물원에서나 봄직한 커다란 새장에서 살고 있는 개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평소 같으면 가까이 다가갔을텐데, 어미개로 보이는 큰 개가 저희를 무척 경계하더군요 ㅎㅎ
제법 성깔있는? 강아지
3마리의 개를 뒤로하고 산책길로 들어서자마자 햇볕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멋진 길이 나타납니다.
좀 더 걸어올라가니 옥화자연휴양림 펜션들이 나타납니다.
소나무 벚나무 진달래 편백나무 등 나무 이름을 붙인 펜션은 7평에서 33평까지 다양한 크기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자연휴양림의 펜션 시설은 비교적 저렴하고 시설이 좋은 만큼 인기가 좋아 예약하기가 어렵지만 평일에 다니는 저희들은 부모님을 모셔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옥화자연휴양림의 펜션 시설 이용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옥화자연휴양림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옥화자연휴양림 펜션 시설을 지나 좀 더 걸어가면 길 양쪽의 나무가 더 우거진, 본격적인 숲길이 나타납니다.
소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들이 길 옆에 늘어서 있고, 길에는 갈색의 솔잎이 쌓인 길은 참 편안한 느낌입니다.
옥화자연휴양림의 산책로를 걷다보니 물놀이 장이 나타납니다.
펜션으로부터 대략 500m 이상은 걸어온듯 싶은 깊은(?) 산속에 물놀이 장이라니, 꽤 신기했습니다.
이곳 물놀이장은 7월~8월에 옥화자연휴양림 펜션과 캠핑장 이용객에게 무료로 개방되는 곳이라고 합니다.
깊은 산속에 자리잡은 수영장이지만 꽤 큰 규모입니다.
물의 깊이는 50cm, 1m 라고 하는데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채운 수영장이라 물이 무척 시원하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수영장 개장철이 아니라 문이 잠겨 있어 밖에서 살펴보기만 했는데, 탈의실과 화장실, 샤워실 건물을 따로 갖춘 꽤 잘 지어놓은 수영장입니다.
다만, 캠핑장/숙소와 수영장의 거리가 꽤 되는터라 물놀이를 즐기고 돌아오려면 좀 지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하게 되더군요 ㅎㅎ
캠핑장 시설만 보면 아쉽지만, 울창한 나무가 매력적인 캠핑장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은 시설만 놓고 본다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포스팅 초반에 잠시 언급한, 운동장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다닥다닥 붙은 낡은 데크와 한 군데 밖에 없는 화장실의 불편함 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옥화자연휴양림은 펜션에 더 신경쓰다보니 캠핑장 시설은 최소한으로 갖춘 곳이라는 얘기까지 있더군요.
하지만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에는 나무가 많고 코스에 따라 30분~2시간까지 걸리는 편안한 숲길이 매력 포인트입니다.
여름에는 수영장도 개방한다니 여름, 숲속 산책과 물놀이를 함께 할 수 있는 캠핑장이라는 점만으로 구미가 당깁니다.
소나무, 잣나무에서 떨어져 갈색으로 변한 솔잎을 밟으며 걷는 길도 매력적이었고 하늘을 가리는 단풍나무 잎을 올려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지금은 초록색의 단풍나무 잎,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 단풍 구경도 기대됩니다.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의 시설은 다소 부족하지만 깨끗하게 관리되는 반면, 모닥불에 대한 관리는 많이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 모닥불 사용 여부는 캠핑장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입니다.
하지만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에서는 화로대 없이 바닥의 돌을 모아 불을 피우고 남은 흔적을 캠핑 데크 주변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습니다.
화로대 없이 불을 피우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화로재를 버릴 수 있는 시설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도 아쉽더군요.
시설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이지만 저희는 울창한 숲속에서 힐링하는 기분을 만끽하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인공적인 시설들보다 울장한 나무 덕분이라 생각되는데요 돌아오는 길, 마눌님께서는 참 좋은 곳이라며 두고두고 칭찬을 하더군요.
다시 찾고 싶은 캠핑장으로 점찍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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