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니 오디오 분해 청소 과정. 냉각팬 소음 줄이는 윤활유 도포 방법

8년차 미니 오디오의 냉각팬 소음

가끔 제 블로그 포스팅에 등장했던, 미니 오디오는 결혼 직전에 구입한 것이니 8년 정도 되었네요.

 

동탄에 있을 때는 라디오 잡음 때문에 전원을 켜는 횟수가 가물에 콩나듯 적었는데, 천안으로 이사온 뒤로는 집의 구조 덕분인지 잡음없이 깨끗한 라디오를 들을 수 있어 매일 아침 잠을 깨우는 알람시계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잔고장 없이 잘 사용하던 미니 오디오였는데, 며칠 전 침실 배치를 바꾸다가 미니 오디오에 작은 이상이 생겼습니다.

 

한 손으로 미니 오디오를 집어 들어 옮기는 과정에서 별 생각없이 뒤쪽 냉각팬 부분을 눌렀는데, 그 이후로 전원을 켜면 냉각팬 회전 소리가 크게 들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SANYO MAJ-100R

 

미니 오디오 위치를 옮기기 위해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뒤쪽의 냉각팬 통풍구를 잠깐 눌렀을 뿐인데, 심하게 거슬릴 정도로 드드드~ 하는 냉각팬 소음이 심하게 나는군요.

미니 오디오 냉각팬 소음

밖에서 봐서는 환기구가 눌리거나 한 흔적은 전혀 없었고, 끼어있던 먼지가 때마침 문제가 생긴건가 싶어 진공청소기를 대고 먼지를 제거해 봤지만 냉각팬 소음은 여전했습니다.

 

덕분에 미니 오디오 구입 후 처음으로 분해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분해하기 전에 전기 코드를 빼고

SANYO MAJ-100R 분해

 

미니 오디오에 연결된 스피커 선을 제거했습니다.

오디오 연결 단자의 클립을 누르고 좌우 스피커 선을 빼내면 됩니다.

오디오 스피커 케이블 분리

 

그리고 미니 오디오 뒷면의 나사들을 모두 풀었고

SANYO MAJ-100R 분해

 

미니 오디오 케이스 위쪽의 작은 나사도 풀었습니다.

SANYO MAJ-100R 분해

 

나사를 푸는 이유는 미니 오디오의 위쪽 커버를 열기 위함인데, 나사를 풀면서 살펴보니 위쪽/옆쪽 커버는 한 덩어리로 되어 있고, 앞쪽 커버가 덮여 있는 구조라 아래쪽 나사도 풀었습니다.

SANYO MAJ-100R 분해

 

앞쪽 작은 플라스틱 커버를 제거하니 이 커버에 덮여 있던 옆 하단 커버도 제거할 수 있었고, 안쪽에 또 나사 두 개가 있네요.

SANYO MAJ-100R 분해

 

조그 다이얼 형식의 조작 버튼이 달린 위쪽 커버를 열었고

SANYO MAJ-100R 분해

 

조작 기판과 연결된 케이블을 일단 뺐습니다.

SANYO MAJ-100R 분해

 

그렇게 위쪽 커버를 열고 보니 또 다시 안쪽에 나사들이 있어 풀어주었습니다.

쬐그만 미니 오디오인데, 플라스틱 커버 구조는 꽤 복잡하고 여기저기 숨어 있는 나사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네요.

SANYO MAJ-100R 분해

 

드디어 미니 오디오를 덮고 있는 주 커버를 움직일 수 있게 되었는데, 플라스틱 커버를 움직여 제거하다보니 기판과 연결된 전선이 걸리는군요.

기판에 표시된 글씨를 보니 뒤쪽 냉각팬에 전원을 공급하는 케이블이었고, 이 케이블도 미리 뺐습니다.

냉각팬 전원 케이블

 

드디어 미니 오디오의 위/옆 커버를 열 수 있었고 뒤쪽의 냉각팬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냉각팬이 바로 맞닿은 곳은 미니오디오 치고는 꽤 크고 묵직해 보이는 트랜스포머(트랜스:변압기)가 들어 있고, 냉각팬은 트랜스에서 발생하는 열을 빼주는 역할입니다.

SANYO MAJ-100R 내부

사실 2010년에 이미 단종된 이 미니 오디오(MAJ-R100)의 분해 과정을 설명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는데, 미니 오디오 주제에 커버의 구조나 고정 나사의 위치가 꽤 복잡한 편이라 사진을 찍으며 분해하다보니 꽤 길어졌네요.

냉각팬 먼지 제거와 윤활유 도포

어쨌든 중요한 것은 거슬리는 소음을 내기 시작한 냉각팬의 상태를 살피는 것입니다.

 

자주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연식은 8년쯤 되었으니 냉각팬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만한 시기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여차하면 냉각팬을 교체해 버릴 생각으로 사이즈를 확인하고 같은 종류의 냉각팬을 검색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 미니 오디오 냉각팬의 크기는 4cm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1000원~5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교체 냉각팬 선택 방법

냉각팬을 구입할 때 주의할 점은, 직경 뿐 아니라 냉각팬의 두께도 확인해야 합니다.

검색된 40mm 냉각팬들 중 20T라고 적힌 제품은 두께가 20mm이며 10T라고 적힌 제품은 10mm 제품으로, 제 미니 오디오에는 10mm 두께의 냉각팬이 들어 있습니다.

 

새 냉각팬을 살때 사더라도 일단 기존의 냉각팬의 먼지를 털고 다시 전원을 넣어 확인해봐야겠죠.

진공청소기와 청소솔을 이용해 냉각팬의 날개에 끼어 있던 먼지를 양쪽으로 뒤집어가며 털어준 뒤

쿨링팬 청소

 

미니 오디오의 냉각팬 전원 단자에 연결한 뒤 미니 오디오를 켜 봤습니다.

SANYO MAJ-100R 쿨링팬

어라? 단지 먼지를 털어 준 것 뿐인데 드드드드~ 하던 거슬리는 소음이 싹 사라져 버렸습니다.

 

냉각팬이 달려 있던 뒤쪽 커버 구조를 보니, 저 송풍구를 손으로 누르는 과정에서 냉각팬의 고정 핀이 어긋나서 잡음이 났을 수도 있겠다 싶네요.

미니 오디오 냉각팬 청소

 

어쨌든 참 쉽고 허무하게(?) 문제가 해결되었다 싶었는데, 구입한지 8년만에 커버를 열었으니 냉각팬에 윤활유를 살짝 떨궈주기로 했습니다.

냉각팬에 붙어 있던 스티커를 살짝 들어올리면 모터 축이 보입니다.

냉각팬 소음 윤활유 도포

 

여기에 윤활유를 한 방울 떨군 뒤 스티커를 다시 덮었습니다.

냉각팬 소음 윤활유 도포

이 방법은 정품 CPU 쿨러에서 소음이 심하게 날 때 애용하던 방법이기도 합니다.

2009/10/12 - 시끄러운 팬 소음을 줄여보자!

 

그리고 다시 한 번 미니 오디오의 전원을 켜 봤는데, 작게나마 들리던 냉각팬의 회전 소음이 아예 사라져 버렸습니다.

냉각팬 소음 줄이기

사실 이 미니 오디오는 전원만 켜고 무음 상태일 때 쉬잉~ 하는 자그마한 냉각팬 회전 소음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오디오가 무음 상태에서만 들리는 별 문제 없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오디오 기기인데 냉각팬 소음이 있네?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냉각팬 모터 축에 윤활유 한 방울을 떨구자 그나마 들리던 냉각팬 회전 소음이 싹 사라져 가까이 귀를 가져가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말 안듣는 스위치에 윤활방청제 도포

사실 이 미니 오디오는 전원 스위치와 볼륨 다이얼이 말을 잘 안듣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전원 스위치를 꾹 눌러도 반응이 없고 10번쯤 눌러야 한 번쯤 반응하는 문제 였는데, 리모컨으로 조작하는데는 문제가 없기에 아예 리모컨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전원 스위치가 완전히 고장난 것이 아니라 10번 누르면 한 번쯤 반응하는 것을 보니 접점 불량으로 짐작되었고, WD-40 계열의 윤활방청제를 뿌리면 증상이 나아질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리모컨으로 잘 쓰고 있으니 굳이 분해해서 WD-40을 뿌릴 생각을 않고 있다가, 분해한 김에 전원 스위치 쪽에 살짝 뿌려 주었습니다.

WD-40 윤활방청제

 

그리고 역시 반응이 굼뜨거나 튀곤 하던 조그 다이얼 볼륨에도 WD40을 살짝(조금만, 적당히) 뿌려주었습니다.

WD-40 윤활방청제

어차피 리모컨을 사용하면 되니 WD40의 효과가 없어도 그만이라 생각해서 테스트도 하지 않고 재조립하기로 했습니다.

 

처음 분해할 때부터 케이스 구조가 나름 복잡하고 나사도 많다 싶어 나사를 빼 놓을 때 대략적인 위치를 맞춰 놓았습니다.

SANYO MAJ-100R 분해 방법 나사

물론 이 미니 오디오의 나사 중 검정색 나사는 크기가 같으니 따로 분류할 필요는 없지만, 나사 크기가 조금씩 다른 기기들도 많으니 위치를 맞춰 내려 놓곤 합니다.

 

냉각팬의 전선을 고정했던 스티커는 접착력이 사라져 글루건으로 전선을 고정한 뒤

전원선 글루건 고정

 

분해했던 역순으로 커버를 닫고 나사를 조였습니다.

SANYO MAJ-100R 조립

 

기판에 케이블을 연결하고 윗 뚜껑도 닫은 뒤

SANYO MAJ-100R 조립

 

한 쪽에 곱게 남아 있는 나사 두 개를 발견하고 다시 뚜껑을 열고 제 자리를 찾았습니다.

SANYO MAJ-100R 조립

 

USB 포트 커버를 조립하면서, 참 복잡하게 만들어 놨다 싶은 생각이 들긴했지만 구입할 당시에는 면을 나누어 놓은 디자인이 꽤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들더군요ㅎㅎ

SANYO MAJ-100R 조립

 

그렇게 미니 오디오의 조립을 완료한 뒤, 말을 잘 안듣던 전원 스위치와 조그 다이얼 볼륨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생생해졌습니다.

미니 오디오 분해 청소

 요즘의 스마트한 기기들과 달리 구식(?) 미니 오디오라 그런지 닦고 기름치는 간단한 작업만으로 새 것 처럼 생생해진 느낌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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