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이 된 구형 미니 오디오
저희 집 안방 침대 옆에는 조그마한 미니 오디오가 한 대 놓여 있습니다.
결혼 직전에 구입한 제품이니 꽤 오랫동안 침대 머리맡을 지키고 있었네요.
거실에는 덩치 큰 AV 리시버와 스피커로 홈씨어터를 꾸미고 있지만 아무래도 매일같이 편하게 쓰기에는 부담스러웠기에 침대 머리맡에서 편하게 쓸 요량으로 구입했는데, 적당한 크기에 나름 괜찮은 소리를 들려주는 녀석입니다.
특별히 산요라는 메이커에 애정을 갖고 있던 것은 아니었고, 당시 제가 원하던 기능을 모두 갖추었으면서도 10만원 남짓한 저렴한 가격에 끌려 구입한 제품입니다.
그런데 이 미니 오디오, 라디오와 CD 플레이어가 달려 있고, SD 메모리 혹은 USB 메모리에 담겨 있는 MP3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녀석인데, 전원을 넣어 본지가 꽤 오래되었습니다.
미니 오디오에 MP3 파일을 넣는 것 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게 훨씬 편한데다 그나마 이 녀석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FM 라디오는 듣기 싫은 잡음이 섞여 나옵니다.
미니 오디오의 FM 라디오 튜너의 문제라기 보다 미니 오디오를 놓아 둔 위치의 문제인 듯 싶은데, FM 라디오의 안테나를 길게 늘여 베란다 밖으로 뽑으니 좀 낫지만 결국 불편해서 잘 안듣게 되더군요.
실내 FM 감도, 결정적인 불편함
덕분에 집에서 라디오를 들을 때도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하곤 하는데 스마트폰 스피커의 음량은 미니 오디오에 비교할 바가 아니기에, 미니 오디오에 블루투스 기능이 들어 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살펴 본 요즘 미니 오디오들은 블루투스 기능이 기본이더군요.
7~10만원 남짓한 미니오디오(CD플레이어, 라디오, MP3 재생, 블루투스 연결)들도 꽤 많이 보였고 10만원대 후반~20만원 초반이면 오디오로서의 성능도 꽤 좋아보이는 제품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10만원 미만의 미니 오디오들은 오디오 본연의 기능(음질, 음량)이 썩 신통찮을 것 같았고(전체적으로 그런 기운이...), 20만원 이상의 제품들은 가격이 부담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멀쩡한(?) 미니 오디오를 놔두고 새 미니 오디오를 사는 것이 내키질 않았습니다.
일반 오디오를 블루투스 오디오로, 블루투스 리시버 선택 조건
그렇게 잠시 고민을 하다가 블루투스 리시버에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블루투스 리시버란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오디오 기기의 AUX(외부 입력)단자에 연결해 블루투스 오디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기입니다.
인터넷에서 블루투스 리시버를 검색해보면 무척 다양한 형태와 가격대의 제품들이 검색됩니다.
제가 블루투스 리시버를 검색한 기준은 비교적 명확했기에 선택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바로 최신 블루투스 버전(4.0 이상)을 지원하며,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 가격은 저렴할 수록 좋다는 것이 기준이었습니다.
다른 조건은 그렇다 치고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이라야 한다는 조건은 좀 의아할 수 있겠네요.
저렴한 블루투스 기기에 내장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배터리 수명이 급격히 떨어지는 반면, 리튬 이온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에 아예 별도의 전원을 연결하는 제품으로 살펴 본 것이었습니다.
사실 블루투스 리시버는 휴대용 보다는 실내에서 오디오에 연결해 사용하는 경우가 내장 배터리가 큰 의미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배터리를 충전하는 동안에는 블루투스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제품들도 많기에 내장 배터리는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배터리 내장형 블루투스 리시버가 필요하다면, 충전 중 블루투스 사용이 가능한 제품인지 미리 확인하기 바랍니다).
어쨌든 저는 시중에 나와 있는 블루투스 리시버들 중 상당수가 배터리 내장형이라 선택에서 제외했습니다.
고민끝에 구입한 블루투스 리시버
몇 가지 블루투스 리시버들 중에서 구입한 제품은 TS-BTAD01이란 제품입니다.
국내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구매대행 제품 가격이 6~8만원 정도인데,해외쇼핑몰인 기어베스트에서 28달러에 구입했습니다.
무료 배송인 대신 스웨덴 포스트를 통해 받기까지 한 달 남짓 걸렸는데 제품 포장은 3만원대의 가격, 딱 그만큼 입니다.
스웨덴 포스트로 발송된 제품이 한국에 들어오면 우체부 아저씨가 배송을 합니다.
일단 스웨덴 포스트는 한 달 남짓 되야 도착하는 것은 거의 고정인 반면, 등기로 배송될 때도 있고 그냥 우체통에 넣어 두고 가는 경우도 있는 등 마지막 배송 과정이 들쭉날쭉 하더군요.
이 블루투스 리시버는 우체통에 넣어 둔 상태로 배달되었는데, 배송 중 산전수전을 겪었는지 두꺼운 박스 군데군데 찍힌 자국이 있더군요.
다행이 종이 박스가 튼튼해서 내용물의 손상은 없었습니다.
TS-BTAD01 블루투스 리시버의 내용물은 블루투스 리시버 본체와 전원 케이블, 오디오 케이블, (도움 될 내용은 없는) 영문 매뉴얼 한 장, 그리고 전원 어댑터가 전부입니다.
사진에서는 빠졌지만 실제는 3.5mm 스테레오 잭-RCA 잭 케이블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블루투스 리시버 몸체에 붙어 있던 보호 비닐을 떼어내면 그리 고급스럽지도, 그렇다고 싸구려 틱하지도 않은 유광 플라스틱이 드러납니다.
블루투스 리시버 상단에는 블루투스 4.0, apt-X 마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apt-X는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의 일종으로 apt-X를 지원하는 기기와 연결할 경우 CD 수준의 음질을 들려주는 고급 오디오 코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마트폰에 담긴 MP3 파일이나 인터넷 라디오 정도 수준의 음질만 깨끗하게 들으면 된다 싶었기에 apt-X 코덱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그냥 보너스로 딸려온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 apt-X를 지원하는 스마트폰과, 지원하지 않는 스마트폰으로 바꿔 연결해가며 들어봐도 큰 감흥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TS-BTAD01 블루투스 리시버 뒷면에는 전원 어댑터 연결잭, 아나로그 오디오 연결잭과 함께 광/Coaxial 디지털 출력 단자가 달려 있습니다.
블루투스 리시버 중에서 광출력이나 Coaxial 출력 기능을 갖춘 제품은 찾기 어려운데, 가끔 거실의 홈시어터 리시버와 연결해 사용하면 좋겠다 싶네요.
전원 어댑터는 흔히 볼 수 있는 USB 출력의 어댑터입니다
어댑터에 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적혀 있지만 TS-BTAD01 블루투스 리시버 패키지의 가격과 어댑터의 마감 상태를 보면 그리 신뢰할만한 문구는 아닌 듯 싶습니다.
구닥다리 미니 오디오가 블루투스 오디오로 변신
구형 미니 오디오를 블루투스 오디오로 바꾸기 위해, 블루투스 리시버의 아나로그 출력단자와 미니 오디오의 Line-In 단자를 케이블로 연결했고 미니 오디오의 입력을 Line-In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블루투스 리시버에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자 미니 오디오에서는 짧은 신호음이 들리고 블루투스 리시버 앞쪽에서 파란 불빛이 계속 깜빡거립니다.
이 블루투스는 별도의 조작 버튼이 없는 대신 파란 불빛으로 상태를 표시하는데, 불빛이 깜빡이는 것은 블루투스 페어링(연결) 대기 중이라는 뜻입니다.
블루투스 리시버의 불빛이 깜빡이는 상황에서 스마트폰의 블루투스를 켜고 검색하니 BTAD01 이라는 이름으로 잡힙니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리시버의 연결에는 핀번호 입력과 같은 과정이 필요없었습니다.
블루투스 리시버와 스마트폰이 연결되면 블루투스 리시버의 불빛이 깜빡이지 않고 켜진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제 미니 오디오와 스마트폰의 볼륨을 적당히 조절한 후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재생하자 스마트폰 스피커 대신 미니 오디오의 스피커를 통해 들려옵니다.
쬐그만 미니 오디오지만 스마트폰 스피커으로 듣던 음질, 음량에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28달러, 3만원 남짓한 저렴한 블루투스 리시버라 소리가 어떨지 살짝 걱정했는데 음질은 꽤 만족스럽습니다.
방 하나 정도의 거리는 블루투스 연결이 끊기지 않는게 꽤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TS-BTAD01 블루투스 리시버의 디지털 출력을 통한 소리는 어떨지 궁금하여 거실에 있는 리시버의 광단자와 연결해 봤습니다.
어차피 블루투스 오디오를 통한 것인데 얼마나 차이가 날까 싶었는데, 아나로그 단자와의 음질 차이가 꽤 느껴지더군요.
아마도 블루투스 리시버의 저렴한 아나로그 출력단을 거치지 않고 디지털 신호를 바로 넘겨받은 덕분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디지털 단자의 음질이 뜻 밖에 좋았기에 아나로그 출력을 AV 리시버에 물려 아나로그와 디지털의 음질 비교를 해볼까 하다가 어차피 이 녀석은 안방의 미니 오디오와 물려 사용할 것이니, 잠시 소리를 감상하는 정도로 만족했습니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오디오를 모닝콜로 사용하기
사실 이 블루투스 리시버를 구입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가 FM 라디오를 모닝콜로 이용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미니 오디오는 타이머 기능으로 정해진 시간에 전원이 켜지도록 설정하고, 스마트폰 인터넷 라디오 앱 역시 모닝콜 기능을 설정해 두면 되는 간단한 작업입니다.
인터넷 라디오 앱들은 정해진 시간에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라디오 앱의 설정에 들어가 원하는 시간만 설정하면 됩니다.
이렇게 정해 놓은 시간이 되면 미니 오디오가 켜지고, 스마트폰의 인터넷 라디오 앱이 구동되면서 빵빵한 음량의 라디오를 모닝콜 삼아 깰 수 있습니다.
인터넷 라디오 앱 뿐 아니라 멜론과 같은 스트리밍 앱의 설정에도 알람 기능이 있으므로 기분에 따라 미리 설정해 두려고 합니다.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한 타이머 설정
갤럭시S3의 배터리 소모가 엄청나게 빨라진 상태지만 Wi-Fi 고급 설정에 들어가 특정 시간에만 Wi-Fi를 켜지도록 설정하니 충전기를 따로 연결하지 않아도 아침까지 잘 견디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기종에 따라 원하는 시간에 전원이 켜지는 타이머 기능을 갖춘 경우도 있는데, 그런 스마트폰이라면 이런 오디오 플레이어로 더 적합하겠네요.
저렴하게 구형 오디오를 살리는, 블루투스 리시버
TS-BTAD01 블루투스 리시버는 배송비 포함 28달러, 3만원 남짓한 가격에 구입한 제품치고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니 분명 같은 제품인 듯 싶은데 겉의 인쇄만 바꾼 제품들이 각기 다른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겉모양이나 단자 구성이 같다면 똑같은 제품인만큼 가격이 저렴한 제품으로 구입하면 되겠습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동시에 여러 블루투스 기기를 연결할 수 없다는 정도입니다.
제품 설명서에는 최대 10대의 블루투스 연결 설정이 저장된다고 적혀 있었기에 동시 연결을 지원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다른 블루투스 기기를 연결하려면 먼저 연결된 블루투스 기기와의 페어링을 반드시 해제해야 합니다.
저는 여러 종류의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사용할 일은 드문터라 그리 불편하지 않지만, 혹시 블루투스 리시버에 여러 가지 블루투스 기기를 연결해 쓰려는 경우에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렇게 새 스마트폰을 구입하면서 현역에서 은퇴한 갤럭시S3는 이제 오디오 플레이어로, 알람 시계로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사용할 생각입니다.
아, 갤럭시S3를 꽂아놓은 대나무 스피커는 캠핑장에서는 스피커로, 집에서는 거치대로 활약중인 자작품입니다ㅎㅎ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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