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팬이 터질듯이 고속회전하던 노트북, 원인은?
2000년대 중반, 인텔의 노트북 플랫폼, 센트리노는 TV나 지하철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꽤 친숙한 이름이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노트북은 2005년산 삼성 센스 X20으로, 센트리노 기반의 제품입니다.
1.86GHz CPU, 512MB 메모리, 60GB 하드디스크, 무선랜 등 요즘 컴퓨터에 비해 양적으로는 딸리지만에 갖출 것은 다 갖춘 제품인데요, 어찌어찌하다가 제 손에 들어오게 되어 조카들의 웹서핑용으로 깨끗하게 손질해서 넘긴 상태였습니다.
이래뵈도 LCD가 1440*900의 고해상도 제품이라 웹서핑에는 꽤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누님댁을 가보니 노트북 상태가 메롱이었습니다.
수십개의 악성 코드와 툴바, 결제를 유도하는 가짜 백신들이 덕지덕지 엉겨붙어 있어 안그래도 느려터진 노트북이 실신 직전 상태였습니다.
악성 코드와 씨름하는 것보다는 깨끗이 밀고 윈도우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오래된 노트북의 또 다른 문제점? 열과 냉각팬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노트북을 잠깐만 켜놔도 냉각팬이 터져버릴 것같이 씩씩대며 돌아가고 노트북 바닥쪽에 손을 대면 깜짝 놀랄 정도로 뜨거워지는군요.
뜨거운 문제는 나중에 해결하고 급한 불만 끄자 싶어 윈도우 설치를 강행했는데, 뜨겁게 달아오른 노트북은 윈도우를 설치하는 중간에 울분을 참지못하고 자동으로 꺼져버리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렇게 노트북을 뜨겁게 달굴 범인은...먼지! 밖에 없습니다.
결국 분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노트북을 분해할 때는, 분리할 수 있는 부품들을 먼저 빼둡니다. 배터리를 제거하고
이 포스팅에서는 노트북을 분해하는 대략적인 과정만 보여드릴 뿐,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의 분해기는 아닙니다.
이 포스팅은 노트북 과열의 원인이 무엇인지 참고하는 용도로만 보시고,
실제 분해 작업은 제조사 서비스 센터나 전문가에게 의뢰하세요.
메모리도 제거합니다.
하드디스크도 빼두어야 하는데, 요즘 노트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S-ATA가 아닌 E-IDE 방식의 하드디스크군요.
이런 필름 형태의 케이블은 커넥터 양쪽의 잠금 장치를 밀어올리고 필름을 당겨 분리합니다.
노트북을 분해하려면 키보드도 분리해야 합니다. 바닥면의 KBD라고 새겨진 나사들 모두 풀고
노트북 몸체와 키보드 사이의 돌기를 살짝 밀어올리면 키보드를 분해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와 노트북은 역시 필름 형태의 커넥터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만에 하나 필름 커넥터가 파손되면, 서비스 센터로 달려가는 것외에는 방법이 없으므로 조심조심 분리합니다.
부품마다 고정하는 나사 형태가 달라 분리한 나사는 원래 부품들과 함께 모아둡니다. 여기까지 분해하는 과정이 대략 20~30% 정도로 보면되겠습니다.
주요 부품을 분리하는 70%의 과정은 휘리릭 건너 뛰어 메인보드의 냉각팬 유닛이 드러났습니다.
노트북의 냉각팬에 낀 먼지 역시 만만치 않다
얼핏 보면 나름 깨끗해보입니다.
하지만, 냉각팬을 유닛을 들어내자 방열핀을 가로막고 있는 떡먼지가 드러납니다.
열을 배출해야하는 방열핀을 먼지가 보온하고 있으니 노트북을 켜고 얼마되지 않아 주요 부품들은 뜨겁게 달아오르게 되고, 달아오른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팬이 미친듯이 회전하지만, 역시나 열배출은 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죠.
청소 솔과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먼지를 깨끗이 제거했습니다.
주요 칩셋과 방열판 사이에는 열전달을 돕는 써멀구리스가 발라져 있는데, 시간이 오래되어 딱딱하게 굳어 있어 뜯은 김에 손보기로 했습니다.
딱딱하게 굳은 써멀 구리스를 깨끗이 닦아내고 새 써멀 구리스를 발라줍니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 조립을 마치고 전원을 넣자, 선풍기 강풍의 소음을 내며 미친듯이 돌아갔던 냉각팬은 언제 그랬냐는 듯, 선풍기 미풍 수준으로 조곤조곤 돌아갑니다.
사실 이 노트북은 청소한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또 먼지가 잔뜩 끼어 있었습니다.
무상 서비스 기간 중에는 서비스 센터에 청소를 의뢰하면 간단하지만, 서비스가 끝난 제품이라면 비용을 내야하는데요, 먼지가 좀 덜 끼도록 설계하던가, 나사 몇 개만 풀면 쉽게 청소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놓던가...아쉬움이 남는게 사실입니다. 1
그런데, 난데없이 윈도우 8 로고는 왜 떠있는 것일까요?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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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6 - 2005년산, 구형 센트리노 노트북에 윈도우 8 설치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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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 중에는 바닥판, 혹은 키보드만 들어내면 간단히 청소할 수 있는 구조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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