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 월동에 중요한 온도, 습도, 양분. 신경 쓴 만큼 티가 나는 커피나무 겨울나기

거실 커피나무 위치 이동

얼마 전 커피나무의 위치를 옮겼습니다.

 

거실 창가에 바싹 붙여 놓았던 두 그루의 커피나무를 소파가 놓여 있던 자리로 옮기고 소파는 창가쪽으로 옮겼습니다.

 

거실 방향이 동남향이다보니 정오가 지나면 햇볕이 거실 벽쪽으로 비추는 상황, 햇볕을 좀 더 오래 받도록 소파와 커피나무의 위치를 바꾼 것입니다.

 

사실 겨우내 햇볕이 드는 시간이 좀 짧다 싶어 진즉에 위치를 이렇게 바꾸고 싶었지만 추운 겨울 소파를 무작정 창가쪽으로 옮길 수 없었는데, 이제 한 겨울 추위가 거의 끝나는 시기라 마눌님과 합의(!) 끝에 소파와 커피나무의 자리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

커피나무 화분

 

세 그루의 커피나무 중 한 그루는 추위를 피해 안방으로 옮겨 둔 상태였고 두 그루만 거실에서 겨울을 보냈는데, 세 그루 중 한 그루는 커피열매가 올망졸망 열려 빨갛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커피열매 커피나무

 

겨우내 부족한 햇볕을 보충할 식물용 LED 조명을 설치하려고 했지만, 이번 겨울에는 설치하지 못한 채 그냥 보냈습니다.

커피열매 커피나무

갑자기 시들해 진 한 그루의 커피나무

사실 이번 겨울을 나면서 세 그루의 커피나무 중 한 그루의 상태가 많이 시들해졌습니다.

왼쪽의 커피나무는 아직 제대로 된 커피열매를 달고 있진 않지만, 잎은 짙은 녹색인 반면, 나름 커피열매가 많이 달린 녀석은 최근 잎이 연녹색, 혹은 노란색으로 변하면서 잎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5년차 커피나무짙은 녹색잎과 확연히 비교되는 오른쪽 커피나무

두 그루의 커피나무가 같이 놓여 있는 상태라 커피나무 잎의 색깔은 유난히 차이가 커보였고, 커피나무 잎이 마르고 떨어지는 증상까지 겹치다보니 꽤 심각한 상태라 느껴졌습니다.

 

거의 비슷하게 물을 주고, 덧거름을 올려 주곤 했지만, 잎이 시들한 커피나무는 분갈이를 한지 시간이 꽤 지났고(2014년 11월) 특히 두 세번쯤 커피열매를 맺다보니 분갈이의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2014/11/24 - 커피나무 분갈이 후, 심한 몸살을 앓다. 오랫동안 사용한 분갈이흙을 바꾼 사연

커피나무 화분 분갈이

 

특히 커피꽃 몽우리가 올라왔다가 하얀 커피꽃으로 피지 못하고 갈색으로 말라버리는 상황만 반복되어 흙의 영양 균형이 심각하게 깨진 상태가 아닐까 염려되는 상황입니다.

커피나무 갈변 증상

시들해진 커피나무, 냉해와 수분 부족?

약 2주 전에는 커피나무 잎들의 색깔이 급속도로 노랗게 변하고, 잎이 말라 떨어지는 증상이 너무 빈번하여 봄이 오기 전에 분갈이를 해야겠다 싶었는데, 화분과 소파의 위치를 바꾸고 난 뒤 좀 진정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커피나무 화분을 옮긴 뒤에야 거실 창 틈새에서 새어들어온 냉기가 커피나무에 냉해를 입힌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한 겨울 거실의 온도는 18~20도를 꾸준히 유지했고 2중의 통유리 샷시가 두 겹으로 설치된 거실이라 커피나무에 냉해는 생각조차 않고 있었는데, 샷시 틈새의 온도는 꽤 낮은 편이었고, 커피나무 잎의 색깔이 변한 위치 역시 샷시 틈새와 거의 일치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커피나무 냉해생각치 못했던 샷시 틈새 냉기

 

그리고 또 한 가지 소홀했던 것은, 실내 습도였습니다.

커피나무 화분의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물관리는 꾸준히 했지만, 커피나무 잎에 물을 뿌리는 작업은 겨우내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잎의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지는 것을 인식하고 화들짝 놀란 뒤, 요즘은 하루 한 번씩 물과 액비(하이포넥스 하이그레이드)를 2000배로 희석해 스프레이로 잎에 뿌려주곤 합니다.

엽면시비 하이포넥스

 

커피나무 잎에 물을 뿌릴 때는 잎의 바깥쪽 뿐 아니라 잎의 안쪽에도 꼼꼼히 뿌려주곤 하는데, 이렇게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다보니 그간 잘 자라는 커피나무라고 방심하고 소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커피나무 엽면시비

 

커다란 스프레이로 커피나무 잎에 물을 흠뻑 뿌려주다보면 35% 정도던 습도가 45~50%까지 올라갑니다.

커피나무 습도 엽면시비

 

물론 커피나무 잎이 촉촉하게 될 정도로 물을 뿌리고 나면 화분 주변에 물이 뚝뚝 떨어져서, 덕분에 요즘은 하루에 한 번씩 거실 물걸레질을 하게 되었습니다ㅎㅎ

뜻밖의 물걸레질

 

사실  커피나무 열매를 수확한 뒤에 커피나무 분갈이를 하려던 의도도 있었는데, 지난해 10월말에 맺히기 시작한 커피나무 열매가 커지는 속도, 빨갛게 익는 속도도 느렸기에 분갈이 시기도 계속 늦춰지는 악순환이었습니다.

그런데 화분의 위치를 옮기고 잎에 물을 뿌리기 시작한지 1주일 남짓 되니 커피열매가 급격히 커지고 빨갛게 익기 시작하는군요.

커피열매 베란다 커피나무

 

물론 건조한 실내에서 기르는 상황이다보니, 스프레이로 물을 뿌린지 1시간 남짓 지나면 뽀송뽀송하게 말라버리곤 합니다.

이렇게 빨리 말라버리니 하루에 두 세번쯤 스프레이를 뿌려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까지는 부지런을 떨지 못하고 있습니다.

커피열매 베란다 커피나무

 

잎이 시들해지고 마르는 증상이 어느정도 진정되었다 싶어 안심하고 있는 와중에 커피나무 가지에서는 또 커피꽃이 피고 있습니다.

이미 연두색, 녹색으로 변해버린 커피나무 잎이 다시 진한 녹색으로 변할 수는 없겠지만, 악화되는 속도가 느려져 다행이다 싶더니 바로 커피꽃이 피어올랐네요.

커피꽃 커피나무

커피꽃 몽우리가 올라오다가 갈색으로 말라버리는 상황만 겨우내 지켜봤는데, 며칠 새 하얗게 피어오르는 커피꽃을 보니 이 녀석들도 어지간히 환경에 민감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런 일련의 상황을 정리해보면, 커피나무는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시기에 특히 충분한 양분을 공급해야 하며, 온도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하고, 잎에 물을 자주 뿌려 적정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 무엇보다 늘 신경쓰고 살피지 않으면 바로 티를 낸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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