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시름한 커피나무 1호, 분갈이 1주일 후
최근 커피나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커피나무 3호와 4호는 키가 1m를 훌쩍 넘어 더할 나위 없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5호와 6호는 그보다는 작지만 역시 진한 녹색 잎들이 달려 있는 것이, 작아도 튼튼한 커피나무로 자라고 있습니다.
반면 가장 큰 화분에 심었던 커피나무 1호와 2호의 상태가 급격히 좋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 같은 흙으로 분갈이를 한지 1년하고 5개월 남짓 지난 현재, 커피나무의 발육 상황이 그야말로 완전히 역전되어 버렸습니다.
여러가지로 살펴보다가 결국 1호와 2호의 흙을 바꿔야겠다 마음먹었고, 아울러 덩치에 비해 화분이 작은 3호 역시 더 큰 화분으로 옮기기로 마음먹고 분갈이를 한 것이 벌써 지난 주의 일이네요.
2014/11/19 - 약해진 커피나무의 분갈이. 화분 위쪽 상태와 화분 속 잔뿌리의 인과관계?
커피나무 1호는 작은 화분에 심어져 있던 커피나무 3호에 비해 잔뿌리가 많이 빈약하기도 했고, 워낙 큰 도자기 화분에서 빼내면서 화분 바닥쪽에 깔려 있던 잔뿌리 중 상당부분을 끊어낸 상태였습니다.
커피나무 1호의 잔뿌리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았던터라, 이거 정말 잘못 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1주일 남짓한 시간이 지나면서 달려 있던 잎의 상당수가 노랗게 말라 떨어져가는 중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허약한 상태에서 또 환경이 바뀐 상황이다보니 엎친데 덮친격이랄까요?
잎에 자주 물을 뿌려주면서 천천히 지켜보는 수 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나 또 다시 커피나무 2호와 6호의 분갈이를 했습니다.
사실 같은 날 함께 후딱 해버리려고 마음먹었지만 준비했던 분갈이용 흙의 양이 부족해서 새 흙을 주문하느라 분갈이를 두 번 진행하게 되었네요.
커피나무 2호 역시 병약한 기운이 가득한데다 지름 40cm짜리 대형 도자기 화분에 심었던터라 분갈이에 상당한 공을 들여야 했습니다.
특히 화분 바닥쪽 잔뿌리 중 상당량이 잘려나간 커피나무 1호의 잎이 말라 떨어져가는 걸 보면서 이 녀석은 좀 더 세심하게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결국 화분을 옆으로 눕히고 손으로 흙을 일일이 퍼내고 있는 중입니다.
커피나무 1호보다 더 신경을 쓴 덕분에 잔뿌리를 덜 다치고 빼낼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평소에는 분갈이후 몸살을 줄이기 위해 원래의 흙을 되도록 털어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쪽이지만 이번 커피나무 2호는 대부분의 흙을 털어냈습니다.
원래 자리잡았던 도자기 화분보다 훨씬 작은 화분으로 옮겨 심기로 했습니다.
플라스틱 화분이야 그대로 쏙 뽑아올려 더 큰 화분에 옮기는게 그리 어렵지 않으니, 작은 화분에서 좀 더 기운을 차린 뒤 나중에 더 큰 화분으로 옮겨야겠다 생각합니다.
잔뿌리에 붙은 원래의 흙을 대부분 털어낸터라, 새 흙을 채운 직후에는 바로 서 있지 못하고 쓰러지기 마련입니다.
커피나무가 쓰러지지 않도록 화분 주변에 3개의 구멍을 뚫고 마끈으로 묶어 지지대를 세웠습니다.
마끈으로 지지대를 세우는 방법도 앞서 분갈이 관련 포스팅에서 다루었으니 참고하면 되겠습니다.
2014/11/12 - 파키라 분갈이 방법. 기울어 자란 1년5개월차 파키라 나무를 일으켜 세우다
작지만 튼실하게 자라고 있는 커피나무 6호의 잔뿌리는 역시 병약한 커피나무 2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잘 자라 있었습니다.
병약한 커피나무 2호와 비교되는 튼실한 뿌리
좁은 화분을 꽉 채운 커피나무 6호는 커피나무 2호가 있던 40cm짜리 대형 화분으로 옮겨주었습니다.
플라스틱 화분에서 잔뿌리째 쏙 뽑아 바닥쪽 잔뿌리에 엉겨있던 바크 조각들만 대충 털어냈습니다.
그 후 새 화분 바닥에 바크와 흙을 깔고 커피나무를 올린 뒤 화분 주변의 빈 틈에 새 흙을 채우는 식으로 작업을 마무리했는데, 이렇게 상태가 좋은 커피나무의 분갈이에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스피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2년 넘게 사용했던 흙쟁이 혼합토, 다른 흙으로 바꾸다
최근 제 블로그에 분갈이 관련 포스팅을 하면서 같은 내용이 반복되고 있고해서 이번 커피나무 분갈이는 따로 포스팅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꽤 오랫동안 사용했던 혼합토의 배합 비율이나 품질이 여러가지로 바뀌었기에 짚고 넘어가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3월에 주문했던 흙쟁이 혼합토를 붓던 사진을 보면 흰색의 펄라이트 양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펄라이트는 돌을 구워 뻥튀기한, 손으로 꾹 누르면 푸석푸석하게 깨지는 무른 돌로 흙의 통기성을 높이고 배수를 도와줍니다.
그런데 올해 6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주문했던 흙쟁이 혼합토에서는 펄라이트의 양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줄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줄었습니다.
대충 봐도 배합이 확 바뀐 흙
게다가 코코피트(코코아 껍질을 가공 처리한 천연 재료)가 덩어리째 뭉쳐진 것이 예전의 흙쟁이 혼합토와는 180도 달라진 느낌입니다.
덩어리진 코코피트가 어느정도인가 하면, 분갈이 후 흙 위로 긴 코코피트의 섬유 덩어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 정도입니다.
코코피트가 덩어리째 뭉쳐있다
흙쟁이 혼합토의 포장지에 적혀 있는 성분 비율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용물이 너무나 확연하게 달라진터라 판매처에 문의를 해봤는데, 겨울철에는 흙이 얼 수 있어 펄라이트를 줄였고, 코코피트는 수입처가 바뀌면서 조금 다르게 느껴진 듯 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올해 6월에 구입했던 제품도 상태가 똑같았는데, 겨울용이라 혼합비율이 바뀌었다는 판매자의 대답에 신뢰가 가지 않아 이제 흙쟁이 혼합토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분갈이 흙 몇 가지를 검색, 흙을 직접 생산하는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어 문의한 뒤 한아름 상토라는 이름의, 원예용 상토를 구입했습니다.
한아름 상토 포장지에 적힌 배합비율에 따르면 흙쟁이 혼합토에 비해 유기물(코코피트와 피트모스) 함량은 4% 정도 낮고 대신 무기물(질석, 펄라이트, 제오라이트) 함량은 8%가량 높습니다.
하지만 포장을 열고 내용물을 확인해보면, 흙쟁이 혼합토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코코피트가 덩어리째 뭉쳐있던 흙쟁이 혼합토와 달리 한아름 상토의 코코피트는 잘게 잘려져 있습니다.
사실 올해 3월초까지 구입했던, 내용물이 바뀌기 전의 흙쟁이 혼합토와 이번에 처음 구입한 한아름 상토의 모습이 상당히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동안 흙쟁이 혼합토는 가격대비 품질이 좋아 저희 집이나 친가, 본가의 분갈이에 꽤 많이 구입해 사용했고 주변에서 분갈이를 한다고 하면 추천하기도 했는데, 불과 몇 개월만에 바뀐 것을 보면서 좀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사용하던 익숙한 형태의 상토를 다시 구할 수 있게 되었고, 기존에 식물들이 폭풍성장을 해주었던 것 만큼 새로 바꾼 상토에서도 잘 자라주길 기원합니다.
제품을 직접 구입하여 사용 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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