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의 특별 메뉴, 양념게장에 도전하다
처가집에 가면 장모님이 게장을 자주 해주십니다.
간장 게장, 양념게장 종목을 가리지 않고 내주시는데 흔한 홈쇼핑표가 아닌 장모님께서 손수 담근 양념게장입니다.
저는 특히 양념게장이 나오면 밥 한그릇 뚝딱 비우곤 하는데요, 양념게장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안 장모님은 양념게장을 더 자주 하십니다.
장모님, 양념게장 이거, 만드는 법 어렵잖아요? 언제 또 하신거예요?
여쭤보면, 어렵지 않다고, 이렇게 저렇게 금방 뚝딱! 한거라며, 그제 담갔다고 싱긋 웃으십니다(자세한 레시피 대신 이렇게 저렇게 금방 뚝딱! 이 함정입니다)
며칠 전, 마트에 나갔더니 살아있는 꽃게를 팔고 있네요. 가을 꽃게철이라 다섯 마리(대략 1kg)에 8000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지나가는 말로 마눌님께 양념 꽃게장 만들어달라고 했더니, 어! 알았어! 라고 대뜸 대답합니다.
마눌님이 양념 꽃게장을 담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어라? 싶었는데, 크고 싱싱한 놈 다섯 마리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집에 오는 차안에서 장모님께 전화를 해서 레시피를 여쭤보는군요(그럼 그렇지!)
살아있는 꽃게 손질하기, 살짝 냉동시키면 손질하기 수월
장모님표 레시피에 의하면, 게장은 살아있는 꽃게로 하면 좋지만 손질하기 힘들수 있으니 냉동실에 1시간쯤 얼린 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살짝 얼리면 살이 더 탱글탱글하다는 말씀도 하시네요.
성질 급한 저희는 30분 정도 냉동실에 넣었다가 양념 꽃게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했습니다. 아뿔사! 그런데, 움직이지 않던 녀석들이 서로 집게발을 세우고 난리가 났습니다.
꽃게가 정말 살아있다 ㅠㅠ
이걸 어쩌나 하던 마눌님은 급기야 고무장갑을 끼고 세척 작업에 나섰습니다.
물병을 닦는 청소용 솔을 동원해 구석구석 박박 문지릅니다!
구석구석 박박 닦아 이물질 제거
다리사이도 꼼꼼히 꼼꼼히!
아프단 말이다! 그만!!!
마트 판매원 아주머니 말로는 싱싱한 넘들이라더니, 정말 장사가 따로 없습니다.
집게발로 물고 물리는 대혈투!
못간다!!! 나도 가자!!!
깨끗이 씻은 게는 배쪽 딱지를 떼내야 합니다.
이 딱지 모양으로 암수구별을 한다는데, 뾰족한 이 딱지의 모양은 숫꽃게로군요.
가을은 숫꽃게가 제철이라더니 이 녀석들 모두 숫꽃게입니다.
배쪽 껍데기가 뾰족하면 숫꽃게, 넓고 둥글면 암꽃게라고...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게의 딱지를 과감하게 떼어냅니다.
헉...!!!
다리 끝을 가위로 잘라내더니 배쪽 껍질로 가위를 넣어 갈라줍니다.
헉...!!!(2)
그리고 TV 홈쇼핑에서 흔히 보는, 그런 포스로 꽃게를 반으로 갈라냈습니다.
헉...!!!(3)
싱싱한 꽃게, 살이 탱글탱글 하네요.
이건 TV에서 자주 보던 장면!
다섯 마리의 꽃게 중 네 마리는 이렇게 해체가 되었고, 한 마리는 다음날 게찌게를 위해 냉동실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꽃게 손질 완료!
양념게장의 꽃! 양념 만들기
이제 양념게장의 꽃! 양념을 만들 차례입니다.
양념을 만드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고,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레시피마다 조금씩 다른데, 저희는 장모님표 레시피를 철저히 따르기로 했습니다.
일단 양파 반개를 썰어 미니 믹서에 넣고 갈아 준비합니다.
쪽파 한줌을 큼직하게 썰어 준비합니다.
매운 고추 3개, 갈아서 얼려둔 마늘 두 쪽을 쪽파와 함께 준비해둡니다.
2013/07/30 - [생활의 지혜] - 다진 마늘, 냉동 보관하는 가장 편리한 방법!
꽃게 네 마리 기준으로 고추가루 6 큰술, 간장 5숟가락을 넣고 잘 섞어줍니다.
고춧가루와 간장에 갈아두었던 양파를 섞어줍니다. 아, 굵은 소금 반수저 넣는 사진을 찍지 않았군요!
마눌님의 요리에 빠지지 않는 연생강도 살짝 들어갑니다.
이제 장모님의 비법 소스, 식초가 등장합니다. 식초를 넣으면 꽃게의 잡내를 잡아주고 상큼해진다는군요. 2.5 큰술 넣습니다.
잡내를 잡고 상큼한 맛을 내는 식초, 장모님의 게장 비법
이렇게 만든 양념을 준비해둔 쪽파와 매운고추에다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줍니다.
장모님표 양념게장에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장모님의 표현에 따르면 설탕을 넣으면 '들척거리기만 한다'는군요.
단 맛을 원하면 매실청을 넣으면 좋다는데, 저희집에는 마침 매실청이 똑 떨어져 그냥 넘어갑니다.
준비한 꽃게를 양념장과 버무리기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나고 준비된 양념을 버무릴 차례입니다.
저희는 게딱지에 밥을 비벼먹을 요량으로 일단 게딱지부터 양념을 채웠습니다. 다만 좀 더 짙은 풍미를 원한다면 게딱지의 내장을 긁어내어 양념에 섞어도 좋겠죠.
일단 게딱지에 양념장을 넣어 바닥에 깔고
준비한 양념을 게살에 골고루 발라줍니다.
게살에 양념장을 골고루 버무린다
네 마리의 꽃게로 작은 밀폐용기 하나가 적당히 들어찰 정도의 양념게장이 완성되었습니다.
장모님의 설명에 따르면 완성된 양념게장은 하루 정도 두었다 먹으면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고, 이틀 정도 두었다 먹으면 보다 숙성된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아...만든 직후에 봐도 군침이 도네요. 늦은 밤이라 참기로 했습니다.
통에 차곡차곡 담아 하루, 이틀 숙성
하루 정도 두었더니 게장과 야채에서 물이 적당히 나왔고 마눌님은 밀폐용기 아래쪽에 고인 양념물을 섞어줄 요량으로 좀 뒤적거렸습니다.
나중에는 밀폐용기 뚜껑을 닫고 뒤집어 놓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군요!
하룻동안 숙성된 양념게장입니다. 비주얼은 썩 좋죠?
양념게장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오오! 가을 꽃게가 제철이라더니, 홈쇼핑에서 양념게장 매출을 올리기 위해 단골로 등장하는 그 장면, 게살 짜내기도 훌륭하게 성공했습니다.
장모님의 말씀대로, 하룻동안 숙성한 양념게장은 아직 게의 신선한 바닷내음이 살아있으면서도 양념의 맛이 어우러진 풍미가 훌륭합니다!
흔히 게장을 밥도둑이라고 하죠. 집에서 만든 양념게장에 밥 한 그릇이 뚝딱 사라졌습니다.
밥을 다 먹고도 탱글탱글한 양념게장을 떠올리며 아쉬운 입맛을 다시고 있으려니, 마눌님께서 양념게장을 더 꺼내오는군요.
평소 과식하지 않는 편인데, 이 날은 밥도둑, 양념게장 덕에 배를 퉁퉁 두드릴 정도로 잘~ 먹었습니다!
가을 꽃게철, 게장에 도전해보세요. 만들기도 쉬울 뿐더러 무엇보다 가을 꽃게의 탱글탱글한 그 맛이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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